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 목재마루재 조달시장 ‘주춤’… 올 시장 보합세 전망
[report] 목재마루재 조달시장 ‘주춤’… 올 시장 보합세 전망
  • 백선욱 기자
  • 승인 2014.03.0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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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마루재 조달시장 ‘주춤’… 올 시장 보합세 전망

개보수 시장 축소, BTL 사업 종료 영향 커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던 목재마루재 조달시장이 최근 몇 년 새 다소 주춤하고 있다. 먼저 눈에 띄는 건 줄어든 시장규모다. 표면적으로 규모가 들어나는 다수공급자계약(MAS)을 통한 거래액은 지난해 약 416억으로 전년대비(약 423억) 소폭 감소했고, 약 482억을 기록한 2011년에는 한참을 못 미친다. 이는 MAS 시장 플로어링 보드 품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교바닥재 수요가 BTL사업의 축소와 예산정책 등에 의해 줄어든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공개경쟁입찰로 진행되는 LH공사가 예산 절감을 발표하는 등 악재도 있어 올해 관급시장 역시 큰 반등 없이 보합세 내지 소폭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MAS 시장 416억, 학교바닥재 줄고 제품 단가도 하락
플로어링 보드 다수공급자계약(이하 MAS) 시장은 현재 치장합판마루(강마루)와 원목마루가 80% 이상을 점유하며 양분하고 있다. 제품의 주요 수요처는 학교교실과 체육관, 강당 등으로 학교마루재로는 오크·체리 수종의 마루와 치장합판마루가 주로 사용되고 있고, 체육관 바닥재로는 경질단풍나무 마루가 적용된다. 이외에 대나무 데크재, 무늬목 치장합판마루, 아피통 데크재 등이 있지만, MAS입찰을 통한 거래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러한 MAS 시장의 2013년 규모는 약 416억으로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규모가 감소 추세다. 경기도 지역을 중심으로 신도시 학교 신설 등의 수요가 급증하고, 서울·인천 등 인구 밀집 지역 및 각 광역시 지역은 개보수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증가하며 800억 이상의 규모를 형성했던 2009년도 이후 계속해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전반적인 신축학교의 발주량 감소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확히는 학교신축사업 활성화의 기반이 된 BTL사업이 주춤하면서부터다. BTL사업은 민간이 자금을 들여 학교,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SOC)을 건설하고, 완공 이후 소유권은 정부에 이전하되, 정부는 민간사업자에게 임대료(LEASE)를 지불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도록 한 공공사업을 말한다. BTL사업을 진행하는 건설업체들은 MAS입찰과 협력업체 혹은 민간업체의 최저가 낙찰 방식으로 학교마루재를 공급받았다. 하지만 BTL사업이 정점을 찍은 이후인 2010년부터는 시설수요 감소와 주무관청의 재정난 등과 맞물려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2012년부터는 사실상 신규 사업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정책과 예산의 영향으로 개보수 시장이 축소된 탓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정책이 무상급식지원 등과 같은 복지정책 강화 기조로 바뀌면서 학교시설투자에 대한 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2013년 부산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은 지 45년이 넘어 개·보수가 시급한 초중고 학교는 2010년 39곳에서 올해 83곳으로, 내년에는 97개로 늘어날 전망이지만, 예산에 여유가 없어 올해 중 개축 계획이 잡힌 학교는 2곳에 불과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시기상 학교바닥재 교체주기가 다가와 기존시장과 개보수시장이 겹쳐져 시장이 더욱 활성화 되어야하는 시점임에도 체감경기는 더 나빠졌다”며 “오히려 신축건물에 대한 수요는 어느 정도 유지가 되고 있으나, 학교 사정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개보수 시장은 계속해서 감소 추세다”고 밝혔다.


