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한국차박물관
보성 한국차박물관
  • 허여진 기자
  • 승인 2018.12.1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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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에 취하고 맛에 반하고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글/사진-채지형 여행작가

 

추운 겨울에는 박물관을 찾기 좋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있는 박물관이라면 금상첨화다. 전남 보성의 한국차박물관은 차의 문화역사를 한눈에 전시할 뿐 아니라 차와 차 음식 만들기, 녹차 천연 화장품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차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 보성 한국차박물관을 소개한다.

 

녹차 수도라고 불리는 전남 보성은 전국 단일 시군에서 차 생산 규모가 가장 크다. 주변 지역보다 표고가 높아 일교차가 큰데다 해양성기후 영향으로 차나무가 잘 자라는 환경을 갖췄다. 안개가 끼는 날이 많아 습도가 높으니 차나무에 충분한 수분도 공급할 수 있다. 이런 강점을 갖춘 보성 차는 우주에서 마실 수 있는 음료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보성 차를 알차게 만나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지난 20109월 개장한 한국차박물관이다.

한국차박물관은 1~3층 전시실과 5층 전망대로 이루어졌다. 먼저 1차 문화실에서는 보성녹차군수품질인증제와 지리적표시제, 국제유기인증 등 보성 녹차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차 재배에서 수확까지 생산과정을 디오라마로 만들어, 어린이도 이해하기 쉽다. 이곳 1층만 둘러봐도 차에 대한 책 한 권을 읽은 듯한 기분이다.

보성에서 차가 본격적으로 재배된 시기는 일제강점기로, 일본 차 전문가들이 전국에서 차를 가꾸기 좋은 지역을 찾다가 보성에 녹차 씨앗을 심었다고 전해진다. 해방 후 방치된 차밭을 지난 1957년 장영섭 대표가 인수해 대한다업주식회사를 설립, 보성의 차밭 역사가 이어지게 된다.

이어서 2차 역사실에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차 유물과 다기 등을 전시한다. 보성 덤벙분청사기가 눈길을 끌고 있으며, 덤벙 기법으로 만든 다완도 볼 수 있다. 덤벙분청사기는 철분을 함유해 차의 쓴맛을 내는 타닌을 중화한다고 알려졌다.

 

마시고, 먹고, 피부에 양보까지

1층과 2층에서 눈으로 하는 공부를 끝나면, 3차 생활실에서 몸으로 직접 배워보자. 차 마시는 예절을 배우고 차양에 빠져든다. 장난꾸러기 학생도 이곳에 오면 점잖아져 다관에 물을 따르는 동작부터 다르다. 차에 쓴맛과 단맛, 신맛, 매운맛, 떫은맛이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차를 머금고 진지하게 음미한다. 차를 마시고 다식까지 맛보면 다례 수업이 끝난다. 다례 체험을 하고 싶다면 주말에 방문한다.

차 만들기 체험에 참여해도 좋다. 한국차박물관 옆에 차만들어보는곳이 자리해 있다. 차 만들기, 차 음식 만들기, 녹차 천연 화장품 만들기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차 음식에는 녹차떡케이크, 홍차스콘 등이, 천연 화장품에는 스킨로션, 스킨미스트, 보습크림, 오일향수 등이 있으며, 이중 원하는 것을 선택해서 만든다. 사전 예약은 필수이며, 15명 이상 신청 가능하다.

한국차박물관 관람이 끝나면 주변을 둘러보자. 박물관 뒤로는 실내정원이 있고, 차만들어보는곳 뒤로는 차밭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이 차밭은 몽중산다원에 속한 밭으로 초록빛 차밭의 유려한 곡선이 아름답다. 한국차박물관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월요일11명절 당일 휴관)이며, 관람료는 어른 1000, 청소년 700, 어린이 500원이다.

아울러 1214일부터 내년 113일까지 한국차박물관을 포함한 한국차문화공원에서는 1214일부터 내년 113일까지 보성차밭빛축제가 개최된다. 은하수터널과 빛산책로, 디지털차나무, 차밭파사드 등 화려한 빛 조형물이 참관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끝없는 볼거리 오감만족

한국차박물관을 다 돌아봤다면 봇재로 향한다. ‘무거운 봇짐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 가다라는 뜻을 가진 봇재는 보성읍과 회천면을 넘나드는 고개 이름이자, 보성군이 지난 201511월에 개관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1층 보성역사문화관에서는 보성의 역사와 명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고, 2층에는 뽕잎도라지그린티, 레몬그라스그린티 등 보성 차를 바탕으로 만든 차를 선보이는 카페와 마켓이, 3층에는 보성의 자연을 테마로 한 에코파빌리언이 마련되어 있다.

국도18호선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율포해수욕장 앞 율포해수녹차센터를 만난다. 지난 가을에 새로 문을 연 이곳은 지하 120m 암반층에서 끌어 올린 바닷물과 보성 녹차를 우린 물이 사용된 녹차해수탕이다. 20년 가까이 사랑받아온 보성해수녹차탕보다 2배 이상 큰 규모가 눈길을 끈다.

아울러 보성에서 빠뜨릴 수 없는 여행지가 있었으니 바로 벌교다.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으로 우리나라 문학 기행 1번지다. ‘문학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인간에게 기여해야 한다는 조정래 작가의 문학 정신을 기리는 태백산맥문학관이 벌교 여행의 시작이다. 문학관에는 작가의 육필 원고 16500여 장을 비롯해 각종 아이디어 스케치와 메모 등을 전시한다. 2층에는 독자 필사본을 모아놓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필사는 정독 중의 정독이다라고 쓰인 벽 아래 독자들이 태백산맥을 필사한 노트가 있다. 문학관 옆에는 소설에 등장하는 현부자네집과 소화의집을 조성했다. 태백산맥문학관에서 출발해 김범우의집, 홍교, 채동선생가로 문학 기행을 이어가도 좋다.

또한, 겨울철 벌교에서 꼬막을 먹지 않으면 섭섭하다. 가을부터 봄까지 제철이기 때문이다. 벌교 꼬막은 삶기만 해도 맛있다. 다양하게 맛보고 싶다면 무침부터 탕수, , 탕까지 아우르는 꼬막정식을 추천한다.

문덕면 천봉산 자락에 있는 대원사도 들러보자. 산속에 폭 안긴 대원사 입구에는 한국 안의 작은 티벳이라 불리는 대원사티벳박물관이 있다. 대원사 현장 스님이 1987년부터 꾸준히 수집해온 티벳 불교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불교 경전에 담긴 죽음과 환생을 주제로 한 특별전 신과 함께 저승 여행이 오는 20194월까지 열린다. 중국, 일본, 티벳의 사후 세계관이 엿보이는 불교 회화와 사후 세계에 대한 염원이 담긴 시왕도(十王圖)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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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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