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t] 전세계 건축·인테리어 서적과 함께 걸어 온 23년 외길
[visit] 전세계 건축·인테리어 서적과 함께 걸어 온 23년 외길
  • 이보경 기자
  • 승인 2015.10.05 1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세계 건축·인테리어 서적과 함께 걸어 온 23년 외길
심지전문서적 이성환 대표

 

지난 1984년 건축 관련 출판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 대표는 그 경험을 살려 1992년 해외 건축·인테리어 서적 수입·유통을 진행하는 심지서적을 창업했다. 학창시절부터 책을 사랑했고, 늘 책과 함께 하고픈 마음을 갖고 있던 그에게는 어찌 보면 운명과도 같은 선택이었다. 그렇게 벌써 23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이 흘렀다.
“큰 수익을 올리거나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사업은 아니지만, 사명감과 장인정신을 갖고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수많은 우여곡절에도 주변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았기에 쓰러지거나 한 눈 팔지 않고 오로지 한 길만을 걸어 올 수 있었지요. 지금도 가든파이브 창고에 있는 수많은 서적들은 저의 재산 1호, 저의 모든 것입니다.”

 

내가 선택한 책, 내가 추천한다
심지서적은 해외에서 출판되는 원서를 직접 수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저작권 문제로 복사판 또는 번역판 출판 여건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었지만, 원서 내용과 디자인을 국내에 그대로 전달코자 한 이 대표의 의중도 영향을 미쳤다. 수입할 책을 선택할 때에도 상업성 짙은 중간업체를 거치기보다 이 대표가 직접 나선다. 국내 건축 트렌드와 소비자 입맛에 맞는 책을 발견하는 재미와 보람이 지금의 이 대표와 심지서적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급하고 있는 7000여종 중 월 1000부가 넘는 서적을 판매하고 또 새로 들여오고 있지만, 책 선택 과정은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국내 건축·인테리어 트렌드 변화를 읽고 거기에 발맞춘 서적을 유통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지요. 중국, 유럽, 미국은 물론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 박람회 등 각종 관련 행사를 찾아다니며 발품을 파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건축·인테리어를 중심으로 각종 건축물, 그래픽, 패션, 포토, 푸드, 플라워, 가구 및 소품 등 파생 분야의 서적도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국내에 소개하고 있는 이 대표는 국내 대형 서적 유통 업체와의 거래보다는 직접적인 유통을 선호한다. 많은 판매와 높은 수익만 따지기보다 책을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호흡하겠다는 생각이다.
“논현동에 위치한 매장에서 판매하는 분량이 전체의 70%를 차지합니다. 아직까지는 매장 임대료 걱정을 하지 않을 정도로 단골들의 방문과 구입이 이어지고 있지요. 특히, 단골의 성향과 업무에 따라 제가 직접 서적을 추천해 주곤 합니다. 서적의 내용을 이해하고 직접 골라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셀 수 없이 많은 단골들이 주 고객이라는 사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서적이 주는 깊이, 잊지 말아야
이 대표는 트렌드를 읽는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여행으로 견문을 넓히고 업계 관계자들과의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 그의 노력은 국내 인테리어·디자인 서적 업체로는 유일하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입점이라는 결실로 맺어지기도 했다. 여러 여건상 매장 유지가 여의치 않아 현재는 철수한 상태지만, 그는 그 모든 과정을 실패가 아닌 성공의 또 다른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다.
“DDP에서의 겪은 모든 것들이 심지서적에게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문 서적 업체로 위치를 견고하게 다진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볼 수 있지요. 저 스스로 즐거운 일을 하고 있는 만큼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본분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최근 건축·인테리어 블로그의 홍수에 대해서 이 대표는 다소 걱정스럽다는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사진 한 컷, 글 몇 줄로 트렌드를 짚어내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가하면, 이를 전문적인 정보로 오용하는 사례도 빈번하다는 것. 그는 서적만이 갖는 의미, 그 깊이를 알리는 것 또한 자신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서적과 인터넷 페이지로 보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 입니다. 나무 한 그루만으로 숲을 내다볼 수 없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 점을 인식케 하고 서적이 갖는 강점을 부각시켜 국내 건축·인테리어 산업에 기여하는 것이 심지서적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앞으로고 힘닿는 데까지 심지서적을 운영할 생각입니다. 돈과 명예를 떠나서 죽는 날까지 ‘책 사랑’을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