전체적인 규모 축소뿐만 아니라 지나친 가격경쟁에 따른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억원이 넘는 입찰의 경우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은 최저가격 선정, 표준평가방식, 종합평가방식 등 조달청이 고시한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경쟁 업무처리 기준’에 따르고 있다. 물론 선정방식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고려되지만 등록된 대부분의 제품이 환경표지인증 획득 등 요건을 갖추고 있어, 무엇보다 가격이 입찰에 큰 영향을 끼치다보니 최근 몇 년 동안 매해 2~3% 제품 가격이 내려갔다는 게 한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목재마루재 조달시장에 안 좋은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MAS입찰을 통한 학교바닥재 수요는 줄어들었지만, 체육관, 강당 등에 의한 수요는 크게 증가 중에 있다. 강당·체육관은 2007년 이후 신설학교는 전액 교육재정을 투자해 기본 시설로 설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학교도 교육재정과 시군의 재정을 매칭해 적극적으로 건축 중인 모습이다. 실제로 경기도내 초중고교에 강당과 체육관은 최근 2년새 122개교가 확충된 것으로 조사되었고, 2016년까지 개교하는 신설학교 127개교에 강당·체육관을 건축할 계획도 발표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MAS 시장에서는 강당·체육관 바닥재의 비중이 학교바닥재를 넘어선 것으로 판단된다”며 “체육관의 경우 비단 학교뿐만 아니라 각시군 지자체에서도 시설을 늘려가고 있어 그나마 업계의 단비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림목재, 모던우드 등 상위 업체 매출 상승
MAS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상위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업체들은 괜찮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나라장터에 플로어링보드 제품을 등록한 업체는 영림목재주식회사, ㈜모던우드, ㈜코리아팀버, 대신마루산업 주식회사, 한국목재㈜, 간석목재산업㈜, ㈜메라톤, ㈜대덕목재, ㈜동양목재, ㈜에이비텍, ㈜풍산마루, ㈜한국마루, 경국산업㈜, 목일목재㈜, 주식회사 교일, ㈜서한안타민, ㈜엠케이우드, 지에스산건㈜, ㈜ 굿21하우징, 동양목재건업㈜, 불광목재주식회사, 주식회사세일건구, 동위기업 주식회사, 서문팀버 주식회사, 주식회사 명성산업, ㈜아도니스글로벌, ㈜청남엔지니어링, ㈜케이디우드테크, 동화케이팀 주식회사, 주식회사 건우하우징, ㈜케이비엔지니어링 등 31개 업체다.


이 중 지난해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업체는 영림목재(27억), 모던우드(46억), 코리아팀버(65억), 대신마루산업(38억), 한국목재(36억), 간석목재산업(28억) 등 6개사로 2013년 MAS 시장(약 416억)의 약 60%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간석목재산업을 제외한 5개사는 전년대비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5%까지 MAS 시장 매출이 신장했다. 시장규모는 줄어들었지만, 상위 업체들의 매출은 증가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조금씩 나타나는 모습이다.
아울러 치장합판마루가 학교바닥재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이를 생산하는 풍산마루(14억) 등 업체도 매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이들 업체들은 최근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MAS 시장에서 더욱 큰 파이를 확보하기 위해 조달우수제품 인증 준비가 한창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우수제품으로 지정되면 시장 내 입지가 올라감은 물론, 수의계약도 가능하게 되어 큰 매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플로어링보드 품목에서 조달우수제품을 보유한 업체는 한국목재, 대신마루산업 등 3개 업체로 지난해 매출신장에 이어 올해 시장에서도 큰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조달시장에서 조달우수제품 인증의 영향력은 상당히 크다”며 “이 인증 획득을 위해 현재 NEP, 특허, 실용신안 등 기술인증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올해 관급시장 큰 반등 없을 듯
시장 전반적으로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목재마루재 관급시장의 전망을 크게 낙관하지 않는 분위기다. 우선 앞서 언급한 MAS 시장의 경우, 체육관 시설이 계속해서 확충되고는 있지만 정책의 방향으로 인해 개보수 시장이 크게 활성화되지 않고 있고, 치열한 가격경쟁 역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05년부터 시작되어 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던 BTL사업은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이 고시한 청북고 외 1교 BTL사업을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가 되면서, 제1기 시장이라 할 수 있는 사업물량이 모두 소진되었다. 많은 1선 관계자들 역시 한해 농사를 어림잡을 수 있는 겨울시장을 봤을 때 올해 큰 반등은 없을 것이라 전망했다.


또한 MAS입찰이 아닌 공개경쟁입찰로 발주되는 LH·SH공사 등 관급시장의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정부로부터 부채절감 압박을 받은 LH는 지난 1월 올해 공공주택 건설원가관리를 통해 1조 2000억원의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주거공간 전체에 마루바닥재를 적용할 예정이었다면 거실에만 이를 사용하고, 나머지 방에는 장판을 쓰도록 변경하거나 마루재를 쓰더라도 최저가 제품을 적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되고 있다. 이는 이미 심화된 가격경쟁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 측면에서의 변화 및 전망으로는 치장합판마루의 강세를 들 수 있다. 현재까지는 오크·체리 수종의 마루와 학교바닥재 시장을 양분하고 있지만, 단가나 표면강도 등에서 우위를 점하며 계속해서 점유율이 증가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2년 이후 MAS 시장 물품목록에서 사라진 학교용 강화마루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학교용 강화마루는 강한 표면 강도와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BTL시장을 중심으로 급격한 수요 증가 추세를 보이며, 2009년에는 학교용 바닥재 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부터는 발주된 학교물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치장합판마루의 두터운 견제에 부닥치는 등 성장 한계 상황에 부딪히기 시작했고, 이제는 BTL사업까지 종료되면서 이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퇴색되었다는 게 한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느 업계와 마찬가지로 목재마루재 조달시장에도 최근 몇 년 새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지만, 전체시장은 큰 문제없이 무난히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시장이 조금 주춤한 상태인데 이럴 때 일수록 과당경쟁을 부추기기 보다는 성숙한 마인드로 상생방안을 마련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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