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김구림’전 개최
국립현대미술관, ‘김구림’전 개최
  • 장영남 기자
  • 승인 2023.08.2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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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이 김구림전을 825일부터 2024212일까지 서울관에서 개최한다.

김구림은 1950년대부터 다양한 매체, 장르, 주제를 넘나들며 예술의 최전선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실험미술의 선구자이다. 비디오아트, 설치, 판화, 퍼포먼스, 회화 등 미술의 범주에서뿐만 아니라 무용, 연극, 영화,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이자 총체 예술가로서 김구림의 미술사적 성과를 재확인하고, 새로운 담론과 연구를 지속 생성하는 현재진행형 작가로서 그의 행보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울관 6, 7전시실에 작가의 작품세계를 총망라하는 230여 점의 작품과 60여 점의 아카이브 자료가 전시되며 총체 예술가 김구림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대규모 공연도 마련된다.

김구림, 1/24초의 의미(1969) ⓒ국립현대미술관
김구림, 질-62(1962) ⓒ국립현대미술관

6전시실에서는 작품 활동 초기부터 품어온 현전과 현상에 대한 작가의 오랜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1960년대 초반 비닐, , 천 등을 이용해 제작한 추상 회화, 1960년대 말 회화 68’의 구성원으로 옵아트를 접하며 제작한 일렉트릭 아트, ‘AG’활동기에 선보인 얼음을 주재료로 사용한 <현상에서 흔적으로>(1970), 한국 실험영화사의 기념비적인 작품 <1/24초의 의미>(1969), 1970년대 초반 일본에서 머물며 제작한 설치작 등을 소개한다.

7전시실에서는 김구림이 1984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자연에 집중하면서 제작한 작품들로 시작한다. 이 시기 작가는 나뭇가지 등을 화면에 부착해 자연과 인공의 관계를 탐구하고, 1990년대 접어들면서는 여러 개의 캔버스를 이어 붙여 제작한 콜라주 기법의 <음과 양> 평면 작업, 2000년대 중반 이후 물질문명의 부산물을 이용해 제작한 <음과 양> 오브제까지 두루 선보인다. 7전시실에서는 주변 환경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회화, 판화, 오브제, 설치 등을 넘나들며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가의 자유분방함과 새로운 방법론을 끝없이 발굴하는 작가의 왕성한 호기심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김구림, 음과 양 4-S 368(2004)
김구림, 음과 양 4-S 368(2004) ⓒ국립현대미술관

작가로서 외부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해 온 김구림의 현재를 확인하고, 그가 품고 있는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는 신작 2점이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첫 번째 작품 <음과 양: 자동차> 설치에서 작가는 고도로 문명화된 현대사회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재해를 비판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두 번째 작품 <음과 양> 설치는 미디어를 통해 소비되는 역사의 순간들이 반복 송출되는 비디오 조각 작품이다. 김구림은 언뜻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시간, 지역, 사건 등의 요소들을 충돌, 증폭시키는 가운데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태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총체 예술가 김구림의 공연은 MMCA다원공간에서 202397일 오후 2시 상연되어 공연예술가로서의 면모도 확인할 수 있다. 공연은 김구림의 영화-무용-음악-연극 등 총 4개 파트로 구성된다. 한국 실험영화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1/24초의 의미>(1969), <문명, 여자, >(1969) 영화 상영을 시작으로 1969년에 시나리오, 안무, 작곡을 한 <무제>(무용), <대합창>(음악), <모르는 사람들>(연극)이 각 15분간 차례로 선보인다. 무용-음악-연극에는 70여 명의 출연자가 참여할 예정이다. 관람객은 이 작품들을 통해 1969년부터 공연을 제작하며 비언어적 소통의 방식을 추구했던 김구림의 실험성을 재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실험미술의 선구자 김구림의 70여 년에 걸친 예술세계를 총망라한 전시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를 통해 한국 주요 작가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개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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