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 업계 덮친 경기침체, 규모 감소세 뚜렷
벽지 업계 덮친 경기침체, 규모 감소세 뚜렷
  • 백선욱 기자
  • 승인 2023.06.3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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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판 규모 20% 하락, 올 하반기 전망도 흐림
LX Z:IN 벽지 디아망 ⓒLX하우시스
LX Z:IN 벽지 디아망 ⓒLX하우시스

건설·부동산 시장의 극심한 침체가 이어지면서, 올해 벽지 시장의 규모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일반 유통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시판 매출 규모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금리 인상 및 소비 심리 위축으로 예년 대비 주택 매매거래량이 크게 감소하고, 인테리어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수년간 꾸준한 규모 감소세를 보여왔던 수출 시장 역시 회복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올해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공급 물량이 정해져 있는 아파트 등 특판 시장의 매출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시장 상황은 악화되었지만, 업계는 시장 활성화와 경쟁력 상승을 위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샘플북을 꾸준히 출시하며 시장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택 매매거래량 감소로 시판 규모 하락세 전환


개나리벽지 에비뉴 ⓒ개나리벽지

코로나19 이후 큰 성장세를 이어왔던 벽지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비중이 가장 큰 시판 시장의 규모가 올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LX Z:IN(LX하우시스), 현대L&C, KCC신한벽지, 개나리벽지, 서울벽지, KS벽지(케이에스더블유), 제일벽지(케이에스더블유), 코스모스벽지(케이에스더블유), DID벽지 등 주요 벽지 브랜드들의 매출을 검토해본 결과, 올해 상반기 시판 시장의 매출 규모는 약 11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1400억원)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물량 규모로 계산하면 하락 폭은 더욱 커진다. 벽지 제조 기업들은 지난해 3~5월에 벽지 가격(도매가)11~12% 인상했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상반기 시판 물량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줄어든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별로 적게는 10%대에서 많게는 30%대까지 시판 매출이 빠졌다업계 전반적으로 최근 수년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올해 벽지 시판 시장의 규모가 축소된 가장 큰 요인은 주택 매매거래량 감소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이사를 하면 소비자 대부분은 도배를 새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택 매매거래량의 증감세는 벽지 수요와 직접적인 연관 관계가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누계 주택 매매거래량은 166840건으로 전년 동기(196756) 대비 15.2% 감소했다. 최근 5년의 4월 누계 평균 주택 매매거래량 대비해서는 43.4%나 하락했다.

이처럼 주택 매매거래량이 크게 줄면서, 그만큼 벽지 수요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물가상승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인테리어 수요가 줄은 영향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주택 매매거래량 감소가 시판 규모 하락을 이끌었다물가상승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이사와 별개로 진행하던 인테리어 수요가 감소한 영향도 크다고 밝혔다.

한편, 올 상반기 브랜드별 시판 시장 점유율은 LX Z:IN(LX하우시스)이 약 30%로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개나리벽지, KCC신한벽지는 각각 약 2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KS벽지가 약 9%의 점유율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다만, 브랜드가 아닌 업체별 점유율로 보면, KS벽지, 제일벽지, 코스모스벽지를 운영 중인 케이에스더블유가 20% 내외의 점유율로, LX하우시스, 개나리벽지, KCC신한벽지와 함께 빅4를 형성하고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가격 동결, 수익성 악화


현대L&C 큐브 Vol.3 ⓒ현대L&C

수요가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도 흐름이 좋지 못하다. 주요 원자재 가격부터 전기세, 인건비 등 유지비까지 모든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벽지의 핵심 원자재인 원지(종이)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지난해 큰 폭으로 뛴 국제 펄프 가격이 올해 비교적 안정화되었지만, 경기침체,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의 이유로 국내 제지 업계는 종이 가격 인상을 이어가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자사의 경우 3개월 단위로 원지를 구매하는데, 최근 1년을 보면 구매할 때마다 가격이 올랐다고 밝혔다.

다만, 이처럼 대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벽지 업계는 올해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 가격 인상 카드보다는 대리점 등 업계와 상생 차원에서 제품 가격을 동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자재 가격, 유지비 등 관련 비용이 모두 상승했지만, 그 부담을 구매자에게 전가하지 않은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파른 물가상승으로 관련 비용이 모두 올랐지만, 올해는 고통 분담 차원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않았다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단가 인상이 아닌 다른 전략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하반기 시판 시장 전망 안갯속, 수요 상승 기대감 낮아


KCC신한벽지 리빙 (2)
KCC신한벽지 리빙 ⓒKCC신한벽지

하반기 시판 시장도 긍정적이지는 않다. 시판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주택 매매거래량의 완연한 회복인데,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

최근 부동산 흐름은,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서는 조금 나아졌다. 지속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가 이어지면서 급매물 거래가 부활했고, 이로 인해 서울과 경기도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여전히 예년 대비 주택 매매거래량이 바닥권이고, 높은 금리로 인해 대출 부담이 커 매매 수요가 여전히 낮다. 또한, 집값이 지난해와 비교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아직 높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하반기 역시 주택 매매거래량이 크게 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집값이 여전히 높다고 판단하는 매수자가 많고,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하반기 역시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반 인테리어·리모델링 수요 상승도 기대하기 어렵다. 가파른 물가상승과 경기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어 있는 상태다.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인테리어에 투자하기란 쉽지 않다.

주택시장의 선행 지표로 꼽히는 인허가·착공 실적도 저조하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착공실적은 전국 383404호로 전년 동기 대비(583737) 34.3% 감소했고,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누계 주택 착공실적도 67305호로 전년 동기(118525) 대비 43.2% 감소했다.

