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t] 도배분야 1호 대한민국 명장 신호현
[visit] 도배분야 1호 대한민국 명장 신호현
  • 이보경 기자
  • 승인 2015.11.05 11: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배분야 1호 대한민국 명장 신호현
‘한국 도배를 문화로 정착시키고, 세계로 전파해 나갈 것’

 

 

 

 

 

대한민국 국민이 거주하는 모든 공간에는 도배사들의 손길이 묻어나있다. 그만큼 국내에서 벽지는 역사가 깊으며, 다채로운 벽지의 출현과 함께 도배의 기술도 나날이 발전되어 왔다. 하지만 그동안 도배는 단순한 노동으로 치부되었을 뿐, 제대로 된 문화로 정착되지 못했다.
신호현 명장은 이러한 도배사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도배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전문인력 양성, 공구 개발, 기술서적 출간 등을 통해 도배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으며, 올해에는 도배사로써 최초로 2015년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되면서 그의 노력이 더욱 빛이 나고 있다. 더 나아가 선진화 된 국내 도배기술을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로 전파시키겠다는 신호현 명장을 만나 그의 도배 얘기를 들어보았다.

 

2015 대한민국 명장 선정, 열정으로 이룬 자리
40년의 긴 도배 경력을 자랑하는 신호현 명장은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인사로 올해 2015년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되면서 그 이력에 정점을 찍었다. 대한민국 명장은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15년 이상 산업현장에서 관련 직종에 종사한 최고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기술자에게 수여되며, 실내건축 분야에서 도배사로써 이 상을 수여한 건 신호현 명장이 최초다. 그는 유구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학술적 자료가 턱없이 부족했던 도배 산업의 발전을 위해 공구 개발, 기술서적 출간 등 다양한 활동을 했고, 전문 기능인으로써 도배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 점 등을 인정받았다.
이처럼 도배사로써 최고의 위치에 오른 신호현 명장은 시작부터 도배에 대한 열정이 컸다고 말한다.
“고등학교 1학년 여름 방학 때 친구들과 무전여행 자금 마련 차 신축아파트 현장에 잡일을 하러 갔다가 도배하는 모습에 반해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며칠 만에 능숙하게 일을 하게 되었을 정도로 잘 맞았고, 하루 일을 끝내고도 현장에 남아 벽지의 재질, 시공법 연구를 새벽까지 할 정도로 도배에 대한 열정이 컸습니다. 20대 초반에는 제주, 부산, 마산, 대전, 서울 등 전국의 도배 고수들을 찾아다니며 실전 대결을 벌이는 ‘타짜 도배’를 할 정도로 도배에 모든 걸 쏟아 부었습니다.”
또한 그는 시작부터 길들여진 타짜 도배의 근성이 남아 야인 도배사라 자청하며 도배에 관해 세 가지를 거부한다고 말한다.
“도배시공에 있어 트렌드를 따르는 콘셉트를 거부하고, 도배사가 주체가 되지 못하는 시장구조를 거부하고, 도배사의 틀에 박힌 라이프스타일을 거부합니다.”
한때 배낭 하나만 메고 전국을 돌며 타짜 도배를 할 정도로 괴짜였던 그였지만, 현재는 그의 이력에 걸맞게 개나리벽지 생산혁신팀 시공팀장, 명품도배 지편전 도배연구소 소장 등 다양한 직책과 함께 각종 기관 및 기업들의 기술고문·자문위원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도배 업계 발전을 위해 도배사 관련 모임 운영, 협회 추진 등 활동도 겸하고 있다. 특히 그가 운영하고 있는 도배연구소는 2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도배 전문인력 양성소로 장인정신을 가진 도배사를 양성하고자 하는 그의 큰 바람이 있는 곳이다.
“30여 년 전에도 우리나라 모든 가정집에 벽지를 시공했지만, 제대로 된 도배 교육시설이 없었습니다. 몇몇 교육시설이 있었지만, 체계적이지 못했고 실전교육이 아니었으며, 공동주택 산업 부흥으로 인해 도배의 대량생산에만 치중된 교육만을 지향했죠. 이에 도배사를 단순 노동자가 아닌, 전문 기능인이자 장인정신을 가진 전문가로 키우기 위해 직접 도배 학원을 설립했고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도배서적 출간, 선진공구 개발 등 통해 도배 산업 기반조성
신호현 명장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가 국내 도배 문화의 정착과 도배 산업의 발전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도배종주국임이 틀림없지만, 역사에 비해 도배 산업과 기능이 크게 낙후되어 있고 인식 또한 단순기능으로 폄하되는 경향이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를 위해 현재까지 그가 하고 있는 것이 국내 도배 산업의 기반조성이다. 먼저 신호현 명장은 그간 전무했던 도배 기술서적 4권을 출간해 기존의 난립한 시공법을 매뉴얼화 시켰다.
“전국 현장에서 도배가 행해지고 있지만, 각 지역마다 용어, 공법 등이 각기 다릅니다. 도배 산업 발전을 위해 이를 체계화시킬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처음 출간한 책이 초급 도배 전문서적 ‘도배학전(2007년)’입니다.”
도배학전이 큰 인기를 끌자, 그는 중급자용 서적 ‘도배통전’에 이어 고급기능을 기술한 ‘도배지편전’을 차례로 출간했다. 또한 신호현 명장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의뢰로 ‘도배실무’란 책을 집필했는데, 이는 근래에 국가기술 정책의 전환으로 선진 직업훈련교육 체계를 도입한 HRD(Development of Human Resources) 기준에 의한 최초의 도배 국정 교과서라 할 수 있다.
또한 그는 도배사들의 능력을 한껏 끌어올려줄 공구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여 왔다. 국내 도배사들의 실력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기능성이 가미되지 않은 후진국형 도배공구를 오랫동안 사용해왔다는 것이 그의 설명. 이에 신호현 명장은 선진 도배공구 개발에 매진했고, 정배솔, 망치 롤러, 중심축 쌍롤러, 볼 롤러, 홈 롤러, 안전재단자, 공구집 등 현재까지 20여개의 도배공구 특허등록을 마쳤고, 최근 국내 유명 벽지회사에서 일부 제작, 보급하면서 국내 도배공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추진하고 있는 또 하나의 도배 문화 발전사업은 박물관 개설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가 도배종주국임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된 문화 산업은 전무한 것이 안타깝다고 그는 말한다.
“벌써 20년 전부터 박물관 개설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도배라는 분야의 가치와 역사, 상징성이 깊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된 문화가 없다는 것이 의아했고, 학술연구의 기본인 박물관을 개설하고자 하는 바람이 강했죠. 이를 위해 현재까지 옛날벽지, 문헌, 공구, 교육자료 등 500점 이상의 전시품을 수집해놨으며, 박물관 개설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예정입니다.”

