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목조건축 1
[칼럼]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목조건축 1
  • 강원대학교 산림환경과학대학 연구교수 김외정
  • 승인 2022.09.0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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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학교 산림환경과학대학 연구교수 김외정

 

들어가며

잡지 TIME의 표지에 군인들이 나무를 일으켜 세우면서 지구온난화와 전쟁에서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라는 표지제목을 올려 무척 흥미롭다. 이를 곱씹어 해석해 보면 미사일 설치보다는 나무를 심고 키워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대량 고정 저장함으로써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 것이 더 중요한 임무라는 것이리라. 이렇게 지구를 지키는 구체적 실행방안으로 IPPC(기후변화협약)이 세계 각국에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설정하고 2030년까지 이를 지키라고 선언하였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지난 108일 국회 본회의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8년 배출량(72760만 톤)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대단히 부담스러운 탄소중립 법안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나무는 성장과정에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이를 탄소로 고정 저장하고 있고, 그 임목을 수확하고 목재로 가공하여 수명이 긴 건축재로 사용하면 탄소감축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해 왔다. 드디어 2012년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제17차 기후변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탄소배출권을 부여하는 목제품이용(HWP) 탄소계정을 채택하였다. 도시 공간에서 탄소저장고 같은 목조건축으로의 전환이 탄소중립 실천의 상책으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본고는 건축 재료로써 목재 사용 확대또는 목조건축의 시장 확대를 통한 탄소중립 실현의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수목은 천연의 탄소저장고
수목은 천연의 탄소저장고

 

1절 목재의 이용 확대를 통한 탄소중립 실현

 

1. 태양에너지가 합성한 목재는 이산화탄소 저장고

수목은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뿌리에서 빨아올린 물과 잎으로부터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광합성을 하고 이 작용을 통해 포도당이라고 하는 유기물을 만들어 목재 형태로 탄소를 저장하게 된다. 따라서 목재는 탄소저장량이 증가하는 만큼 몸집도 커진다. 목재는 50%의 탄소와 4%의 수소, 그리고 46%의 산소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목재 1에는 250kg의 탄소가 저장되어 있고 이를 CO2로 환산하면 917kg에 상당하기 때문에 목재는 이산화탄소의 훌륭한 저장고라 할 수 있다.

소나무 50년생 1그루가 1년간 고정하는 탄소는 약 3.8kg이다. 그런데 벌채 후 원목을 제재 가공하여 생산한 폭 10.5cm 길이 3m의 건축용 정각재 기둥이 저장하고 있는 탄소량이 약 7.5kg이기 때문에 소나무 1그루가 2년 동안 흡수 저장한 탄소 무게와 맞먹는 셈이다. 목조주택의 경우 바닥면적 1당 대략 0.2의 목재가 사용되고 있는데, 100의 목조주택에는 20이 사용되어 약 5톤의 탄소가 고정되어 있는 것으로 계산되고, 이를 이산화탄소량으로 환산하면 18.3톤이 된다. 만약 바닥면적이 10,000=1ha라면 목재 2,000이 사용되고 이에 500톤의 탄소가 고정되어 있는 것이 된다. 이는 수목생장이 매우 좋은 울진·삼척지역의 수령 약 40년생 소나무림 8ha가 보유하고 있는 탄소저장량과 맞먹는 셈이다.

목조주택의 탄소저장량이 약 6탄소톤일 때 같은 면적의 철골조립식 주택은 약 4분의 11.5, 철근콘크리트 주택은 1.6톤의 탄소가 각각 저장되어 있는 것으로 산정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도시에서 목조주택이나 목재가구 등으로 탄소 저장량을 늘려 나가면 죽어서도 사는 나무처럼 훌륭한 숲을 조성하는 효과를 얻고 탄소중립 실천에도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목재 중량의 절반이 탄소
건축재 1㎥ 사용 2.0tCO2 저감(EU의회, 2006)

 

