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타일 시장, 내수 규모 감소세
P타일 시장, 내수 규모 감소세
  • 백선욱 기자
  • 승인 2017.10.0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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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比 8.3% 하락, 해외 공략 활발
가격대비성능비가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는 P타일은 국내 시장에서 상업용 건축물뿐만 아니라
주거용 건축물에도 적극 적용되고 있다.

 


지난해 규모 반등에 성공했던 국내 P타일 시장이 올해 다시 규모 하락세를 보였다. 가격대비성능비가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는 P타일은 국내 시장에서 상업용 건축물뿐만 아니라 주거용 건축물에도 적극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아파트 시장을 제외한 건축경기가 전년과 비교해 다소 주춤하면서 P타일 시장은 지난해의 규모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리고 이 영향으로 올해 업체들 간의 경쟁은 지난해 이상으로 치열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선두권 업체들의 별다른 단가 조정은 없었지만, 초저가 제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은 도매가를 더욱 낮춘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몇몇 업체들은 높은 할인율을 동반한 각종 프로모션을 펼친 것으로 조사되었다.
아울러 이 같은 치열할 경쟁 속에서 버티지 못하고 시장에서 이탈한 업체도 포착되었으며, 반대로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인 업체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국내 업체들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 품질력과 가격경쟁력이 우수한 제품을 전면에 내세워, 해외 시장에서 꾸준히 인지도와 매출을 높여가고 있으며, 유명 해외 박람회 참가 등 활발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하우시스, 한화L&C, 동신포리마, 대진 등 업체 선도
크게 사각타일과 우드타일로 종류가 나눠지는 P타일은 상부층에 투명 표면필름과 인쇄층을 삽입하는 구조로, 어떠한 색상과 무늬도 다양하게 재현할 수 있다. 또한 내구성, 내열성, 내수성, 내마모성이 우수하고, 사용연한이 길다는 장점이 있으며, 저렴하게는 평당 3만원에도 시공이 가능할 정도로 가격적인 메리트가 높다. 현재 P타일은 상업 시장에서는 각종 샵, 판매시설과 모텔, 오피스 등 공간에 주로 적용되며, 주거 시장에서는 오피스텔, 원룸 등 아파트를 제외한 모든 주거공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시장의 성장과 함께 진입업체도 꾸준히 증가했다. 현재 국내에서 브랜드를 가지고 시장에 P타일을 선보이고 있는 업체는 LG하우시스, 한화L&C, KCC, 동신포리마, 대진, 녹수, KDF, 덕유, 동화기업, 한솔홈데코, 진양화학, 우성화학, 선영화학, 일신케미칼, 재영, 동명엘앤씨, 명성케미칼 등이 있다. 이 중 재영과 동명엘앤씨는 지난해 시장에 진입했다.
하지만 시장점유율은 수년째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내수 시장을 기준으로 LG하우시스가 3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이외에 한화L&C, 동신포리마, 대진, 녹수 등 기업들이 각각 10% 이상의 점유율을 보유한 선두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뒤로 KCC, KDF, 덕유, 우성화학 등 업체들이 포진되어 있다.

 

내수 시장 규모 880만평
P타일 시장은 올해 규모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P타일 제조·유통 업체들의 유통물량을 검토한 결과, 올해 P타일 시장의 내수규모는 880만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월 약 73만평 규모다. 시장의 전체적인 규모는 지난해(960만평)보다 8.3% 하락했다. 다만, 예년과 비교하면 평범한 수준이다.
작년과 비교해 유통물량은 줄었지만, 업계에서는 P타일 시장이 축소되거나, 인기가 떨어졌다고 판단하고 있지는 않다. 올해의 경우 일단 건축 시장 자체가 좋지 못했다. 바닥재는 마감재로 건축 마지막 단계에 적용되기 때문에, 준공 실적을 통해 바닥재 시장 경기를 가늠할 수 있다. 우선 주거용 건축물의 경우, 올해 상반기 준공 현황은 4만2584동으로 전년 동기대비 0.6% 상승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주거용 건축물의 준공 현황이 소폭 상승세를 보인 건 아파트 실적이 좋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아파트 준공 현황은 2508동으로 전년 동기대비 17.3% 증가했다. 국내에서 P타일은 아파트에 거의 적용되지 않는다. 반면, P타일 적용률이 낮지 않은 다가구주택(9444동)과 다세대주택(4585동)의 올해 상반기 준공 현황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5.6%, 19.3% 하락했다.
