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강화마루 ‘약보합세’
[special report] 강화마루 ‘약보합세’
  • 백선욱 기자
  • 승인 2017.09.0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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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판서 인기 여전, 질적 성장 이어져

 

올해도 어김없이 마루 시장에서 강마루의 강세가 이어졌지만, 강화마루 역시 나쁘지 않은 행보를 이어가며 약보합세를 보였다. 오히려 시장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강화마루가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까지도 이어졌다. 지난해 강화마루의 시장 규모는 340만평을 기록했으며, 올해 역시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주요 업체들의 상반기 유통물량 등 세부 자료를 검토해 본 결과, 2017년 강화마루 시장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한 330만평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마루 시장은 전반적으로 괜찮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건설경기 지표를 봤을 때 전체 마루 시장규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천만평을 넘길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물론, 마루 품목간의 온도차는 확연하다. 강마루가 시판에 이어 특판 시장에서도 초강세를 보이며, 경쟁품목인 합판마루와 강화마루의 입지가 조금씩 좁아지고 있다. 그러나 규모가 매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합판마루와 다르게 강화마루는 고유의 포지션을 가지고 규모를 꾸준히 유지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목재법 시행이 본격화되면서, 품질과 가격의 사이에서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며, 좋지 않은 방향으로 관련 이슈가 발생하는 등 이미지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시장 규모 330만평
강화마루 시장의 규모가 전년대비 소폭 하락했다. 올해 주요 업체들의 상반기 유통물량 등 세부 자료를 검토해 본 결과, 올 상반기 강화마루 규모는 160만평 수준이며, 수입 강화마루의 비중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폭 줄었다. 지난해 수입 강화마루 점유율은 36~37%였으나, 올해는 33~35%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리고 업체별 공급 예정 물량과 건설지표를 봤을 때, 올해 상반기보다, 올해 하반기에 유통되는 강화마루 물량이 더 많을 전망이다. 또한 이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시장 규모를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2017년 강화마루 시장은 330만평을 기록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규모가 소폭 축소되었지만, 최근 시장 분위기를 봤을 때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올해 바닥재 시장 자체가 괜찮기 때문이다. 바닥재 등 마감 건자재는 건축 마지막 단계에 시공되기 때문에, 마감 건자재 시장의 호황 여부는 같은 시기의 준공 실적을 보고 판단할 수 있다. 올 상반기 주택 준공 실적은 전국 24만3916호로 전년 동기대비 0.5% 증가했다. 전년대비 상승 폭이 크지는 않지만, 5년 평균(19.4만호) 대비로는 25.5%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11만1850호로 전년 동기대비 7.8% 감소했으나, 강화마루가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지방은 13만2066호로 8.8% 증가했다. 여기에 하반기부터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준공 물량이 증가해 2017년 연간 준공 물량(57.4만호)은 전년대비 약 1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올해 바닥재 시장의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물론, 바닥재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규모 반등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조금은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시장 상황을 면밀히 보면 꼭 그렇지마는 않다. 현재 마루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강마루다.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연 규모 200만평 이하였던 강마루가 이제는 500만평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 사이 마루 시장의 전체 규모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합판마루와 강화마루의 포지션을 강마루가 차지한 형태다. 이 때문에 현재 합판마루의 연 규모는 200만평대다. 수년 새 규모가 폭락했다. 합판마루 라인을 가동하는 업체도 현저히 줄었다. 반면,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강화마루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강화마루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강마루의 강세로, 과거 특판 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가졌던 합판마루의 규모가 크게 줄었고, 강화마루 역시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시판 시장에서는 오랜 시간 높은 점유율을 보여 왔던 강화마루의 인기가 여전하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에서 강화마루를 직접 생산해 유통하고 있는 기업은 동화기업, 한솔홈데코 두곳뿐이며, 수입 제품을 유통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LG하우시스, 한화L&C, KCC, 이건산업, 파워데코 코리아, 피앤케이코리아, 풍산마루, 우드원, 예림, 세인하우징, DIY, 로지코리아, 마에스트로코리아 등이 있다.

