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반등 없는 P타일 시장 ‘제로섬 게임’ 돌입
[special report] 반등 없는 P타일 시장 ‘제로섬 게임’ 돌입
  • 백선욱 기자
  • 승인 2015.07.0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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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 없는 P타일 시장 ‘제로섬 게임’ 돌입

단가 인하 도미노, 해외시장에 몰리는 기업들

 

 

지난해 보합세를 보였던 P타일 시장이 올해 상반기 역시 큰 반등 없이 규모가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분위기는 썩 좋지 못하다. 올해 건설현황이 특별히 호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별다른 시장 확대가 이뤄지지 않았고, PVC장판 등 타 바닥재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여기에 선두기업들이 시도한 고품질 제품의 활성화도 생각대로 전개되지 못했고,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전반적인 제품의 시장가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시장 역시 전년대비 성장률이 떨어졌지만, 해외시장은 정체된 국내와 달리 시장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고 제품의 가치도 인정받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취재  백선욱 기자 (theliving @ theliving.co.kr)

 

 

 

 

지난해 보합세를 보였던 P타일 시장이 올해 상반기 역시 큰 반등 없이 규모가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분위기는 썩 좋지 못하다. 수출시장의 확대로 지난해 1분기까지 원활치 못했던 내수물량 공급은 주요 기업들의 라인증설이 완료됨에 따라 해소가 되었지만, 이로 인해 기대되었던 높은 매출 신장은 아직까진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다. 해외시장에서 국내제품의 인지도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과거 1~2년 전에 비해 수출시장의 성장률이 떨어졌고, 내수 시장 역시 별다른 시장 확대가 진행되지 않았다. 여기에 최근 경쟁력있는 신규 기업이 진입하면서 몇몇 대표기업의 내수 매출이 소폭 하락세를 보이기까지 했다.
또한 선두기업들이 시도한 고품질 제품의 활성화도 생각대로 전개되지 못했고,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전반적인 제품의 시장가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LG하우시스, 한화L&C, 동신포리마, 녹수, 대진 등 기업 시장 선도
P타일은 더 이상 상업공간용 바닥재로 정의되지 않는다. 최근 몇 년간 P타일은 우수한 디자인 표현력, 용이한 시공 및 유지관리, 높은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주거용 시장에서 큰 성장세를 보여 왔다. 특히 원룸, 작은 평형의 다세대 주택 등 소규모 주택에서 PVC장판과 강화마루의 대체제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리모델링 시장 등 현장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요도 상당하다. 이는 열에 의한 수축•팽창, 접착 불량 등 문제를 최소화하는 등 업계의 적극적인 R&D투자가 만들어낸 성과다.
시장 성장과 함께 P타일 업체의 수도 크게 늘었다. 현재 국내에서 브랜드를 가지고 시장에 P타일을 유통하고 있는 기업은 LG하우시스, 한화L&C, KCC, 동신포리마, 녹수, 대진, 덕유, 한솔홈데코, 동화자연마루, KDF, 우성화학, 한미타일, 선영화학, 루벤스카페트, 일신케미칼 등 십수 개 업체다. 이 중 최근 2~3년간 새롭게 시장에 진입한 업체만 4곳이다.
내수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기업은 LG하우시스로 국내점유율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화L&C, KCC 등 대기업 역시 높은 점유율을 보이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P타일 전문기업 중에서는 높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LG하우시스에 이어 내수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동신포리마, 수출 1등 기업이자 국내외 P타일 전체 판매량 최상위권 녹수, 그리고 대진까지 3개 업체가 업계 선도기업으로 분류된다. KDF는 브랜드 지명도는 비교적 떨어지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덕유와 한미타일은 높은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기술력을 앞세운 일신케미칼이 새롭게 시장에 진입했다.

 

