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WPC 시장 KS제정으로 탄력받을까
[special report] WPC 시장 KS제정으로 탄력받을까
  • 권재원 기자
  • 승인 2012.03.0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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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성장세 속 업계 난립 해결해야

 

WPC시장 KS 제정으로 탄력받을까

 

 

 

 

 

 

WPC(친환경합성목재) 업계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데크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그 적용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 이와 같은 흐름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WPC가 국내에 처음 상륙한 지난 2000년대 중반 이래 시장은 꾸준히 확대되어 왔다. 국내외적 흐름인 친환경 자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 또한 쏟아지게 된 것이다.


때문에 지난 2010년 말 불과 20여개에 불과하던 관련 업체 수도 지난해 말 기준 70~80여 업체로 급증했다. 조달시장에 진입한 업체만 해도 50개 업체가 넘는다. 게다가 목분, 컴파운드, 설비 관련 업체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압출 설비를 갖고 있는 창호 또는 발포문틀 생산 업체들도 WPC에 대한 관심을 꾸준하게 보이고 있는 한편, 이미 시장에 진입해 있는 업체도 상당수다. 품질에 대한 업계의 자신감도 시장 성장을 부추겼다.
기존에 주로 사용되던 방부목은 수명이 다하면 교체를 해야 하지만 WPC는 반영구적이라는 장점이 부각되었고,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이 함유되지 않는다는 장점과 천연목재와 동일한 치수안정성까지 갖췄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WPC가 높은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방무목의 대체 품목으로 앞으로도 그 점유율을 높여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조달시장 500억원, 이건환경 1위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WPC 시장 규모를 자재부분과 시공부분을 모두 포함해 적게는 1000억원 많게는 1500억원까지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조달시장에서 각 업체의 실적을 합치면 약 500억원의 관급시장이 형성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정부가 건설사에 턴키 발주한 사급시장이 관급시장과 비슷하거나 클 것이라는 업계의 의견이 이를 뒷받침한다.


게다가 민간 시장 역시 서서히 열리고 있다는 기대감도 시장의 분위기를 달궜다. 지난해 조달시장 실적 1위는 이건환경이었다. 이건환경은 우수한 품질과 인지도를 앞세운 영업력으로 100억원 이상의 조달실적을 달성했다.


올해에는 150억 이상의 조달시장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관급, 사급 포함 업계 최다 매출을 올린 LG하우시스의 ‘우젠’은 현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급 나무의 외관을 흉내 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특허처리를 받은 딥 엠보싱 공법으로 나무와 같은 외관을 구현했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KCC의 ‘KCC 이지스 우드’ 역시 특화된 기술력을 내세워 대규모 공사를 진행해, 조달시장의 약세를 사급에서 만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조달시장은 일부 업체가 중국산 자재를 사용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다소 혼란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부적절한 거래 관계가 밝혀지는 등 진통이 없지 않았다. 결국 몇몇 업체가 조달 시장에서 퇴출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한 업체 관계자는 “조달시장에서 마저 공정한 경쟁이 유도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시장 전체가 신뢰를 잃을 수 있다”며 “보다 강력한 대응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악화, 원가 절감 절실
이런 상황 속에서 성장세 전망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업계 관계자들도 없지 않다.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적용범위에 대한 변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올해 시장이 정체 또는 하락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품질에 대한 의구심도 끊임없이 맴돈다. WPC 전용 압출기가 아닌 창호 또는 발포 압출기를 개조한 설비로 WPC를 생산하는 업체도 있는 만큼 품질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WPC 관련 설비 전문가는 “WPC 전용 압출기를 사용하지 않고 여타 압출기를 개조한 설비로 WPC를 생산할 경우 전용 압출기보다 물성이 확연히 떨어질 수 있다”며 “저 품질의 원료를 사용할 경우 수명, 내구성 등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뿐만 아니라 비틀림 현상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업체들은 원가를 낮춰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조달시장 계약단가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다 사급시장 역시 이러한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큰 폭의 매출 성장을 기록한 한 업체 관계자는 “2010년보다 매출은 두 배가 넘게 늘었지만, 수익성은 바닥까지 떨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이런 상태로 가면 적자를 감수해야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때문에 사업 진입을 선언했다가 재검토에 착수한 업체도 포착되며, 결제가 원활하지 않은 업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금 시장에 진입해 있어도 큰 수익을 올리기 힘들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하에 시장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KS 제정에 기대감 증폭
업계는 최근의 KS 규격 제정이 상승세의 시장 분위기를 이어주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지난해 10월 24일 제정된 WPC 관련 KS는 목재 플라스틱 복합재 바닥판으로 명명되었다.


이 KSF-3230에 대해 한국표준협회는 ‘열가소성 수지에 목질섬유(중량기준으로 50% 이상)를 혼합하고, 첨가제를 첨가, 압출 성형해 가공한 옥외용 목재 플라스틱 복합체 바닥판의 성능을 평가하는 시험방법에 대해 규정한다’고 밝혔다.


1월 현재 이 규격을 획득한 업체는 아직 없지만, LG하우시스를 비롯한 주요 업체들은 규격획득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머지않아 이를 획득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KS 규격 제정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동안 관급, 사급시장을 막론하고 저가의 저품질 제품이 시장을 혼탁하게 했다는데 공감하고, KS가 이런 업체들을 선별해 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시공에 대한 부분도 보다 심도 있게 다뤄지고 있다. 잘못된 시공으로 인해 결함이 생길 경우 WPC 시장 전체의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LG하우시스는 지난해 대리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WPC 관련 시공교육을 실시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업계의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고품질의 컴파운드를 사용함으로써 제품의 생산성을 높이는 연구 개발이 활발하다.
컴파운드 생산 전문업체 도일칼라켐은 품질면에서 우수한 컴파운드를 생산, 공급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도일칼라켐 관계자는 “우수한 가공성, 물성 등을 바탕으로 업체들에게 고품질의 컴파운드를 제공하고 있다”며 “타사와 차별화되는 생산기술공법으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꾸준히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적용범위 확대 시켜 민간시장 공략해야
정부의 4대강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 속에 WPC 시장은 또다시 도전에 직면한 형국이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4대강 지류정비 사업에 대한 공략과 더불어 앞으로 주요 공급처로 성장시켜야할 민간시장 확대가 숙제다. 지난해 민간시장 점유율은 전체 10~20%에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들어 사이딩재, 루버 등으로도 WPC 적용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업계의 난립으로 인한 품질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는 전제가 깔린다.
그동안 WPC 시장은 친환경성과 반영구적이라는 큰 강점을 갖고 성장해 왔다. 반대로 말하면 이 강점을 잃으면 존재의 이유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시장의 확대 속에 성장통을 겪은 시기로 볼 수 있다”며 “올해 시장은 숨고르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의 가능성을 가늠해 보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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