 

특판 시장 약세
강화마루 시장은 올해 약보합세를 보이며 선전했지만, 향후 행보가 크게 긍정적이지는 않다. 폭이 크진 않지만, 분명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특판 시장에서 강화마루 업계는 큰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강마루가 강화마루의 포지션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새 부영건설, 대우건설, 호반건설, 중흥건설, 제일건설 등 다수의 건설사가 주력 바닥재를 강화마루에서 강마루로 전환했다. 물론 여전히 강화마루를 고수하는 건설사들도 있지만, 특히 최근 1~2년 새 강마루 전환율이 매우 높아진 것으로 파악되었다. 한 건설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특판 시장에서 강마루의 비중이 7할을 넘으며, 그 비중은 계속해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올해 특판 실적이 크게 나쁘지는 않다. 주요 강화마루 업체들의 올 상반기 특판 실적을 검토해본 결과,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현재 아파트, 주상복합 등 건축물에 납품되고 있는 강화마루는 2~3년전 스펙인된 물량이다. 그리고 최근 1~2년 동안 강화마루가 스펙인된 특판 현장은 과거대비 확실히 줄어들었다. 이 말인 즉슨, 향후 몇 년간 특판 시장에서 강화마루의 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얘기다.

 

시판 시장서 입지 건재
하지만 시판 시장에서는 강화마루의 입지가 건재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실제 주요 강화마루 업체들의 실적만 봐도 예년대비 시판 유통 물량의 큰 변화는 없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강화마루는 합판마루와 다르게 시판 시장에서 고유의 포지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강화마루는 마루품목 중 가장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다. 광폭 강화마루를 기준으로 했을 때 강마루 대비 20% 이상 가격이 저렴하다. 특히 빌라, 다세대주택 등 소규모 현장과 1000~2000평 사이의 단납 현장에서는 가격경쟁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외에도 다양한 현장에서 가격경쟁력은 마루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이는 향후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업체 관계자는 “물론 강화마루의 장점이 가격경쟁력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점이 시판 시장에서 강화마루가 포지션을 유지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신제품 출시, 친환경성 향상 등 질적 성장 이어져
강화마루 시장이 질적인 측면에서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1~2년 새 그동안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던 신제품들이 선보여지면서 제품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는 것.
대표적인 제품으로 올해 상반기에 선보여진 동화기업의 ‘클릭 쉐브론’을 들 수 있다. 쉐브론(Chevron) 패턴은 V자 모양으로,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탁월하다. 유사한 패턴인 헤링본이 거칠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선보이는 반면, 쉐브론 패턴은 평행사변형 대칭을 이용해 보다 균형 잡힌 구도를 보여준다. 또한 클릭 쉐브론은 기존과 동일한 클릭 시공 방식을 적용하기 때문에 헤링본 시공 대비 합리적인 가격으로 단시간 내에 인테리어 공사를 마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디자인적이 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는데, 특히, ‘빈티지 쉐브론’ 스타일의 경우 쉐브론 패턴 특유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잘 살려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솔홈데코의 ‘한솔참마루’ 역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한솔참마루는 국내산 토종 소나무(리기다)를 주원료로 만든 고품질 친환경 강화마루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토종 소나무는 섬유조직이 길고 수분 및 열에 의한 치수변화가 적어 온돌난방이 필요한 한국 주거문화에 최적화된 마루 소재로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국내 최초로 ‘E0’ 등급을 획득한 마루로 우수한 친환경성까지 갖춰 높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파워데코 코리아가 선보이고 있는 ‘그로시안 헤링본’은 그동안 강화마루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차별화 제품이다. 헤링본 패턴은 최근 젊은 층 소비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높여가고 있는 스타일로, 강화마루 중 헤링본 시공이 가능한 제품은 그로시안 헤링본이 유일하다. 그로시안 헤링본은 중후한 느낌의 브라운 오크, 내추럴하고 편안한 느낌의 라이프 오크, 최근 트렌드인 화이트 계열의 크림 오크 등 압축된 3개의 디자인으로 구성되었으며, 헤링본 강마루 대비 가격경쟁력·시공성이 우수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제품의 변화를 통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동화마루의 ‘클릭 S’는 기존 제품보다 가격경쟁력은 높으면서도 좋은 품질을 유지한 강화마루로 출시 직후 부터 최근까지 계속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파워데코 코리아도 최근 기존 강화마루(8T)보다 두께가 얇은 6.5T 광폭 강화마루 ‘포레스트 슬림’을 출시, 가격경쟁력을 더욱 높인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강화마루 시장이 질적 성장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건 비단 제품의 다양화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본격 시행된 목재법으로 인해 시장 전반적으로 강화마루의 친환경성도 상승했다. 