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진입한 전원주택 시장, 업계 ‘기대반 우려반’
대기업 진입한 전원주택 시장, 업계 ‘기대반 우려반’
  • 백선욱 기자
  • 승인 2023.06.0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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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양적·질적 성장 기대, 가격 중심의 과당경쟁 우려
자이가이스트 모듈러 주택 샘플하우스 ⓒGS건설
자이가이스트 모듈러 주택 샘플하우스 ⓒGS건설

대기업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전원주택 시장에 진출한다. GS건설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듈러 주택 전문 자회사 자이가이스트(XiGEIST)를 통해 본격적인 B2C(소비자 대상 거래) 사업을 시작한다고 알렸다. 관련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국내 최고 브랜드의 진입으로 전원주택 시장이 주목받고 성장 가능성이 높아진 측면에서는 환영하고 있지만, 대량생산과 브랜드 파워를 무기로 쥔 대형건설사 대비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중소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과당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GS건설 자회사 자이가이스트, 단독주택 시장 진출


자이가이스트 모듈러 주택 샘플하우스 ⓒGS건설
자이가이스트 모듈러 주택 샘플하우스 ⓒGS건설

GS건설이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통해 개인에게 단독주택을 모듈러 방식으로 공급하는 B2C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사업 범위를 기존 단지형 위주의 B2B(기업 간 거래)에서 개인에게 단독주택을 공급하는 B2C까지 확장한 것. 국내 단독주택 시장에서 4~5년 내 점유율 3%,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자이가이스트가 공급하는 모듈러 주택은 구조체를 공장에서 생산한다. 기본 골조와 전기배선, 욕실 등 집의 70~80%를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주택 부지에 운송하고 현장에서 조립·마감해 주택을 완성한다. 그만큼 일반 주택 대비 공사 기간이 짧다. 설계·인허가 단계를 제외하면 2개월 정도면 공급이 가능하다. 또한, 현장 근로자의 숙련도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일반 단독주택과 달리 균일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 건축 과정에서 고숙련 인력의 필요가 상대적으로 덜해 인건비가 낮다는 점도 장점이다.

회사는 주력 모델인 35평형과 54평형의 2가지 타입의 샘플하우스를 충남 당진 생산공장 내에 마련하는 등 B2C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채비도 마쳤다. 또한, 모듈 전문 설계사인 자이가이스트 건축사사무소가 2년에 걸쳐 50여 개 표준 모듈을 준비해 소비자 선호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주택을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GS건설의 대표 브랜드 자이(Xi)의 설계와 기술력, 인테리어 등이 적용되어 단독주택에서도 브랜드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소비자 관심 및 수요 상승 기대, 시장 안정화에도 긍정적


광주 희담주택 ⓒ신우건축디자인
광주 희담주택 ⓒ신우건축디자인

대기업의 B2C 전원주택 시장 진출로, 관련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먼저, 시장 확대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전원주택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소비자 관심이 높아질 것이고, 이는 실제 전원주택의 구매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진입으로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특히, 디자인 한계가 있는 대기업의 모듈러 주택과 다른, 차별화된 프리미엄 주택을 선보이고 있는 하우징 업체들의 경우, 그 가치가 부각되며 더 큰 수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기준점이 생기게 되면서 시장이 안정화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기존 전원주택 시장은 많은 업체들이 난립해 여러 문제가 있었다. 특히,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질이 낮은 주택을 제공해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체계적이지 못한 사후관리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하지만, 대기업의 전원주택은 가격, 사후관리 등 여러 방면에서 시장의 기준이 될 수 있고, 소비자들이 현명한 판단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는 시장 전반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 전원주택 시장에는 기준이 될 수 있는 업체가 없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1평당 가격이 얼마가 적정한지, 사후관리는 이렇게 진행되는 게 맞는지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정확한 판단이 어려웠다하지만 대기업 전원주택이라는 기준점이 생기면서 이러한 문제점들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며, 소비자 피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가격경쟁력 갖춘 대기업 주택, 과당경쟁 유발 가능성 있어


반면, 대기업의 시장 진입으로, 기존 영세 업체들이 자리를 빼앗기고, 시장 내 과당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풍부한 자본력과 브랜드 파워를 가진 대형건설사는 확실히 기존 하우징 업체들에게 큰 위협이 된다. 특히, 자이가이스트 측이 단독주택의 가격을 주요 업체의 90% 수준인 평당 600~700만원 선으로 책정했다고 밝히면서, 기존 업체들은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특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파워, 짧은 공기, 경제성 등 다방면에서 강점을 갖춘 대기업과의 경쟁을 위해, 다수의 기존 하우징 업체들은 무엇보다 가격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가격에 치중하면 주택 품질이 낮아지고, 출혈경쟁으로 이어지는 등 시장의 성장을 저해하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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