 

‘상생, 해외시장 진출, 인식변화’
이처럼 도배문화 발전에 발 벗고 나서고 있는 신호현 명장의 좌우명은 ‘삼국사기 열전편’을 인용한 ‘인인성사야 이불가독식(人人成事也 利不可獨食, 사람과 사람이 모여서 일을 이루고 이익을 독식하지 않는다)’이다. 대한민국 1호 도배 명장으로써 그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혼자만의 이익이 아닌 도배사들의 발전을 위해, 또 도배문화 확산을 위해 힘쓰고 있는 그에게 잘 어울리는 좌우명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그가 원하는 또 하나의 그림은 국내 도배사들이 해외에서 인정받고 번창하는 것.
“현재 국내 주요 벽지업체의 수출비중이 40%에 육박할 정도로 수출시장이 활발합니다. 반면, 이를 시공할 수 있는 전문시공인력은 터무니없이 부족하죠. 도배종주국인 한국의 실력 있는 도배사들이 해외로 뻗어나가 한국의 도배 문화를 널리 알리고, 번창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이어 그는 해외에서는 도배사들이 전문직으로써 좋은 인식과 대우를 받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인식이 개선될 수 있도록 도배사들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호현 명장. 그의 바람대로 한국의 도배 산업이 문화로써 확고한 기틀을 마련하고, 세계화되기를 바라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