목재법 이전까지 강화마루에 적용되던 의무 인증은 KC마크였다. KC마크는 E1 등급 이상의 자재를 사용한 강화마루만이 획득할 수 있는 인증이었다. 목재법의 친환경 기준은 KC마크보다 엄격하다. 온돌용 기준 E0 등급 이상의 자재로 강화마루를 생산해야 한다. 강화마루의 90% 이상이 온돌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현재 유통 중인 거의 모든 강화마루가 E0 자재를 사용한 친환경 제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올해 강화마루 시장에서는 가격인하 움직임도 없었다. 오히려 시장 전반적으로 가격 상승 기류가 감지되기도 했다. 올 상반기에만 전년대비 10% 이상 소매가가 하락한 강마루와 대조된다.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선 치열한 가격경쟁은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강화마루 시장은 비교적 건강한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외적으로는 강화마루 시장이 강마루 시장에 비해 여러 측면에서 아래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면밀히 살펴보면, 강화마루 시장이 질적인 성장 측면에서는 훨씬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반등 위해선 이미지 개선 절실
이처럼 강화마루 시장은 조금씩 질적 성장을 이어가며, 반등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매우 중요한 과제가 남아있다. 바로 이미지 개선이다. 현대인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고, TV방송을 통해서도 많은 정보를 습득한다. 당연히 건자재의 정보 역시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정보들을 바탕으로 한 강화마루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가 좋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과거 TV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마루의 문제점이 다뤄진 적이 몇 차례 있었다. 그 프로그램들의 주인공은 항상 강화마루였다. ‘삐걱거리는 마루’, ‘친환경성이 결여된 마루’ 등 다양한 이름으로 소개된 바 있다. 그리고 최근에도 언론을 통해 강화마루의 문제점이 다뤄진 적이 있다.
올해 초, 한 언론사가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인증기관에 몇몇 수입 강화마루 제품의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을 의뢰한 결과, 총 3개 제품이 기준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A사 제품의 경우 제품박스에 표기된 포름알데히드 방출량 등급이 E0 등급이었으나, 실제로는 E1 등급으로 평가되었다. B사와 C사의 경우 E2 등급 이하의 제품이었다. 국내에서 온돌용(가정용) 마루는 E0, 상업용 마루는 E1 이상 등급만 사용이 가능하다. A사 제품의 경우 상업용으로만 사용 가능한 제품임에도 E0로 표시해 가정용 판매가 가능한 것처럼 눈속임을 한 셈이고, B사와 C사 제품은 국내에서 실내 인테리어용으로도 사용이 불가능한 제품이다.
물론, 국내 제품은 아니지만, 국내 강화마루 시장의 수입산 점유율이 30% 이상인 까닭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수입 강화마루를 유통하는 P사 관계자는 “자사 제품의 경우 산림청이 불시에 시행한 목재제품 조사·단속 결과, 기준에 적합한 제품으로 판정이 낫다”며 “하지만 시중에 유통 중인 몇몇 중국산 제품들이 이 기준을 지키지 않아, 전체 수입 강화마루 제품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져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한 친환경성 외에 제품 자체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이지 못한 방향으로 많이 변화되었다. 과거 강화마루라 하면, 표면 내구성이 뛰어나 긁힘, 찍힘 등 문제에서 자유롭고 가격경쟁력도 뛰어난 합리적인 마루의 이미지가 강했다. 또한 결합식 시공이라 시공기간이 짧고, 하자보수도 편리하며,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 바닥재란 타이틀도 얻었다.
하지만 강마루가 시장에 등장하면서, 강화마루의 장점보다 단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강화마루는 바닥과 마루판이 붙지 않는 현가식 시공으로 열전도율이 낮고, 코어층이 습기에 의해 수축 팽창하는 HDF라 변형 등 문제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최근 소비자들의 인식이다. 여기에 오해도 더해졌다. 현가식 시공은 접착제 시공에 비해 반사소음이 크다. 이에 층간소음도 더 클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한 업체 관계자는 “강화마루는 과거 십 수 년간 매해 수백만평이 시공되어왔고, 그만큼 많은 제품이 적용되다보니 간혹 있는 불량 제품의 수도 늘어나고, 오랜 시간 사용되다보니 단점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모든 제품에는 장단점이 존재하며, 유행, 트렌드에 따라 장점 혹은 단점이 부각될 뿐, 강화마루는 결코 가치가 떨어지는 상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지 개선을 위해 업계가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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