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전통 한지, 첨단 소재로 거듭나다
[issue]전통 한지, 첨단 소재로 거듭나다
  • 백선욱 기자
  • 승인 2008.07.09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친환경성을 살린 벽지, 장판지, 타일 등 개발 확산
전통 한지, 첨단 소재로 거듭나다

 

 

 
한지의 특징
단순히 전통문화유산으로만 알고 있던 한지가 생활전반에서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한지의 특징을 살려 건축재료나 생활용품 등 주거환경에 응용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한지라고 하면 어릴 적에 부모님들이 깨끗한 새 한지로 방문과 창문을 바르시던 것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한지는 천 년이 넘은 역사를 지니는 우리의 고유한 종이로서 닥나무나 삼지닥나무 껍질을 원료로 하여 만들어진다. 닥나무는 섬유질이 길고, 강하고 서로 결합하는 성질이 있어 질긴 종이를 만드는 데 가장 적합하다. 닥나무는 한반도 전 지역에서 거의 볼 수 있는데, 특히 강원도 원성군의 닥나무가 질이 가장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한지는 저피(닥나무 껍질) 자체로 제작되어 촉감이 부드럽고, 섬유 사이에 적당한 공간을 가지고 있어 습도를 조절해 줄뿐만 아니라 습기에 강하고, 통기성과 보온성이 좋다. 여러 겹을 배접하므로 견고하고 단단하여 보존성이 높고, 가볍고 운반이 용이하다. 기름을 잘 먹어 유지 제조가 쉽고 염색이 잘 되어 다양한 색지가 있으므로 개성 있는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재료 구입이 용이하고 경제적 부담이 적고, 장식성과 실용성이 뛰어나다.
한지는 조선 중엽에 시작하여 구한말에 제작되어 널리 사용되어 온 생활 용품을 만드는 재료 중의 하나였다. 독한 화학 약품으로 처리하여 만든 모조지(한지의 모조품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나 갱지, 아트지의 수명은 100년을 넘기기 어렵다.
현재 우리들이 많이 사용하는 서양의 종이는 섬유의 길이가 5~10cm 정도이고 카오린, 산화티탄 등 백색 안료의 사용, 사이징제의 남발로 산화가 빠르고 유해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한지는 자연 친화적인 무공해와 보존성이 좋은 장점이 있다. 우리 한지의 수명은 1000년이 넘으므로 세계 각국에서 우리의 한지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지의 개발 동향
특허청에 따르면, 2001년 이후 한지와 관련된 특허 출원 건수는 350여 건으로서 해마다 60건 내외로 꾸준히 출원되고 있다. 그 중에서 한지의 용도에 관한 출원이 281건으로 약 80%, 한지의 제조방법에 관한 출원이 약 18%, 디자인에 관한 출원이 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한지의 용도와 관련된 출원을 살펴보면, 건축재료·생활용품 등 주거환경과 관련된 출원이 약 40%, 음식물 보관·요리와 관련된 것이 16% 등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전통적인 사용처로서 유골함·수의 관련된 출원도 18% 정도를 차지한다.
주거환경과 관련된 출원에는 한지의 통기성, 친환경성을 이용하는 것으로서 벽지·장판지, 황토와 숯 등을 함께 사용한 타일과 바닥재, 침구재료 등이 있으며, 한지의 독특한 질감을 이용한 장식품, 반투명성을 이용한 조명기구와 통기성을 이용한 환기장치도 있다.
음식물 보관·요리 관련된 것은 고기의 요리 시 나오는 기름을 흡수하도록 한 요리 기구, 통기성을 이용한 음식물 포장재료, 음식의 냄새를 흡수하도록 하는 포장재료 등이 있다.
그 외에, 한지가 가볍고 흡수성이 좋으며 인체에 무해하다는 성질을 이용한 일회용 속옷, 냄새를 줄인 신발 등 의복에 대한 출원이 있고, 특수한 사용 용도로서 수질 정화, 식물재배, 특수 유리 제조, 열교환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특허가 출원되고 있다.
고급 한지 또는 새로운 기능을 가진 한지를 제조하는 방법과 관련된 출원을 살펴보면, 친환경재료로 주목받고 있는 황토 또는 숯과 같이 어우러져 새로운 친환경재료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한지를 실의 형태로 만들어 직물을 제조하기 위한 원재료로 사용되기도 하며, 독특한 질감, 색상 등을 가진 공예재료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경제적 성장과 함께 웰빙을 추구하는 요즈음, 과거에 비해 천연재료가 더욱 주목받고 있으므로, 한지에 관련한 특허 출원은 꾸준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는 단순한 전통문화유산으로서 계승되는 차원을 넘어서 현대 감각에 맞는 건축자재로 더욱 발전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