2. 목재로 대체 이용하면 탄소중립에 유리

목재재료는 다른 건설자재와 달리 수목 광합성으로 육성되는 원목을 이용하기 때문에 철이나 알루미늄, 콘크리트 등 다른 건축 재료에 비해 제조에 소비되는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매우 소량이다. 일본 월드마일즈 연구회(2008)가 비교한 건설자재별 제조에너지와 탄소 방출량 자료에 의하면, 천연건조재 보다 알루미늄은 1,475, 재활용 알루미늄은 774, 강재는 356, 재활용 강재는 256배의 탄소를 방출하였다. 이처럼 화석연료를 많이 소비하는 철 등의 건설자재 대신 목재를 이용하면 그만큼 이산화탄소 배출이 절감되는 효과가 매우 크다. 예를 들어, 주택 한 채에 사용하는 재료를 제조할 때의 탄소 방출량은 목조주택의 경우 약 5.1탄소톤인데 철골조립식 주택은 약 3(14.7탄소톤), 철근콘크리트 주택은 약 4(21.8탄소톤)나 방출한다. 알루미늄새시나 플라스틱새시를 목재새시로 바꾼다면 탄소배출량을 훨씬 많이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재새시 제조 시의 탄소배출량은 2.8kg/으로 알루미늄새시 97kg/에 비해 약 35분의 1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건설자재별 제조 소비에너지 및 이산화탄소 방출량 비교
건물의 골조 형태별 사용 자재의 탄소 방출량
목재 새시의 재료가공 탄소 배출량은 알루미늄 새시의 35분의 1

 

3. 목제품의 제조과정 탄소발자국을 줄여야 탄소중립에 유리

목제품 중에도 제조공정이 단순할수록 탄소배출량이 작아 탄소중립에 유리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 발표한 목제품 LCI DB(전과정평가) 자료에 의하면 목제품 제조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큰 품목은 집성재로서 306.84kgCO2eq/인데 비해 저층 목조건축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구조용제재목은 74.14kgCO2eq/으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러한 결과는 가공 공정이 더해질수록 전력 또는 에너지 사용이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었는데, 특히 공학목재인 구조집성재가 구조용제재목 보다 온실가스배출량이 4.1배나 많았던 데에는 집성가공 공정이 더해지고 접착제를 투입하여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층의 중목건축에는 가급적 가공공정(탄소발자국 발생)이 단순하여 온실가스배출량이 4분의 1에 불과한 구조용제재목(제재목 중심부의 함수율 12% 이하)을 사용하는 것이 저비용 고품질로 목조건축을 시공할 수 있고 이와 함께 탄소중립에 유리하다 할 수 있다.

목조주택 자재별 탄소 배출량(국립산림과학원 LCI DB, 2013)
구조용제재목으로 축조된 중목주택 및 한옥

 

4. 수확목재이용(HWP)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국산목재 이용해야

탄소중립 차원의 목재 사용 늘리기를 위해 각국 정부는 목조건축물에 가하고 있는 규제를 완화하는 등 목조건축 육성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EU의회는 2006기후변화 저지, 목재를 사용하자제목의 보고서를 채택하였다. 동 보고서에 따르면 목재 1입당미터를 건축 재료로 사용하면 다른 재료로 사용했을 때 보다 대기로 방출되는 2톤가량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하였다. 또 목조주택 한 채를 지으면 중형 승용차가 지구 2.5바퀴 주행할 때 내뿜는 이산화탄소 분량을 75년간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목재 사용을 늘리면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2012년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제17차 기후변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수확목재이용(HWP) 탄소계정을 채택하였다. 즉 지역에서 생산되는 국산원목을 건축 재료로 가공하여 오랜 기간 사용하면 건축주에게 탄소배출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현재 재료가공 시의 저감기능은 제외하고 탄소저장의 저감기능만 인정하고 있다.

여기서 궁금한 사실 하나. HWP 탄소계정을 국산목재에만 적용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수입목재가 수송과정에서 CO2 배출량을 명백하게, 그리고 크게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실지로 제재공장 반경 150km 이내에서 생산된 국산원목의 경우 수송과정의 CO2 배출량은 북미산 수입목재에 비해 15%에 불과하다. 일본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목조주택에 사용하는 지역산 목재는 수입목재 보다 목재수송 관련 CO2 배출량의 약 72%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기후변화협약 HWP 탄소계정은 자국산 원목만 적용하고 수입재는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와 함께 에너지 이용이나 매립 처분된 것은 즉시 배출로 잡으며, 목제품별 생산량과 용도별 수명을 설정하여 이산화탄소 저장량을 산정한다, 이러한 프로토콜을 통해 HWP는 국산재를 수명이 긴 건축재 용도로 대량 사용을 유도하여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고 이를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2탄소흡수원유지증진에관한법률을 제정하여 임업진흥원 산림탄소센터에서 목제품이용산림탄소상쇄사업 제도를 통해 HWP 규정을 운용하고 있다. 건축주가 목조건축물 신축계획서를 작성하고 사업등록을 신청하면 산림탄소센터에서는 사업실행 및 모니터링을 통해 이산화탄소 저장량을 산정하고 탄소배출권 인증심사와 인증서를 발급 관리하고 있다. 탄소배출권을 얻을 수 있는 거래형의 경우에는 국산목재 사용만 인정되며 그렇지 않은 비거래형은 수입재로 인정된다.

국산재와 수입목재의 운송에너지와 탄소배출량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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