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강화마루, 목질 바닥재 원조 강자의 명성은 어디로
[special report] 강화마루, 목질 바닥재 원조 강자의 명성은 어디로
  • 백선욱 기자
  • 승인 2015.10.0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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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마루, 목질 바닥재 원조 강자의 명성은 어디로
경쟁력 ‘약화’ 투자, 이미지 개선 시급

 

지난해 건설경기 회복세와 함께 반등세를 보였던 강화마루가 올해 다시 규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강화마루의 시장 규모는 360만평을 기록하며 수년 만에 상승곡선을 그렸지만, 올해 주요 업체들의 8월까지 누계 물량, 수입 물량 등 자료를 검토해 본 결과 2015년 강화마루 시장 규모는 약 9% 하락한 330만평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반적인 바닥재 시장 상황은 호조세를 보였던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경쟁 제품인 강마루의 초강세, PVC바닥재의 지속적인 단가 인하, 저질 수입 제품에 의한 이미지 하락 등 현상이 강화마루의 규모 감소세를 불러왔다.
특히 수입 강화마루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이며, 국내 강화마루 업계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한솔홈데코의 시장점유율도 올해 소폭 하락했다. 반면, 동화기업은 전체적인 시장 감소세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시장 규모 330만평, 마이너스 성장 전환
강화마루 시장이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되었다. 지난해 건설경기 호조세에 힘입어 360만평을 기록하며 7년 만에 반등세를 보였던 강화마루가 올 상반기 170만평(지난해 동기 190만평)의 규모를 보이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주요 업체들의 최근까지 누계 물량, 수입 물량 등 자료를 취합해보면, 올해 총 규모도 330만평 수준에 그친다. 합판마루와 강마루가 득세하고 있는 특판시장과 주력 시장인 시판시장 등 모든 시장에서 약보합세를 보였다.
일단 건설경기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해 건설시장은 딱히 나쁘지 않았다. 바닥재, 벽지, 창호 등 마감 건자재는 준공실적과 직접적인 양의 상관관계에 있는데, 올 1월부터 7월까지 누계 준공실적은 전년 동기대비 2.6% 감소한 23만6천호를 기록했다. 비록 감소세를 보였지만 미미한 수준이고, 2014년 동기 실적(24만2천호)이 전년 대비 25.3% 증가했음을 감안했을 때 건설경기는 여전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강화마루의 인기가 압도적으로 높은 지방의 누계 준공실적(12만8천호)이 전년 동기대비 3.2% 감소했다. 하지만 강화마루는 특판시장보다 시판시장에 더 높은 비중을 두고 있는데,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외 주택의 준공실적은 9만2천호로 11.3% 증가했다. 이처럼 건설경기 지표를 분석해보면, 올해 건설경기를 강화마루 규모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볼 수 없다.
강화마루 하락세의 직접적인 요인 중 하나는 확실히 강마루의 강세다. 특판시장, 시판시장, 관급시장 등 모든 시장에서 강마루의 인기가 뜨겁다. 2년 전, 연 규모 170만평에 불과했던 강마루의 올해 시장 규모는 350만평까지 뛰어오를 전망이다. 특히 최근 강마루가 아파트, 주상복합 등 특판시장에서 초강세를 보이며, 강화마루뿐만 아니라 합판마루 규모까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합판마루뿐만 아니라 강화마루를 주력으로 사용하던 건설사들도 강마루로 돌아서고 있다”며 “일례로 대우건설, 호반건설 등 건설사는 불과 1~2년 전만 해도 현장의 50% 이상을 강화마루로 시공했지만, 현재는 이를 대신해 강마루를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에서 강화마루를 생산해 유통하고 있는 기업은 동화기업, 한솔홈데코가 유일하며, 현재까지 강화마루 KC인증을 받은 업체는 동화기업, 한솔홈데코, LG하우시스, 한화L&C, 이건산업, 풍산마루, 우드원, 예림, 파워데코코리아, 세인하우징, DIY, 로지코리아, 성진플로링, 에이스무역, 마에스트로코리아 등이 있다.


투자 없는 강화마루, 경쟁력은 가격뿐
강화마루의 인기가 시들해 지고 있다. 비록 지난해 건설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규모 반등이 이뤄졌지만, 지난 2007년 450만평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연이은 규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을 보이는 데에는 건설경기 여파 등 여러 외적인 요인도 있지만, 강화마루 자체의 경쟁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이유가 크다.
먼저 강마루의 출현과 함께 강화마루의 장점이 퇴색된 경향이 있다. 과거 강화마루라 하면, 표면 내구성이 뛰어나 긁힘, 찍힘 등 문제에서 자유롭고 가격경쟁력도 뛰어난 합리적인 마루의 이미지가 강했다. 또한 제품끼리 결합하는 조립식 시공이라 시공기간이 짧고, 하자보수도 편리하며,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 바닥재란 타이틀도 얻었다.