P타일이 적극 적용되는 시장들의 준공 현황도 좋지 않았다. 상업용 건축물의 올해 상반기 준공 현황은 2만4549동으로 전년 동기대비 5.4% 하락했다. 또한 극장, 전시장 등 문교사회용 건축물의 준공 현황도 3166동으로 전년 동기대비 20.3% 감소했다.
한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주거용 시장에서는 P타일이 거의 적용되지 않는 아파트 시장이 상승세를 보인 반면, P타일이 시공될 수 있는 일반 주택 및 리모델링 시장이 좋지 못했다”며 “상업용 건축물 시장에서도 개보수 및 리모델링하는 건축물이 크게 주는 등 올해 P타일 시장의 규모가 확대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 더해, 별다른 시장 확대도 이어지지 않았다. 최근 수년간 P타일 업체들이 저변 확대를 꾀했던 시장이 주거용 시장이다. 원룸 등 임대주택, 소규모 주택에는 P타일이 제법 적용되고 있지만, 일반 주택의 P타일 적용률은 낮다. 이에 이 시장을 타깃으로 한 고품질 하우스 타일을 다수의 업체에서 선보였지만, 극히 일부 브랜드 제품을 제외하고는 실패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수요가 늘고 있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확실히 P타일 시장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선 다양한 분야로의 시장 확대가 필요하지만, 저가 제품이라는 인식, 과당 경쟁 등으로 인해 기존 시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가경쟁 극심, 품질 저하
건축 경기의 영향이 컸지만, P타일 시장의 하락세는 업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향후 건축 경기의 행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업계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는 시장의 확대다. 하지만 대다수의 업체가 가격경쟁에만 매달리고 있어 시장 확대를 이어가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국내 P타일 시장에도 당연히 차별화 제품이 존재하나, 그 존재가 거의 유야무야한 상황이고, 선두권 업체들까지도 가격경쟁력과 유통력으로만 승부를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P타일의 95% 이상이 저가 제품이다. 압도적인 비율이다. 사실 저가 P타일의 경우 업체 간 제품의 큰 차이가 없다. 패턴의 차별성도 없고, 품질 역시 비슷한 가격대의 저가 제품 간 퀄리티 차이는 미미하다. 굳이 차별점이라고 한다면, 2mm, 2.5mm 제품 등 일반적인 제품(3mm)보다 두께가 얇은 초저가 제품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지난해 재영과 동명엘앤씨가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그리고 그 경쟁이라는 건 결국 단가싸움이 전부다.
물론, 2년 전까지만 해도 급하게 하락되던 시장 가격이,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수준이 되어 최근 2년간 선두권 업체들의 별다른 가격조정은 없었다. 하지만 초저가 제품을 유통하는 몇몇 업체들은 올해 역시 단가인하를 강행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공장가동률이 매우 중요하다 보니, 믿을 수 없는 가격으로 제품을 유통하는 업체들도 있다”며 “초저가 타일을 만드는 업체들이 5천평, 1만평 단위로 저렴하게 제품을 시장에 푸는 등 올해 역시 단가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치열한 가격경쟁은 품질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P타일은 상업시설에 주로 사용되는 만큼 표면 내구성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표면 내구성을 결정짓는 게 상지층이다. 현재 시장에 유통되는 P타일의 상지층 두께는 과거에 비해 현저히 얇아진 상태다. P타일의 상지층은 최소 0.3mm 이상의 두께를 구현해야 바닥재로써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지만, 현재 유통되는 제품은 0.1mm까지 떨어졌다. 더 정확히는 0.1mm~0.07mm 수준이다.
이뿐만 아니라 PVC 레진과 스크랩, 경탄을 믹스해 만들어지는 하지층도 비교적 저렴한 특정 재료의 비중을 높여 갈수록 품질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체 관계자는 “가격경쟁력과 품질은 반비례 관계일 수밖에 없고, 더욱 경쟁이 심화된다면 향후 P타일 제품의 품질이 더욱 안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H사, R사 시장 이탈, 재영 P타일 생산라인 구축 중
이처럼 업계 내 경쟁의 강도가 더욱 높아지면서, 시장을 이탈하는 업체도 생겨났다.
