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업계, ‘매트리스’에 꽂히다
가구 업계, ‘매트리스’에 꽂히다
  • 백선욱 기자
  • 승인 2024.03.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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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렌털 기업까지 시장 공략 총력
씰리침대 엑스퀴짓 H ⓒ씰리침대
씰리침대 엑스퀴짓 H ⓒ씰리침대

수면 시장이 커지면서, 이 산업의 중심인 매트리스 시장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의 양강구도가 형성된 시장에 대형 가구 기업은 물론, 렌털 기업까지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격전지가 되고 있다.

시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업계는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부터, 기능성 제품, 차별화된 콘셉트 제품 등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또한, 제품 특성상,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으며,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매트리스 시장 규모 2조원 추산


한샘 포시즌5 아이레 ⓒ한샘
한샘 포시즌5 아이레 ⓒ한샘

국내 수면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20114800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수면 시장 규모는 20152조원에서, 현재 3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 중 수면 시장의 핵심인 매트리스 시장 규모는 2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지난 2011년 매트리스 시장의 규모가 3000억원대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에서도 확실히 드러난다. 업계 1, 2위인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의 2022년 매출은 각각 3462억원, 2857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만 해도 양사의 매출은 합쳐도 3000억원이 되지 않았다. 10여년 만에 두배 이상의 규모로 성장한 것이다.

다만, 경기침체 여파로, 최근 성장세는 다소 주춤한 상태다. 업계 1위 에이스침대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2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면에 끊임없이 투자하는 슬리포노믹스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최근 경기침체로 성장세가 둔화되었지만, 숙면에 대한 니즈가 계속 커지고 있어 프리미엄·기능성 매트리스 시장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현대·한샘·신세계 사업 확대, 불붙은 매트리스 경쟁


신세계까사 마테라소 아틀리에 컬렉션 ⓒ신세계까사
신세계까사 마테라소 아틀리에 컬렉션 ⓒ신세계까사

이처럼 매트리스 시장의 꾸준한 성장세와 밝은 전망이 부각되면서, 에이스침대, 시몬스 등 기존 시장의 강자 외에도 한샘, 신세계까사 등 대형 가구 업체와 많은 중소 가구 업체가 매트리스 전문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 2022년 글로벌 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를 인수하면서, 국내 매트리스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지누스의 경우, 신제품 출시, 대규모 프로모션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가성비 매트리스로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어왔던 지누스가 지난해 프리미엄 매트리스 시그니처 H1’을 출시, 프리미엄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샘은 매트리스 전문 브랜드 포시즌을 중·고가에서 프리미엄을 아우르는 메가 브랜드로 육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한샘은 고객들이 매트리스를 구매할 때 고가의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매트리스 최상위 라인 신제품 포시즌7 일마를 선보이는 등 라인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까사는 매트리스 브랜드로 선보이던 마테라소를 수면 전문 브랜드로 확장하고, 비스포크 침대 마테라소 아틀리에 컬렉션을 선보이는 등 시장 영향력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씰리침대는 프리미엄 매트리스 엑스퀴짓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실제, ‘엑스퀴짓의 경우 2022년 대비 2023년 월평균 판매량이 약 30% 증가하는 등 인기를 높여가고 있으며, 최근 씰리침대의 헤리티지와 기술력이 집약된 신제품 엑스퀴짓 H’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매트리스 시장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잘나가는 렌털 업계, ‘케어 서비스슬립테크앞세워 몸집 키운다


코웨이 비렉스 엘리트 매트리스 ⓒ코웨이
코웨이 비렉스 엘리트 매트리스 ⓒ코웨이

매트리스 렌털 시장의 확대도 주목해야 할 점이다. 매트리스 렌털은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매월 특정 금액을 내고 빌리는 서비스다. 지난 2011년 코웨이가 국내에 처음으로 이 서비스를 선보였다.

실제, 매트리스 렌털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조원으로 추산되는 전체 매트리스 시장에서, 매트리스 렌털 시장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4000억원에 이른다. 이 부문 1위 기업인 코웨이의 매트리스 렌털 사업 매출만 보더라도, 지난 2013년 매출액은 287억원에 불과했지만, 2022년에는 25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야말로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매트리스 렌털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는 케어 서비스가 꼽힌다. 제품을 렌털하면, 주기적으로 위생관리 전문가가 방문해 매트리스 외부는 물론, 집에서 혼자 하기 어려운 매트리스 내부까지 깨끗하게 청소해준다. 특히, 코로나19, 빈대 사태 등으로 위생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케어 서비스가 동반된 매트리스 렌털이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다. 또한, 일반적인 렌털료는 월 2~5만원대로 초기 비용이 저렴하고, 정수기·비데 등과 한데 묶은 패키지 상품으로 더욱 합리적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된다.

이에 더해, 렌털 업체들은 슬립테크 제품을 앞세워 수면의 질까지 관리하며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코웨이는 슬립 및 힐링케어 전문 브랜드인 비렉스론칭과 함께 첨단 슬립테크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매트리스를 출시한 바 있다.

교원 웰스는 8개 에어포켓을 활용해 최적의 수면상태를 유지해주는 수면케어 매트리스 웨이브를 선보이고 있으며, SK매직은 지난 4월 슬립테크 전문기업 비알랩(BRlab)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수면 개선 솔루션을 반영한 매트리스 개발 등을 통해 슬립테크 시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오프라인 매장 확대 가속화


슬로우베드 스타필드 수원점 ⓒ슬로우베드
슬로우베드 스타필드 수원점 ⓒ슬로우베드

업계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차별화된 신제품뿐만 아니라, 유통망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고 있다. 제품 특성상, 실제 제품을 직접 체험해보고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은 신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가장 핫한 지역은 올 초 대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가 들어선 수원이다. 스타필드 수원 6층에는 한샘, 에이스침대, 슬로우베드, 에몬스 등 업계 리딩 브랜드가 대거 매장을 오픈했다. 매트리스를 포함한 다양한 가구 체험은 물론, 맞춤 서비스 제공과 인테리어 아이디어까지 얻어갈 수 있는 특화 매장으로 조성해 벌써부터 소비자들의 많은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에이스침대는 스타필드 수원점 외에도, 올 초, 대전 동구 신흥동에 45번째 대형 프리미엄 체험형 매장 에이스스퀘어 대전동구점을 개점했다. 에이스스퀘어는 폭넓은 제품 라인업과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를 한 공간에서 살펴볼 수 있는 복합형 매장이다.

시몬스도 매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 1월 인천 부평구 청천동에 시몬스 맨션 인천부평점을 오픈한 데 이어, 2월에도 대전 서구 둔산동에 시몬스 갤러리 대전둔산점을 개점했다. 시몬스 갤러리는 시몬스 침대의 직영 플래그십 스토어로 지역별 차별화 공간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라이프스타일 쇼룸이다.

지난해 10월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에 수면 전문 브랜드 마테라소의 첫 매장을 연 신세계까사는, 올해 서울·부산·대구 등 수도권과 전국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마테라소 독립 매장 추가 오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매트리스 브랜드 씰리침대도 올 초, 서울 송파구 지역 소비자와 접점 확대를 위해 신규 판매점 잠실점을 오픈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침대는 한번 사면 오래 사용하고, 직접 누워봐야지만 그 가치를 알 수 있다이러한 점을 고려해, 업계는 경기침체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며 소비자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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