[special report] 벽지업계 2011년 재미 못 봤다
[special report] 벽지업계 2011년 재미 못 봤다
  • 이보경 기자
  • 승인 2011.12.0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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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지 업계, 2011년 재미 못 봤다
치열한 저가경쟁 수익성 악화 불러

 

 

 

LH공사와 분당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공동으로 실시한 ‘청정주택 적용성 조사’에서 친환경 벽지와 바닥재가 실내 공기 질 개선 및 아토피 피부염 질환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벽지 업계는 그 동안 친환경, 기능성 제품을 출시해 왔지만 실제 효용에 대해선 의문이 들어왔다. 이번 실험은 친환경 벽지로 출시된 제품들이 제 기능을 발휘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어서 업계에서는 적극적으로 결과를 알렸다. 하지만 올해 벽지 시장에서 친환경 벽지는 여전히 찬밥 신세였다. 제품의 우수성은 확인 됐지만 이것이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이다. 특히 올해 시장은 어느 해보다 치열한 저가경쟁이 벌어져 가격대가 높은 친환경 벽지는 판매가 저조했다.


소비심리 위축이 불러온 저가 시장 활성화는 고급 실크벽지 보다 중저가 실크벽지 위주의 시장을 형성했다. 또 가격대비 디자인이 뛰어나고 종이를 원료로 생산된 환경 친화적인 합지벽지가 더욱 각광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올해 시장 규모를 예년과 비슷한 3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벽지 시장은 매년 크게 늘거나 줄지 않고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시장은 매출 규모는 비슷할지 몰라도 실제 영업이익율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인건비, 부자재 등은 상승했는데 실제 제품 가격에 이를 반영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일부 업체의 경우 제품 가격 상승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지만 오히려 값을 내리는 업체가 생기면서 경쟁력 하락을 우려해 가격을 올리지 못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벽지 업체들은 올해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 업계에선 일부 업체에 대해서 재무건전성을 의심해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돌 정도로 올해는 그야말로 재미없는 한 해였다”고 전했다.


올해 저가시장이 커지면서 나타난 특징은 무지 컬렉션이 늘었다는 점이다. 무지제품은 일반 벽지 보다 출고되는 가격이 저렴하다. 이에 최종 판매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마진이 좋은 제품이다. 따라서 소매점에서 제품을 찾는 비중이 늘고 있다. 또 최근의 인테리어 트렌드인 심플하고 모던한 느낌을 연출하는데 적합해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에 무지 제품만 별도의 컬렉션으로 출시하거나 기존 컬렉션에 무지 패턴 수를 늘리는 경우가 많아 졌다. 대표적으로 디아이디벽지(컬러스), 서울벽지(플레인), 투텍쿄와(무지)가 단독 컬렉션을 출시한 바 있다.


또 다른 특징은 견본책 출시 주기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국내 벽지 시장은 원래 1년에 2번 상·하반기에 신제품을 출시해 왔다. 실크벽지의 경우 보통 상반기는 고급제품, 하반기는 중저가제품이 출시됐다. 출시시기도 대부분 동시에 이루어졌다. 시장 선점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업체들이 비슷한 시기에 제품을 선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 벽지 출시 시기는 업체마다 차이가 났다. 시장을 리드하는 몇몇 업체만이 예년과 같은 시기에 제품을 선보였고, 그 외 업체들은 시기를 보고 제품을 출시했다. 또 일부 업체는 신제품을 1번만 출시하기도 했다.


업체들이 신제품 출시를 주저하게 된 이유는 하나의 제품을 출시하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금전적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한 컬렉션의 견본책을 생산하는데 보통 15억 원 이상이 들어간다고 한다.


여기에 기존 벽지 업체의 부실화가 가시화되기도 했다. 지난해 대동벽지에 이어 올해 샬롬벽지, 투텍쿄와, 삼에스벽지, 스카이벽지의 당좌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서도 국내 벽지 업계를 이끌어가는 업체들을 KS인증을 통해 파악해봤다. 국내 벽지 KS인증을 취득한 업체는 11월 기준 15개 회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증 업체는 서울벽지, 샬롬벽지, 디에스지대동월페이퍼, 금진, 모젤벽지, 모젤산업, 우리산업, 대원화성, 개나리벽지, 코스모스벽지, 삼에스벽지, 신한벽지, 거목벽지, 제일벽지, 거북이다. 디에스지대동월페이퍼는 현재 공장가동이 중지된 상태다. 삼에스벽지는 NS벽지로 사명이 변경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업체 중에서 실크벽지와 합지벽지 둘 다 인증을 가진 업체는 서울벽지, 샬롬벽지, 디에스지대동월페이퍼, 개나리벽지, 코스모스벽지, 신한벽지, 제일벽지, 거북이다.


지역별 분포를 보면 경기도에 서울벽지, 모젤산업, 우리산업, 대원화성, 개나리벽지, 삼에스벽지, 신한벽지, 거목벽지, 거북이 포진되어 있어 가장 많은 수의 업체가 있다. 이처럼 경기도에 업체들이 밀집되어 있는 이유는 수요가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충청도에는 샬롬벽지, 금진, 모젤벽지, 코스모스벽지, 제일벽지가 있다. 디에스지대동월페이퍼만 경상도에 위치해 있다. 국내 실크벽지 생산 업체 수는 16개로 파악된다. KS인증 업체 13곳 외에 디자인벽지, 매화벽지, Bemax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합지벽지의 경우 소규모 생산업체가 많아 그 수를 파악하기 어렵다.


한편 국내 벽지 업체들은 내수시장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수출 시장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수출 시장은 올해 10월까지 수출액 7,710만 3천불을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의 통계자료를 보면 지난해 총 수출량은 6,452만 4천불이다.


이는 지지난해에 비해 54.6%나 상승한 것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할 수 있다. 올해 수출량 역시 성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동기간 수출량 5,002만 1천불과 비교하면 35.12%나 늘어났다. 올해 월별 수출량 추세를 보면 12월까지 수출량이 9,000만불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월별 수출량을 살펴보면 1월에는 450만 1천불로 지난해 하반기 보다 다소 하락한 상태로 시작, 2월에 비슷한 수준인 479만 7천불을 기록했다. 하지만 3월 857만 7천불로 급격히 늘어나 4월 754만 4천불, 5월 830만 8천불, 6월 935만불을 기록했다.


6월 수출량의 경우 월 수출량으로는 역대 최고 수치다. 이후 7월에는 863만 5천불로 하락했다가 8월에 877만 5천불로 늘었다. 또 9월에 847만 5천불, 10월 814만 1천불을 수출하며 꾸준히 800만불 수준을 유지했다.


내년도 벽지 시장은 특판의 경우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나 시판은 원룸, 다세대 등 도시형생활주택 현장이 늘어나면서 상승이 전망된다. 하지만 얼마나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수출의 경우는 여전히 전망이 밝다. 해외시장에서 국내 제품 인기가 높아지고 있고 수출 대상국도 중국, 터키뿐만 아니라 아랍권, 베트남 등으로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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