특히, 상반기 아파트 외 주택 착공실적은 하반기 벽지 시장과 직결된다. 도배는 보통 공사 마지막 단계에 진행되는데, 일반 주택의 경우 착공에서 준공까지 3~6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올해 4월 누계 아파트 외 주택 착공실적 14962호로 전년 동기 대비 49.4% 감소했다. 이는 올 하반기에 신규 주택으로 인한 벽지 수요가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벽지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드라마틱한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인테리어 수요의 지속적인 감소로 하반기 역시 벽지 업계의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상반기 특판 매출 상승, 수출 시장은 여전히 감소세


서울벽지 아이비 ⓒ서울벽지
서울벽지 아이비 ⓒ서울벽지

반면, 아파트, 주상복합 등 건축물에 대량으로 판매되는 특판 시장의 매출 규모는 상승했다. 올 상반기 특판 규모는 약 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특판 거래 특성상, 2~3년 전부터 물량 공급이 정해지기 때문에, 최근의 경기침체 영향을 받지 않았다. 실제, 상반기 아파트 준공실적은 괜찮았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국 아파트 누계 준공실적은 97411호로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했다.

특판 시장은 올 하반기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공사 기간은 보통 2~3년이 소요되고, 마감재인 벽지는 공사의 마지막 단계에 시공되기 때문에, 2~3년 전인 2020~2021년 아파트 착공실적을 통해 올해 수요를 가늠해볼 수 있다. 2020, 2021년 모두 각각 전년 대비 10% 이상 착공실적이 증가했다.

다만, 올해 이후의 특판 시장 전망은 부정적이다. 최근 아파트 착공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파트 착공실적은 299022호로 전년 동기 대비 36.7% 감소했고, 올해 4월 누계 아파트 착공실적은 52343호로 전년 동기 대비 41.1% 줄었다. 올해 4월 누계 아파트 인허가실적도 106087호로 전년 동기 대비 17.5% 감소했고, 4월 누계 공동주택 분양실적 역시 39231호로 전년 동기(78894) 대비 50.3% 줄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아파트 준공실적이 나쁘지 않아 벽지 특판 매출이 증가했다다만, 최근 착공실적 및 인허가실적이 감소해 향후 특판 시장에 대한 전망은 부정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올 상반기 특판 시장에서는 전통적으로 이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서울벽지가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개나리벽지, LX하우시스, KCC신한벽지가 그 뒤를 이었다.

수출 시장은 올해 역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누계 벽지(HS CODE 4814201000) 수출 규모는 1152만 달러로 전년 동기(1271만 달러) 대비 9.3% 하락했다. 벽지 수출 시장은 최근 10년 가까이 규모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4년 역대 최고인 13136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역시, 전년 대비 10% 규모가 감소한 3642만 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저렴한 중국산 벽지의 약진 등 영향으로 올 하반기 수출 시장 역시 규모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페인트·패브릭·회벽 등 트렌드 반영한 샘플북 잇단 출시


베스띠 홈 스크린용 벽지
LX Z:IN 벽지 베스띠 홈 스크린용 벽지 ⓒLX하우시스
KCC신한벽지 에상스
KCC신한벽지 에상스 ⓒKCC신한벽지

전반적인 시장 상황은 악화되었지만, 업계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샘플북을 꾸준히 출시하며 시장 활성화와 경쟁력 상승을 도모했다. 특히, 페인트, 패브릭, 스톤 등 최신 인기 디자인에 힘을 준 신규 샘플북을 통해 트렌드를 선도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페인트 패턴의 경우, 다채로운 소비자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기존보다 더욱 컬러를 세분화하고 질감을 다양화했다. 실제, 페인트 패턴 벽지는 전체 실크벽지 시장에서 약 10%의 비중을 차지할 만큼 수요가 매우 높다. 고급스럽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패브릭 패턴도 컬러를 확대하고, 도톰한 원단의 질감을 더욱 사실적으로 표현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또한, 많은 브랜드들이 신규 샘플북을 통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회벽 디자인을 선보이며 트렌드 선점에 나선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많은 브랜드들이 신규 샘플북을 통해 기존 인기 패턴은 더욱 강화하고, 트렌디한 디자인을 새로 선보이는 등 디자인 측면에서 큰 공을 들이고 있다그린, 블루 등 포인트 컬러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어, 컬러 확대에도 적극적이다고 말했다.

또한, 단순 디자인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라인도 선보여져 선택의 폭을 넓혔다. 대표적으로, LX하우시스의 ‘LX Z:IN 벽지 베스띠’ 2023년형 신제품은 생활 스크래치와 긁힘에 강한 반려동물 가정용 기능성 케어 벽지, 빔프로젝터 영상을 깨끗하게 담아낼 수 있는 홈 스크린용 벽지 등 라인을 새롭게 추가했다.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고급 벽지 컬렉션도 선보여졌다. 올 상반기, LX하우시스는 프리미엄 벽지 ‘LX Z:IN 벽지 디아망2023년형 리뉴얼 신제품을 출시했고, KCC신한벽지는 고급스러운 공간을 연출하는 신규 프리미엄 벽지 컬렉션 에상스를 론칭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고급 벽지 시장은 고가의 천연 벽지까지 포함해 전체 시장 비중의 3% 수준으로 파악되지만, 그 니즈와 수요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다이에 이 시장을 겨냥한 샘플북들이 출시되는 모습이며, 자사 역시 프리미엄 벽지 샘플북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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