대표적인 업체가 H사다. H사는 제조업체는 아니었지만, 고유의 브랜드를 가지고 연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P타일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던 기업이었다. 하지만 지난 6월 부도가 났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H사는 규모에 비해 큰 금액의 전자어음을 발행했다가 막지 못 하고 당좌거래정지되었다. 다른 신용상의 문제는 없었다. 이로 인해 H사에 제품을 OEM납품했던 D사, J사 등 업체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한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H사가 보유하고 있던 약 15만평 규모의 P타일 재고가 채권단에 의해 머지않아 시장에 초저가로 풀릴 것으로 예상되어, 한차례 가격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R사도 올해 P타일 시장에서 철수했다. R사는 카펫과 P타일을 주력으로 시장을 공략하던 업체다. 국내 시장점유율이 높지는 않았지만, 업계 내에서 입지가 탄탄했던 업체 중 하나로, 세계 최대 바닥재 전시회 도모텍스 아시아에도 수차례 참가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R사는 올해 P타일 생산라인 인계와 함께 국내 P타일 사업을 접었고, 카펫 사업은 이어간다.
반면, P타일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예고한 업체도 있다. 바로 재영이다. 재영은 경북 김천 지례농공단지에 공장 부지를 확보하고, 현재 P타일 생산라인을 구축 중이다.
재영은 그동안 국내 대표 PVC바닥재 기업으로서, PVC장판(륨, 펫트)을 주력상품으로 제작·판매해왔으며, P타일 등 일부 건자재 제품은 OEM 방식을 통해 유통해왔다. 하지만 이번 P타일 생산라인 구축으로, PVC장판 분야뿐만 아니라 P타일 분야에서도 제품의 가격·품질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재영 관계자는 “2017년 말까지 공장 설비라인을 구축해 2018년 초부터는 P타일 신제품의 국내·외 매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재영이 PVC장판에 이어 바닥재 시장의 큰 축인 타일 시장에까지 진출하게 되어 기존 바닥재 시장점유율의 큰 변동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해외 시장 적극 공략, 글로벌 박람회 참가 업체 증가
하지만 국내 업체들의 전반적인 매출은 하락세를 보이지 않았다. 해외 시장에서 국내 P타일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P타일은 전 세계 50개 이상의 국가에 유통되고 있으며, 카펫, 라미네이트 바닥재 등 시장을 대체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호주에서는 지난해 한국으로부터 약 3200만 호주 달러의 PVC바닥재를 수입했다. 이는 2014년 대비 2배 수준이다. 또한 2016년 캐나다의 대한국 PVC바닥재 수입액은 전년 대비 17.5% 증가한 3300만 캐나다 달러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국가에서 한국산 PVC바닥재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주, 유럽 지역에서는 품질력이 뒷받침된 다양한 타입의 국내 P타일이 크게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거의 수요가 없는 클릭(Click) P타일, 루즈레이(loose lay) P타일, 인터락킹(inter-locking) P타일 등 비접착식 제품의 인기가 상당하다.
이에 많은 국내 업체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데코리아와 친환경 프리미엄 P타일 에코리아를 전면에 내세워 세계 50개국이 넘는 국가에 수출하고 있는 대진은 매년 해외 시장에서 5천 만 불 이상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아울러 동신포리마 역시 품질력을 앞세워 세계 수십 국가에 제품을 수출, 꾸준히 매출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에서 1억 만 불이 넘는 매출고를 기록하고 있는 녹수의 경우 미국 오하이오주에 NOX US 공장을 설립하고, 지난해 초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현재 녹수의 해외 매출 비중은 80%를 넘어간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수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중소기업들 역시 수출 판로 개척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해외 박람회에도 적극 참가해 제품을 어필하고 있다. 독일 최대 바닥재 전시회 ‘도모텍스 하노버’, 미국 최대 바닥재 박람회 ‘SURFACES’ 등 세계적인 바닥재 박람회에 참가하는 국내 P타일 업체들이 매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에 개최된 세계 최대 바닥재 박람회 ‘도모텍스 아시아(DOMOTEX ASIA)’에는 LG하우시스, 한화L&C, KCC, 대진, 동신포리마, 재영, 진양화학, 녹수, KDF, 선영화학, 로즈로사, R사 등 10개가 넘는 P타일 취급 업체가 참가해 국내 제품의 우수성을 뽐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 대다수의 국내 P타일 업체들은 혼탁한 국내 시장은 유지 수준으로 맞추고, 해외 시장에서의 저변 확대를 통해 매출 신장을 꾀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품질·가격경쟁력을 갖춘 제품과 함께 해외 박람회에 적극 참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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