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 브랜드 주방가구, B2C 시장 쟁탈전 점화
[report] 브랜드 주방가구, B2C 시장 쟁탈전 점화
  • 백선욱 기자
  • 승인 2015.11.0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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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주방가구, B2C 시장 쟁탈전 점화
공격적인 유통망 확보, 중저가 모델로 승부

 

특판 시장과 리모델링 시장의 활성화로 주방가구 시장 규모가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업체 간 점유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한샘이 B2C 시장에서 계속해서 큰 성과를 거두며 주방가구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모습이며, 에넥스, 현대리바트 등 기업 역시 B2C 시장의 비중을 높이고 점유율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잠시 주춤했던 수입 브랜드들의 고가시장 공략이 다시 거세지는 모습이며, 중국, 일본 등 국가의 대표 주방가구 브랜드들이 최근 국내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아울러 한화L&C 등 건자재 업체까지도 주방가구 시장에 발을 들이며 시장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시장규모 1조6천억원… 1위 한샘, 상위 브랜드 3곳 점유율 60%
국내 주방가구 시장의 규모는 약 1조6천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주방가구 업체는 주문제작만을 하는 영세업체까지 포함하면 50여 곳이 넘어가지만, 선두기업들의 점유율이 압도적인 시장이다. B2C 시장에서는 한샘이 독보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에넥스, 현대리바트가 그 뒤를 잇고 있다. B2B 시장(특판 시장)에서는 현대리바트가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한샘, 에넥스, 넵스까지 4개 기업이 BIG4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전체 시장 규모로 보면 주방가구 매출 순위는 한샘, 에넥스, 현대리바트 순이며, 한샘이 전체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이 세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60%를 넘는다.
올해 시장에서도 상위브랜드들의 성장세는 계속되었다. 특히 한샘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30.3% 증가한 7702억원에 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주방가구 부문에서는 전체 매출의 40%가 넘는 32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54% 증가한 수치다.
에넥스 역시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대비 27.1% 증가한 162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리바트는 올 상반기 매출 3350억원을 기록하며 전기 대비 2.8% 감소한 실적을 보였다. 하지만 현대리바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방가구 매출액은 1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23% 늘어났다. 이미 지난 한 해 동안 일반 소비자 대상 거래 주방가구 사업에서 올린 매출액 125억원을 상반기에 넘어섰으며 올해는 처음으로 300억원 돌파가 기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주방가구가 점차 고급화되고 있는 가운데, 브랜드 주방가구의 성장세가 도드라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상위 기업들은 B2C 시장을 중심으로 고공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B2C 경쟁력 확보가 우선, 소비자 접근성 향상 주력
브랜드 주방가구의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제 1요소는 B2C 경쟁력 확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 아파트 시장이 큰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꾸준한 수요를 보이는 B2C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는 것이 장단기적으로 가장 중요하다. 국내 1위 가구기업 한샘만 보더라도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B2C 부문에서 올리고 있다. 이를 인지한 에넥스 역시 지난 2013년부터 건설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특판(B2B) 비중을 줄이고 B2C 비중을 늘렸다. 2013년 70%에 달했던 B2B 비중은 올해 50%까지 낮아졌다. 같은 기간 B2C 비중은 50%로 높아졌다. 올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한 현대리바트의 B2C 매출 비중은 30%에 그치고 있다.
이 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유통매장 확대 등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다. 이에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주방가구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2016년 2월 강북 상권(상봉터미널 인근)에 종합 홈 인테리어 매장인 한샘플래그샵 9호점을 낼 예정이다. 이곳에는 지난해 문을 연 6호점 목동점, 최근 오픈한 7호점 대구범어점과 같은 4세대 플래그샵이 들어설 전망이다.
한샘 관계자는 “향후 서울 수도권과 광역시 중심으로 20개점까지 지속적으로 매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에넥스는 지난해 12월 온라인쇼핑몰 ‘에넥스홈닷컴’을 연데 이어 올해는 서울 중곡동과 성남 분당에 인테리어 가구 전용 직영점을 열었다.
현대리바트는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주방가구 온라인 판매망을 가동하고, 지난해 2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국내 최대 규모의 주방가구 전시장 ‘리바트키친’을 오픈한데 이어, 지난 6월 서울 도봉구 창동에 리바트스타일샵 창동전시장을 열었다. 최근 1년 동안 4개 대형 직영점을 신규 오픈하며 공격적인 B2C 유통망 확보에 나선 현대리바트는 울산, 부산, 분당, 수원 등 대도시 거주지역에 대형매장을 지속적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B2B 시장은 가격 경쟁에 크게 치우쳐 있고 건설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하고 다양한 시도가 허용되는 B2C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B2C 시장에서 한샘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이를 견제하기 위해 상위 브랜드들이 공격적인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에넥스, 리바트 100만원대 주방가구 출시, 가격경쟁력으로 소비자 어필
이처럼 B2C 시장 공략이 매출신장의 키워드가 되면서, 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최근 주방가구 브랜드들이 뽑아든 칼은 가격경쟁력 강화다. 주방가구는 보통 300만~500만원선이 주를 이루고 있고,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는 제품들도 브랜드 기업이 제조할 경우 200만원대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주요 가구기업들이 가격에 민감하고 주방가구 교체를 미루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100만원대 주방가구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주방가구 가격인하에 불씨를 당긴 기업은 에넥스다. 에넥스는 이미 지난해 2.4m 기준 170만원, 190만원대 주방가구를 출시하며 저가 주방가구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에넥스는 지난해 저가 주방가구 ‘레볼루션 키친’시리즈를 출시한 후 첫 홈쇼핑 방송에서만 약 1000건의 상담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레볼루션 키친시리즈는 레고가 170만원대(2.4m 기준), 엣지가 190만원대(2.4m)로 기존 홈쇼핑 주방가구 대비 15% 내외 저렴한 가격으로 호평을 받았다.
