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2010년 벽지시장 상승 요인 없어
[Special Report] 2010년 벽지시장 상승 요인 없어
  • 이보경 기자
  • 승인 2010.08.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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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벽지 중·저가 시장 커진다
2010년 벽지 시장 상승 요인 없어

 

 

요즘 벽지 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는 미분양 사태와 굳게 닫힌 소비자의 지갑, 여기에 원자재가 상승 등 겹겹이 쌓여만 가는 악재 때문이다. 2010년 2/4분기가 지난 지금 국내 벽지 업계의 시황을 짚어봤다.

 

합지벽지 판매량 늘어
지난해 말 국내 벽지 업계에서는 올해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측하는 의견이 많았다. 예상했던 대로 이사 빈도가 높아 벽지 수요가 많은 봄 시즌에도 벽지 판매량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줄었다. 특히 소비자의 체감 경기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실크벽지 판매량은 줄고 합지벽지 판매량이 늘고 있다.
합지벽지에 비해 고가인 실크벽지 판매량이 준다는 것은 벽지 회사들에게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합지벽지 판매량 증가 요인이 품질과 디자인 보다는 ‘가격’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실크벽지를 선택하는 경우에도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에 벽지 업체들은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중·저가 실크벽지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국내 벽지 시장에 최근 출시되고 있는 벽지들은 대부분 중·저가로 제품군이다. 이로 인해 2군 벽지 회사에서 출시되고 있던 제품과 1군 벽지 회사에서 출시되던 제품의 가격 차이가 없어지고 있어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원자재는 오르고 가격은 낮추고
경기 상황의 악화는 벽지를 유통하고 있는 대리점과 엔드유저라고 볼 수 있는 소매점에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일부 대리점에서는 “지난해에 비해 30%는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한 가지 아이템만 가지고는 영업이익이 나빠 여러 아이템을 취급하게 되고 있다”며, “벽지를 취급하더라도 1군 벽지와 2·3군 벽지를 같이 취급하며 소비자가 싼 제품을 찾으면 2·3군 벽지를 권하게 된다 여기에 벽지뿐만 아니라 바닥재도 함께 하면서 조금이라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아이템을 다양화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당장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자금회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의 피해는 곧 벽지 회사로 돌아오고 있어 악순환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벽지 회사들은 펄프, 레진 등의 원자재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더욱 힘든 상황을 맞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 요인으로 최근 벽지 업계를 이루고 있던 일부 회사들은 퇴출되거나 위기에 처한 곳도 있다.
하지만 국내 벽지 업계에서 바라보는 올해 벽지 시장은 3000억원 규모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하락 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정책 ‘보류’
벽지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건설경기다. 이에 지난 2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에 대한 관계장관회의 결과에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결과 브리핑에서 “오늘 회의에서 부동산 과련 세제지원 방안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등의 여러 가지 대책 논의가 있었으나 시장에 대한 효과를 감안할 때 부분적인 내용보다는 종합적으로 발표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면서 “앞으로 대책 발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 부처간 의견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DTI를 완화하면 가계 부채가 늘어나 거시경제 운용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입장이며, 국토해양부는 DTI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대치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부동산 경기 대책 보류 결정 때문인지 지난 24일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2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또 주택 건설업체들이 주택 시장 침체로 신규 분양을 미루면서,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도 감소했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미분양 사태는 벽지 업계 큰 피해를 주고 있다. 건설 현장 중에서는 공사를 중단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어 올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 특판 시장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더욱 힘겨워 질것으로 보인다.
특판은 수주를 해놓은 계약이 보통 2년 후에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내년까지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특판 시장을 메인으로 공략하는 업체들은 시판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노력하고 있다.
특판과 시판 모두 힘들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 잘 나타나고 있는 곳이 생산 공장이다. 주/야로 쉼 없이 돌아가던 벽지 생산 공장이 주간에만 돌아가고 주말 근무는 아예 없어지는 등 생산 물량을 차츰 줄이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그래도 수출은 ‘청신호’
벽지 내수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수출시장은 ‘청신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벽지 수출량은 지난해 2천926만불을 기록했다. 2009년 평균 원/달러 환율이 1276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73억3,576만원 규모가 된다. 이는 2008년 2,193만9천불에 비해 25%가 상승한 것이다. 국내 벽지의 수출량은 최근 3년간 27% 이상의 성장률을 보여왔다.
이러한 수출 시장의 중점은 중국이다. 중국 벽지 소비량은 2006년 2억6천만㎡에서 ’07년 3억4천만㎡로 전년 대비 30.8% 상승했고, 다시 ’08년 4억㎡로 전년 대비 20% 증가해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벽지 문화권이 아니다. 하지만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좀 더 개성 있고 품위 있는 삶을 향유하려는 소비자층이 늘면서 벽지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중국 소비자가 요구하는 벽지도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질감을 갖춘 실크벽지가 주를 이룬다. 중국 벽지 시장에 약 80%가 중·고가 벽지 시장이며 수요처도 고급아파트와 호텔, 고급주택 등이다. 하지만 점차 일반 가정집에서도 벽지를 사용하기 시작하고 있어 중국 벽지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 벽지를 수출하는 곳은 주로 독자적인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벽지회사와 일부 유통 대리점이다. 이외에는 중간 딜러를 통해 소규모로 수출하는 곳과 작은 대리점 몇 군데가 모여서 함께 수출하는 경우다.
이처럼 수출 경로가 다양하다 보니 유통질서가 잡혀있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디자인 및 품질이 우수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국내 벽지가 그에 걸 맞는 값을 못 받고 있어 유통질서 개선이 시급하다. 
하지만 올해 국내 벽지 수출은 지금까지 중 최고 수치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벽지 업체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수출 전용 견본책을 출시하는 등 수출에 힘을 쓰고 있다. 특히 8월 2일부터 개최되는 중국 상해 박람회가 끝나고 나면 더욱 벽지 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0 F/W Collection 출시
최근 국내 벽지 업체들의 2010 F/W Collection이 잇따라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소비자의 체감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이 제품 선택에 중요요소라고는 하지만 벽지의 키포인트는 ‘디자인’이다.
벽지는 시대의 흐름을 맞춘 디자인을 갖추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선보인 회사가 시장을 리드해 왔다. 이에 비용과 시간 투자가 큰 신제품 출시를 제때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거나 뒤로 미룬 회사도 있다. 이들 업체는 내수시장 보다는 수출에 비중을 높이거나 국내 시장 상황을 지켜본 후에 출시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꾸준한 아동벽지 시장
올해도 아동벽지 시장은 큰 변동 없이 꾸준한 매출을 보이고 있다. 아동벽지는 이미 시장에서 인증된 틈새시장으로 경기가 어렵더라도 자녀에게만은 보다 나은 제품을 사용하도록 해주고 싶은 부모님의 마음이 작용해 굳건한 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아동벽지 시장에서 단독 견본책을 출시하고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것은 신한벽지와 LG하우시스다. 신한벽지는 Up, Wall-E, 라따뚜이, 베이비아인슈타인 등의 캐릭터를 추가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나갈 방침이다. LG하우시스는 아이비리그2에 세계적으로 두터운 매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바비 캐릭터를 벽지에 담았다. 이를 통해 유아부터 키덜트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특히 바비 캐릭터는 주부들에게 인기가 있어 실제 제품을 선택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단독 견본책은 아니지만 캐릭터를 활용한 아동벽지로 투텍쿄와의 딸기 벽지도 있다. 국내 토종브랜드인 ㈜어린농부의 ‘딸기가 좋아’와 협업한 캐릭터 벽지다. 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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