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 시공비 최저 ‘1평당 1만원’ 고착화
마루 시공비 최저 ‘1평당 1만원’ 고착화
  • 백선욱 기자
  • 승인 2015.06.0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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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시공비 최저 ‘1평당 1만원’ 고착화
시공 전문가 20% 감소… 특판 최대 1만 3천원까지도

 

최근 마루 시공 인건비(이하 마루 시공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전까지 수년간 큰 변동이 없었던 마루 시공비가 2013년 하반기 이후로 20% 이상 큰 폭으로 상승했다.
2년여 전만 하더라도 아파트, 주상복합 등 특판시장에서의 마루 시공비는 평당 8천원, 물량에 따라서는 7천원에도 책정되던 수준이었지만, 2013년 하반기, 더 정확히는 2013년 9월 이후로 1만 원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명절 전, 성수기 피크 등 기간에는 최대 1만 3천원까지 마루 시공비가 급등하기도 했다.
특판시장에서 마루 시공자를 끌어 모으면서, 시판시장에서도 인건비가 크게 상승했다. 기존 1만 3천원 이하였던 마루 시공비가, 지난해에는 평당 1만 5천원까지 상승했다. 특히 광폭, 중폭에 비해 손이 많이 가는 소폭 제품은 시공비를 1만 7천원까지도 받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전반적으로 1년 반 전에 비해 시공비가 평균 2천 원 이상 상승했다”며 “인건비 상승과 더불어 대량 물량을 소화해 많은 일이 보장되는 특판 현장에 시공자들이 편중되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시공비 급등 이유, 시공자 줄고, 특판물량 늘고
이처럼 단기간 내에 마루 시공비가 급등한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마루 시공 전문가가 많이 줄은 이유가 크다. 2009년을 기점으로 건설경기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마루 납품물량이 크게 감소했고, 당연히 마루 시공 전문가들의 일거리도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많은 인원이 업계를 떠났고, 그 당시를 기점으로 봤을 때 현재 마루 시공 전문가가 20%~30% 정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이와 동시에 3D직업군으로 분류되는 마루 시공 일을 시작하는 젊은 인재들이 크게 줄었다. 쉽게, 일이 고되다 보니 업계를 떠나는 사람은 있으나, 유입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한 마루 시공 전문가는 “지방 현장이 많다보니 출장이 잦고, 하루 일하고 며칠을 쉬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쭈그려 앉거나 무릎을 대고 일하다보니 허리와 무릎에도 무리가 가고, 근육 통증은 달고 산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현장에서 20대 초반의 어린 친구들을 볼 수 있었으나, 지금 현장에 가면 젊은이들이 거의 없고, 가장 어린 시공자도 30대 초반이다”고 덧붙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마루 시공자를 양성하는 업체가 있었으나, 현재는 찾아볼 수가 없다. 또한 부사수(후임 시공자)를 두는 사수(선임 시공자)도 많이 줄어드는 추세라, 이 일을 배우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루 시공비가 급등한 또 다른 큰 이유는 특판물량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마루는 마감재이기 때문에, 인허가, 착공물량보다 준공물량으로 그 해의 경기를 판단한다.
2014년에 준공물량은 43만 1천호로 전년대비 9.1% 증가했다. 특히 아파트는 27만 7천호로 전년대비 18.0%나 증가했다. 마루 시공비가 급등하기 시작한 2013년 역시 36만 5천호를 기록, 전년대비 8.5% 증가했다. 또한 지난해 공공건설임대주택 준공물량도 6만 3천호로 목표치보다 126%나 추가 달성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판시장의 활성화와 마루 시공 전문가의 감소가 오버랩 되면서 마루 시공비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마루 업체 인건비 추가 지출로 타격
이 같은 현상으로 아파트, 주상복합 등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마루 업체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입찰을 통해 프로젝트를 수주한 시기와 실제 공사가 진행되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수주했을 당시, 인건비를 평당 8천원을 계산하고 입찰을 진행했는데, 실제 공사가 진행되는 시기에 인건비가 20% 이상 상승했다면, 이로 인한 추가 지출은 고스란히 마루 업체들의 몫이다.
물론, 이 경우 건설사와 조율해 일부 금액 조정이 가능하지만, SH, LH 공사 등 관급현장에서는 물가연동을 통해 일정부분 융통성 있게 진행되는 반면, 민간건설사의 경우 금액을 조정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어떠한 조치를 취하더라도, 인건비로 예상치보다 높은 금액을 지출해야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한 업체 관계자는 “2013년 하반기 이후 실제 마루 공사(13년 이전에 수주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대다수의 마루 업체들이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큰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며 “프로젝트를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들은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의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마루물량 상승세 예고, 시공비 하락 없다
현재 크게 상승해 있는 마루 시공비가 고착화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마루 시공 업계에 유입되는 인재들이 매우 적고, 각종 건설지표를 봤을 때 향후 건설경기도 매우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착공물량은 50만 8천호로 전년대비 18.3% 증가했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25.3%나 증가했다. 물론 2013년 물량도 전년대비 증가세였다. 아파트의 경우 마루는 착공 후 약 2년 뒤에 시공된다는 점을 미루어 봤을 때, 최소 올해와 내년까지는 계속해서 마루물량이 상승세를 보일 것이 자명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향후 마루 시공비가 이전 가격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없다”며 “오히려 안정적인 특판시장에 마루 시공 전문가가 몰려듦에 따라 시판시장에서의 마루 시공비가 좀 더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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