현대리바트는 ‘리첸(프리미엄형)’, ‘이즈마인(온라인)’ 등 세분화된 브랜드를 리바트키친으로 통합하고 기존 중고가 프리미엄 전략을 수정해 중저가 시장에 적극 뛰어들었다. 지난 4월부터는 주방가구 18개 전 품목 판매가격을 평균 30% 낮췄다. 가격인하로 리바트는 업계 최저 수준인 150만원대 주방가구를 보유하게 됐다. ‘1100G 리베’는 2.4m 기준 150만원이면 시공이 가능한 리바트의 대표 저가 모델이다.
또한 이와 함께 현대리바트는 지난달 GS홈쇼핑에서 주방가구 첫 방송 ‘더하우스’를 진행했다. 이 방송에서 현대리바트는 ‘디자이너스 키친’ 2.4m(20평형) 169만8000원, 3.0m(25평형) 199만8000원, 3.6m(33평형) 249만8000원 등 총 6가지 모델을 선보였다. 이는 홈쇼핑 방송에서 판매 중인 유사 주방 가구 대비 15~25% 저렴한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넥스, 리바트 등 가구업계가 주방가구 교체 시장 확대를 위해 기존 제품의 가격을 낮추거나 전략상품을 출시하는 등 가격 다이어트가 한창이다”며 “업계에서는 이들 브랜드의 저가시장 공략이 리모델링·인테리어 수요로의 확대까지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시장 겨냥한 수입 브랜드 진출 이어져
현재 국내 주방가구 시장에서 해외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에 비해 그리 크지 않다. 다수의 수입 브랜드가 1세트당 천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가격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데다, 납기, A/S 등 문제점이 있다. 반면, 국내 주방가구 브랜드의 품질은 크게 향상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해외 브랜드들이 국내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계속해서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시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 주방가구 1위 업체인 ‘오파인’이 지난달 강남에 180평 규모의 전시장을 오픈하며 국내 주방가구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오파인의 지난해 매출은 77억위안(약 1조40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80%를 주방가구에서 올리고 있다.
오파인은 중국 주방가구 시장에서 성공한 유럽식 가구 공급 전략을 한국에서 재현한다는 방침이다. 유럽에서 완제품을 직접 들여오지 않고 국내에 물류시설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전 제품을 유통할 계획이며, 유럽식 가구를 무기로 고가주방가구 시장을 먼저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다. 30평 대 아파트를 기준으로 주방가구 1세트의 판매가를 880만원대로 책정했다. 물론, 기존 천만원을 훌쩍 넘는 유럽 고가브랜드에 비하면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국내 주방가구 회사처럼 전국망 물류체계와 판매망 확보, 기업과 기업간 거래시장 진출이 단기간에 이뤄질 지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65년 역사를 가진 일본 최대 가구 제조·유통회사인 클린업(Cleanup)의 주방가구도 지난해 말 한국에 상륙했다. 클린업의 한국 공식 판매업체는 네모상자로 서울 양재동에 쇼룸을 열고 국내 중고가 주방가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클린업 제품은 최근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한 고급빌라 200가구에 적용되는 등 올해 국내 주택 건설현장에 속속 적용되며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독일 주방가구 브랜드 ‘노빌리아’도 최근 프리미엄 시장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다. 노빌리아는 유럽 점유율 1위인 최고급 주방 가구 브랜드로 연매출 1조5천억원이 넘는 규모를 자랑한다. 노빌리아는 최근 대림산업 ‘광교 e편한세상 테라스 하우스’, 대우건설 ‘용산 푸르지오 써밋’,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아이에스동서가 부산 용호만에 공급하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더 더블유(THE W)’, SK건설 ‘대치 SK뷰’ 등 최고급 건축물에 다수 적용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또한 한샘 계열사 한샘넥서스는 이탈리아 하이엔드 주방가구 ‘다다(Dada)’의 쇼룸을 지난 7월 리뉴얼 오픈하면서 주방가구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고, 독일 유명 주방가구 브랜드인 LEICHT, NOBILIA 등도 국내 프리미엄 시장에서 조금씩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종합 건축자재장식 기업으로 유명한 한화L&C도 지난해 말부터 가구사업에 뛰어들었다. 붙박이장, 서랍장 등 일반가구에서부터 주방가구까지 실내 인테리어에 필요한 다양한 가구를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한화L&C는 인테리어필름, 인조대리석 등 상판재 등 주방가구에 적용되는 다양한 자재에 대해 자체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 특히 주방가구 부문에서 큰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현재 한화L&C는 특판(B2B) 위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B2C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방가구 브랜드들이 규모, 품질 등 다방면에서 큰 성장을 이룩했지만, 고급성면에서 아직 모든 국내 건설사·소비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고, 이 부분을 수입 브랜드들이 채우고 있다”며 “해외 브랜드의 시장 비중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고 있음에도, 국내산업의 시장성이 밝은 만큼, 계속해서 수입 주방가구 브랜드가 국내 중고가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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