하지만 강화마루와 합판마루의 장점을 고루 갖춘 강마루가 시장에 등장하면서, 강화마루의 장점보다 단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강화마루는 바닥과 마루판이 붙지 않는 현가식 시공으로 열전도율이 낮고, 벌어짐 등 하자가 생길 확률이 높다. 또한 코어층이 습기에 의해 수축 팽창하는 HDF라 변형 등 문제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강마루는 강화마루의 최대 장점인 우수한 표면강도를 그대로 구현하면서도, 내수합판을 코어층으로 하는 접착식 시공으로 낮은 열전도율·내수성 등 단점을 보완했다.
여기에 소비자의 오해도 더해졌다. 현가식 시공은 접착제 시공에 비해 반사소음이 크다. 이에 층간소음도 더 클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하지만 오히려 바닥재와 바닥간의 공간 때문에 하부로 전해지는 소음은 감소된다. 여기에 국내 주요 기업의 강화마루는 바닥에 에너지폼, PE-Form 등을 깔거나, 하부에 융모를 적용하는 등 층간소음 감소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더했다. 한 기업에서 선보인 테스트 결과에서도, 강화마루의 경량충격음이 합판마루, 강마루보다 약 10% 적은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결국 소비자가 느끼는 강마루 대비 강화마루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 유일하다.
강화마루에 대한 투자도 크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제품 출시, 패턴 리뉴얼 등 화제가 될 만한 소식이 들리지 않은지 오래되었고, 이렇다 할 마케팅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반면, 합판마루와 강마루 시장에서는 최근 1~2년 새 표면 입체감을 살린 브러쉬, 동조엠보 마루, 가격경쟁력을 끌어올린 6mm합판 마루, 헤링본 시공 마루, 친환경 표면재 마루, 고강도 합판마루 등 다양한 제품이 선보여지며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심지어 국내 대표 강화마루 기업인 동화기업과 한솔홈데코에서도 최근 동조엠보 공법을 적용한 강마루 나투스 강(동화기업), 헤링본 시공이 가능한 강마루 울트라 엣지(한솔홈데코) 등 타 목질 바닥재 신제품만을 선보이고 있다.
PVC바닥재(륨)의 선전도 강화마루 하락세에 한몫 거들었다. 빌라, 원룸, 투룸 오피스텔 등 시판시장에서는 오랫동안 강화마루와 PVC바닥재, P타일이 격돌해왔다. 이 제품 중 강화마루가 가장 고가이지만, 확실히 목질 바닥재가 비교적 고급스럽고 가격경쟁도 가능한 수준이어서 호응을 얻어왔다. 하지만 최근 1년 새 PVC바닥재 시장에 신규업체가 대거 진입하면서 가격경쟁력이 크게 올랐고, 이와 함께 PVC바닥재의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면서 반대로 강화마루의 입지는 줄어들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강화마루에 대한 좋지 못한 인식, 소비자 취향을 저격한 신제품 부재, 경쟁제품의 상승세 등으로 인해 강화마루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다”며 “높은 가격경쟁력만을 내세운 결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입산 하락세, 동화기업 역대 최대 실적 기록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대기업, 중견기업들은 강화마루에서 손을 떼는 분위기다. 동화기업, 한솔홈데코를 제외한 모든 업체들은 해외 OEM을 통해 강화마루를 내수시장에 유통하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수입제품은 국산 강화마루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고 하자율이 높아 사후관리 요청이 잦는 등 문제점이 많다. 또한 가격면에서는 중소기업이 유통하는 저가 제품과의 경쟁이 쉽지 않다. 강마루, 합판마루 등 다른 경쟁력있는 제품을 보유한 대기업, 중견기업에서는 이러한 큰 리스크를 안으면서까지 강화마루에 집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현재 강화마루 시장은 품질위주의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2개사와 가격경쟁력이 높은 수입 제품을 내세우는 중소기업으로 양분되는 분위기다.
사실 이러한 시장 상황은 강화마루를 자체 생산하는 국내 2개사에 호재로 작용해왔다. 최근 몇 년간 주요 바닥재 기업들이 강화마루 유통을 줄인 까닭에, 전반적인 규모 하락세 속에서도 국내 2개사의 강화마루 시장점유율과 매출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동화기업의 강화마루 시장점유율과 매출은 올해 역시 상승세를 보였지만, 한솔홈데코의 경우 하락세를 보였다. 점유율 차이도 크게 벌어졌다. 2013년과 2014년 두기업의 시장점유율(동화기업 약 40%, 한솔홈데코 약 30%) 차이는 약 10%p 수준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한솔홈데코의 강화마루 시장점유율이 약 5%p 하락하면서, 두 기업의 점유율 차이는 20%p 가까이 벌어졌다.