시장 규모 930만평, 약보합세
지난해 P타일 시장의 내수규모는 950만평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전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P타일 기업들의 상반기 유통물량을 합산해본 결과, 올해 시장규모는 930만평으로 전망된다.
먼저 시판 시장이 올해 들어 주춤하다. P타일의 주력 시장 중 하나가 원룸, 작은 평형의 다세대 주택 등 소규모 주택이다. 올해 1~4월 아파트 외 주택 준공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119,792호를 기록했다. 여기에 시장 확대를 이어가던 하우스 타일 등 주거용 타일의 성장세도 올해 들어 주춤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한 기존 경쟁품목이던 PVC장판(륨) 시장에 재영, 한솔홈데코 등 신규기업이 진입함에 따라 전반적인 가격이 인하되면서 P타일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아울러 프리미엄 PVC바닥재 시장에서도 고후도 PVC장판에 밀리는 분위기다. 일례로,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LH 공공임대 아파트 등 관급 공사에서 주거용 P타일을 적극 적용했지만, 최근 들어 층간소음 저감효과가 있는 고후도 PVC장판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러한 시장 상황은 기업들의 투자 대비 효율성도 떨어트렸다. 국내를 대표하는 P타일 전문기업들의 수출 물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지난해 초반까지 내수 시장에 물량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다. 이 시기에 국내 대리점이 본사에 제품 공급을 요청하면 최소 1달 이상이 걸렸다. 여기에 원하는 양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했고, 공급 가능한 물량을 분배하기까지 했다. 물론, 라인증설이 완료됨에 따라 이 같은 문제는 해결되었다. 현재 동신포리마, 녹수, 대진 등 선두기업들의 월 케파는 50만평이 넘어간다.
하지만 최근 수출시장의 성장률이 예상만큼 높아지지 않았다. 내수 시장 역시 별다른 시장 확대가 진행되지 않았다. 여기에 일신케미칼이라는 굵직한 업체까지 시장에 진입해 제로섬 게임에 동참했다. 공장 가동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 업체의 경우 라인증설 이후 공장 가동률이 50% 수준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이 같은 파동 속에서 이득을 본 업체도 있다. 기존에 재고물량을 대량 확보해 놓았던 KDF가 부족한 내수 시장의 물량을 적극적으로 공급하며 높은 매출고를 올렸다. 이를 통해 대리점 추가 확보는 물론, 인지도도 크게 높였다. 그 결과,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지난해 큰 성과를 일궈내지 못하고 5%미만의 매출성장률을 보인 것과 달리, KDF는 지난해 매출신장률 32%(2014년 매출 약 555억)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내수 시장은 주력 시장 중 하나인 원룸 등 소규모 주택 준공물량의 저조와 PVC장판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약보합세를 보였다”며 “이 와중에 신규기업이 진입하고, 중하위권 업체들이 도약하면서 기존 강자들의 매출은 전반적으로 소폭 감소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가격경쟁 치열, 선두기업도 단가 1000원 인하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사실 저가 P타일의 경우 업체 간 제품의 큰 차이가 없다. 패턴의 차별성도 없고, 품질 역시 각사가 우선시하는 것은 있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저가 제품 간 퀄리티 차이는 미미하다. 이렇다보니 내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단가 싸움뿐이다.
특히 올해는 일신케미칼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했고, 기존의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던 중하위권 업체들이 도약하면서 선두기업들에게 위기감을 심어줬다. 이에 동신포리마, 녹수, 대진 등 상위권 업체들은 올해 1분기가 지난 시점에서 차례로 저가 제품의 공급가를 약 1000원 인하하며 가격경쟁력을 키웠고, 이는 시장 전반적인 가격조정으로 이어졌다. 저가 P타일의 일반적인 연간 가격 조정선이 500원 내외인 점을 감안했을 때, 1000원 하향 조정은 파격적인 조치라고 볼 수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보통 신규업체가 시장에 진입하면 기존 저가 P타일의 평균 공급가보다 1500원 정도 낮게 유통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다”며 “선두기업들이 이런 신규업체와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하위권 업체를 견제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가격조정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단가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선도기업들이 올해 목표로 내세웠던 P타일 시장의 고품질화 전략도 현재까지는 비관적이다. 현재 국내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P타일의 95% 이상이 저가 제품이다. 이처럼 저가 제품에만 치중된 시장구조는 품질경쟁이 배제된 가격경쟁만을 불러온다. 이에 올해 녹수, 동신포리마, 대진 등 기업은 고품질 제품이 포함된 샘플북을 출시하거나, 대리점 판매 권고 등 노력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활성화시키고, 전반적인 시장 제품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한 시도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 건설현황이 특별히 호전되지 않았고, 단가경쟁은 더욱 심화되면서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몇몇 대표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품목별 매출을 검토해 본 결과, 녹수를 제외한 대다수 기업들의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전혀 늘지 않다시피 했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P타일 자체가 워낙 저가 제품이란 인식이 강해서, 품질 좋은 제품을 찾는 사람은 고후도 PVC 륨 바닥재나 마루를 요구하지 프리미엄급 P타일을 찾지는 않는다”며 “판매자 입장에서도 비싼 P타일을 권하기 꺼려지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품질문제는 더욱 불거지 가능성도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P타일의 내구성을 결정짓는 상지층의 두께가 과거에 비해 현저히 얇아진 상태다. 최소 0.3T 이상의 두께를 구현해야 바닥재로써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지만, 현재 시중의 저가 제품 중에서는 상지층이 0.1T만 되어도 상급 제품으로 분류된다. 두께 2.5mm, 2mm 제품은 말할 것도 없이 표면 내구성이 더욱 떨어진다.
한 업체 관계자는 “상지층 두께를 0.1T 향상시키면 2천 원 정도 더 소요된다”며 “공급가 500원 차이로도 거래처가 쉽게 바뀌는 게 현재 P타일 시장인데, 어떤 기업이 가격경쟁력을 포기하고 품질향상을 도모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물론, 대진 등 기업은 최근 상지층의 두께를 높이는 등 품질향상을 위한 노력을 동반하고 있지만, 현재 시장가격으로 전반적인 품질을 향상시키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결과적으로, 상지층이 두꺼운 고품질 제품, 친환경성이 뛰어난 제품 등 우수한 제품이 현재 시장에 선보여지고 있고, 국내 기업들은 이보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 기술력도 가지고 있지만, 단가경쟁에만 치중된 국내시장에서는 이러한 기술력이 무용지물이다.

