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의 가을 야경에 빠지고 싶다면, 지금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로!
순천의 가을 야경에 빠지고 싶다면, 지금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로!
  • 백선욱 기자
  • 승인 2023.09.25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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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원식물원과 시크릿가든
국가정원식물원과 시크릿가든

남쪽에 있는 여러 도시가 소유한 가장 큰 재산은 당연히 너른 바다다. 그중 순천이 가진 보물 하나를 더 보태자면 아득하게 펼쳐진 순천만 갯벌이다. 이곳에 서본 이들이라면 모두 비슷한 생각을 한다. 어디까지 갯벌이고, 어디서부터 바다인지 헤아릴 수 없다고. 그 든든한 자연을 배경에 두고 대한민국 국가정원 1호 순천만국가정원이 자리한다. 이곳에서 지난 41일부터 오는 1031일까지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순천이 품은 드넓은 만()에도 어느새 가을이 조용히 찾아왔다. 한낮의 햇살이 순해지고 태양이 서쪽으로 사라질 즈음, 화려한 야경이 순천만국가정원에 내려온다. 선선해진 날씨와 정성스럽게 꾸민 정원의 밤 풍경을 즐기고 싶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찾았다.

동천을 오가는 정원드림호
동천을 오가는 정원드림호

박람회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낭만적인 방법은 배 타기다. 순천역에서 도보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동천테라스나루터에서 정원드림호를 운항한다. 동천은 순천의 북쪽에서 시작해 남쪽 바다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늦은 오후에 배를 타면 노을이 지는 순천의 경관과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박람회장의 나른한 풍경을 물 위에서 감상할 수 있다. 맑은 동천의 물빛 위로 반짝이는 불빛이 살포시 덮이는 순간이다. 가을빛으로 물드는 순천만 여행의 첫 장을 여는 최상의 선택이다.

호수정원나루터에 내리면 박람회장으로 깊숙이 들어온 셈이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지난 2013년 첫 박람회 이후 두 번째로 개최하는 행사다. 전체 면적이 2013111ha(111)에서 193ha(193)로 넓어졌고, 행사장은 순천만국가정원권역과 순천만습지권역, 도심권역으로 나뉜다. 호수정원나루터는 순천만국가정원권역에서 동문 쪽에 가깝다.

세 권역 가운데 순천만국가정원권역만 해도 매우 넓어 어디를 중심으로 관람할지 미리 정하고 방문하는 게 좋다. 동문 주변에서 꼭 방문할 장소로 국가정원식물원과 시크릿가든을 꼽는다. 두 건물은 함께 볼 수 있도록 관람 동선을 유기적으로 설계했다. 국가정원식물원으로 입장해 구경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크릿가든으로 넘어가는 구조다.

각 공간의 콘셉트도 명확하다. 국가정원식물원의 전시 성격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삼산이수다. 순천을 대표하는 3개 산(인제산, 해룡산, 봉화산)2개 하천(동천, 이사)을 상징하는 전시물을 대형 돔 모양 식물원에 적절히 배치했다. 식물 3500여 주와 높이 15m에서 떨어지는 폭포, 미디어체험관에서 눈 내리는 영상을 보노라면 자연 속을 거니는 듯하다.

시크릿가든 안에 있는 빙하정원
시크릿가든 안에 있는 빙하정원

스카이워크를 따라가면 시크릿가든이 나온다. 국가정원식물원 관람 코스가 점차 위로 향한다면, 시크릿가든 전시 공간은 점점 지하로 간다. 가운데가 움푹 파인 둥근 건물을 보면 태양에너지를 지하로 모아 만든 비밀스러운 정원이라는 느낌이 든다. 시크릿가든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빙하정원이다. 관람객은 실내 온도를 10~18로 맞춘 터널식 공간을 걸으며 기후 위기가 초래한 이상 기온을 체험한다.

시크릿가든에서 빠져나오면 박람회장은 가을 야경이 가득하다. 밤하늘을 비추는 별빛이 꽃과 나무 사이로 내려온 듯, 세계정원 주변 산책로가 은은한 가로등 조명을 받아 황홀하게 반짝인다. 걸음은 자연스럽게 순천호수정원 쪽으로 향한다. 유명 건축디자이너 찰스 젱스가 설계한 작품으로, 순천의 산과 동천을 상징하는 6개 언덕과 나무 덱을 설치했다. 초록빛으로 단장한 언덕과 이곳을 비추는 녹색 조명, 그 사이를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가로지르는 덱의 풍경이 압권이다. 가장 높은 봉화언덕(16m)이 호수 한가운데 자리하고, 산책로를 따라 설치한 조명과 지나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어우러진다.

10 호수정원 주변 야경
호수정원 주변 야경
12 오천그린광장 야경
오천그린광장 야경

박람회장 서문과 1주차장을 지나면 도심권역이다. 여기에 있는 오천그린광장, 그린아일랜드, 물위의정원도 순천호수정원 못지않게 밤 풍경이 멋지다. 휴식 공간으로 만든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는 들어서자마자 쾌적한 느낌을 주고, 곁에 걷는 사람과 부딪힐 걱정이 없을 만큼 여유롭다. 오천그린광장은 저류지를 정원으로 꾸몄다. 그린아일랜드는 아스팔트 도로가 잔디 정원으로 탈바꿈했다. 사람이 접근할 수 없던 곳이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와 쉬고 산책하는 공원이 된 것이다. 동천 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수면에 떠 있는 정원이 보인다. 원형으로 디자인한 5개 정원이 연결된 모습이 독특한 물위의정원이다.

자료 한국관광공사 / ·사진 이시우 여행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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