동화기업이 올해 상반기 강화마루 시장점유율을 50%에 근접하게 끌어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특판물량의 증가와 신제품 출시 효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과거 특판시장에 스펙인되었던 강화마루 물량이 올해 상반기 집중되면서 수급불균형 문제까지 생겨난 것으로 파악되었다. 시판시장에서는 지난해 10월 출시한 ‘S 시리즈’의 역할이 컸다. ‘S 시리즈’는 기존 제품보다 가격경쟁력은 높으면서도 좋은 품질을 유지한 강화마루로 올 상반기 시장에 적극 유통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동화기업 관계자는 “제조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제대로 들어맞았다”고 밝혔다.
이 같이 높은 강화마루 실적과 타 사업의 상승세로 동화기업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3254억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한솔홈데코의 경우 비록 올해 상반기 강화마루 실적이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이는 지난해 전년대비 30% 이상 크게 매출을 끌어올린 까닭에 상대적으로 저조해 보이는 탓이 크다. 또한 한솔홈데코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강화마루의 R&D 투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하반기 시작점부터 다시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어 올해 나쁘지 않은 결과가 예상된다.
수입 제품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수입 강화마루는 2012년만 하더라도, 약 150만평이 내수시장에 유통되며 전체시장의 약 40%를 차지했었다. 하지만 2013년 7월부터 전 바닥재에 대해 국가가 인정한 안전기준 인증인 KC마크 획득이 의무화되면서, 저질 수입 강화마루의 공세가 약화되었다. 이후 많은 수입 제품이 품질의 벽에 막히면서 올해 상반기 점유율은 약 25% 수준에 그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KC인증으로 인해 중국산 강화마루의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아직 내수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수입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하락하고 있고, 친환경성, 품질면에서 국산 강화마루와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만큼 향후 시장 비중은 계속해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지 개선 시급, 투자 고심
사실 강화마루의 전망은 썩 긍정적이지 않다. 현재까지는 시장 규모가 유지되고 있지만, 최근 강화마루 스펙인 물량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고 있고, 경쟁제품에 비해 투자도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강화마루에 대한 이미지 개선이 시급하다. 강마루의 출현과 저질 수입산 제품으로 인해 단순 저가 목질 바닥재로 취급받고 있는데 더해, 최근에는 방송 등 각종 매체를 통해서도 강화마루의 단점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 3월, KBS1 ‘똑똑한 소비자 리포트’에서는 ‘강화마루 층간소음’을 주제로 방송이 진행되었다. 내용의 골자는 강화마루가 PVC 비닐장판 보다 층간소음에 취약하다는 것. 방송 내 실험결과에서 두 제품의 중량충격음에 대한 층간소음은 비슷했지만, 경량충격음에서 강화마루가 소음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료 특성상 강화마루는 탄성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PVC 비닐장판에 비해 층간소음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는 합판마루, 강화마루도 같고, 앞서 언급했듯이, 강화마루의 층간소음 정도가 타 목질 바닥재보다 심한 수준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한 업체 관계자는 “딱딱한 목질 바닥재보다 PVC바닥재가 당연히 층간소음 감소에 효과적인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같은 목질 바닥재인 합판마루와 강마루는 논외로 하고 강화마루만을 타깃으로 실험을 진행한 것은 명백한 강화마루 깎아내리기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MBC ‘불만제로 UP’에서는 ‘삐거덕거리는 브랜드 아파트’라는 제목으로 한 아파트에 시공된 강화마루의 문제점을 다뤘다. 방송에서 나온 강화마루는 제품불량으로 소음문제가 컸으며, 친환경성도 낙제점을 받았다. 마루 판매처는 중국산 OEM 제품을 유통하는 중소기업으로 드러났다. 저질 수입 강화마루의 폐해다.
이미지 하락에 이어 특판시장 스펙인 물량 감소도 문제다. 앞서 언급했듯이, 강마루의 초강세로 기존 강화마루를 주력으로 사용하던 건설사들이 강마루로 돌아서는 추세다. 물론, 올해 특판시장은 과거 스펙인된 물량이 있어 크게 나쁘지 않았지만, 한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강화마루가 과거대비 스펙인되는 현장이 줄고 있어 향후 특판시장 행보를 밝게 만은 볼 수 없다.
시판시장 역시 아직 지방을 중심으로 강화마루가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수도권, 부산, 대구 등 중심 지역에서는 강화마루 물량이 점차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 강화마루 업계도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건설사와 소비자의 만족도를 크게 올리기 위해선 강화마루의 큰 경쟁력 중 하나인 가격경쟁력을 포기해야 한다”며 “자사 역시 가격경쟁력과 니즈 사이에서 큰 고심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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