 

해외서 인정받는 국산 P타일, 성장세 잠시 주춤, 전망 긍정적
이에 업체들은 수출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한정되어 있고, 저가 제품에만 치중된 국내와 달리 해외시장은 계속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고 고가의 P타일 시장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거의 수요가 없는 클릭(Click) P타일, 루즈레이(loose lay) P타일, 인터락킹(inter-locking) P타일 등 비접착식 제품의 인기가 상당하다.
주력 수출시장인 미주, 유럽 지역에서는 품질력이 뒷받침된 다양한 타입의 국내 P타일이 크게 인정받으며 카펫, 라미네이트 바닥재 등 시장을 대체해 나가고 있고, 국내와 P타일에 대한 인식도 다르다. P타일 자체가 단순히 PVC를 사용해 인체에 유해하고 초저가 바닥재라는 국내 인식과 달리, 해외에서는 가격대비 성능비와 활용도가 뛰어나고, 비접착식 제품의 경우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재활용이 가능해 오히려 친환경 제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에 접착식에 비해 2~3배 이상 가격이 비쌈에도 불구, 해외시장에서 주요 업체들의 비접착식 제품의 판매 비중은 3할을 넘어간다.
이처럼 비전이 큰 해외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은 녹수이며, 이 시장에서 녹수는 이미 2년 전 1억 만 불이 넘는 매출고를 기록했다. 이어 데코리아와 친환경 프리미엄 P타일 에코리아를 전면에 내세운 대진이 매년 해외시장에서 5천 만 불 이상의 실적을 올리고 있으며, 동신포리마 역시 품질력을 앞세워 3천 만 불이 넘는 수출 매출을 기록 중이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수출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중소기업들 역시 수출 판로 개척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를 위한 해외 박람회 참가에도 적극적이다. 미국 최대 바닥재 박람회 ‘SURFACES’, 독일 최대 바닥재 전시회 ‘도모텍스 하노버’ 등 세계적인 바닥재 박람회에 참가하는 국내 P타일 기업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에 개최된 세계 최대 바닥재 박람회 ‘도모텍스 아시아(DOMOTEX Asia)’에는 LG하우시스, 한화L&C, 녹수, 동신포리마, 대진, KDF, 로즈로사, 진양화학, 루벤스카페트, 명성케미칼 등 역대 최대인 10개의 P타일 취급 업체가 참가해 국내 제품의 우수성을 전 세계 바이어에게 적극 어필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세계 곳곳에서 P타일 시장의 확대가 이뤄지고 있고, 마진율도 당연히 국내보다 높으며, 고부가가치 제품과 고가의 비접착식 P타일의 수요도 높아 많은 P타일 기업이 해외시장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며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가장 기본적이자 중요한 요소가 인지도 상승과 바이어 발굴이며, 이를 위해 P타일 기업들이 세계적인 바닥재 박람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최근 수출시장의 성장세가 예전만 못한 건 사실이다. 2013년도 까지 매우 높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지난해부터는 그 폭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 먼저 저가 시장에서 중국 제품이 치고 올라온 이유가 크다. 품질면에서는 아직 국내 제품과 차이가 있지만, 가격대가 국내 제품에 비해 20~30% 저렴해 해외 P타일 시장에서 큰 경쟁상대가 되고 있다. 최대 수출국가인 미국에서는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P타일이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이에 미국은 자국 기업들에게 P타일 시장 진입을 적극적으로 종용했다. 그 결과, 이전까지 전무하던 미국 내 P타일 공장이 최근까지 6개 이상 들어섰고, 현재 국내 P타일 기업은 미국 내에서 중국 등 국가뿐만 아니라 자국 기업과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물론 최근 들어 수출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건 사실이나, 그동안 워낙 가파르게 올라왔고, 수출규모가 하락한 것도 아니다”며 “최근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P타일 분야에서 한국기업의 기술력은 독보적이고,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의 수많은 국가, 여기에 최근 남미, 동남아시아까지 전 세계적으로 국내 P타일이 뻗어나가고 있어 향후 수출시장은 매우 긍정적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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