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위기의 합판마루, 타개책은 무엇인가
[special report] 위기의 합판마루, 타개책은 무엇인가
  • 백선욱 기자
  • 승인 2014.06.30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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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합판마루, 타개책은 무엇인가
최근 회복세보이며 전망 긍정적… 키워드는 고강도, 차별화

 

취재 백선욱 기자 (theliving @ theliving.co.kr) 

 

 

국내 마루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합판마루가 몇 년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 특판 시장에 수요가 집중되어 있는 까닭에 건설경기 여파를 그대로 받았다. 다행히 리모델링 시장을 중심으로 시판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목질계 마루 전체 규모의 눈에 띄는 증감세는 없었다.

다만 강마루가 합판마루의 줄어든 물량만큼 더 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합판마루 시장의 규모는 약 350만평 수준으로, 몇 년 전에 비해 한참을 내려왔다. 합판마루 KS업체도 15곳으로 몇 년 동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합판마루가 회복세를 보이며 향후전망을 밝히고 있다. 강화마루, 강마루가 가지지 못한 표면질감의 우수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고, 업체들 역시 이를 겨냥한 프리미엄 제품들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력 시장인 아파트의 인허가, 준공물량이 올해 들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물론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소비자의 인식, 강도, 가격 등 전제조건이 따르지만,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이 합판마루 시장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만큼 그 행보가 기대되고 있다.

 

특판 시장 무너지며 하락세… KS업체 15개사로 축소
합판마루가 어느덧 300만평대의 규모로 떨어져버렸다. 타 바닥재의 도전 속에서도 아파트 시장을 꽉 잡고 있던 합판마루였지만, 건설경기 악화로 특판 시장이 무너지면서 이와 함께 하락세가 거듭되었다. 여기에 강마루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특판 시장은 ‘합판마루’, 시판 시장은 ‘강화 마루’라는 공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1군 건설사 및 LH·SH공사에서도 합판마루 대신 강마루를 채택하는 경우가 전년대비 더 잦았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표적인 마루 생산업체들의 매출 비중을 체크해본 결과, 다세대 주택, 오피스텔 등 소규모 공사에서는 이미 2~3년 전부터 강마루가 합판마루를 넘어섰다.


한 업체 관계자는 “특판 시장이 축소됨과 동시에 강마루가 내구성 등 장점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면서 합판마루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며 “자사의 경우 지난해 특판 시장에 납품한 강마루의 비중이 전체 마루재의 40%가량으로, 합판마루(약 50%)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에 많은 합판마루 업체들이 강마루 등 타 목질계 마루의 비중을 조금씩 높이며 시장상황에 대처했지만, 그렇지 못한 업체들은 시장에서 이탈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KS업체 증감으로도 나타났다. 2014년 6월 기준, 천연 무늬목 치장 마루판 KSF3111을 보유한 업체는 성창기업, 구정마루, 이건산업, 풍산마루, 예건, 윈앤윈우드, 동양목재건업 주식회사, 대도마루(다해에프앤씨), 아오야마목재산업, 에이치비 한별산업, 천진승승목업유한공사, 우드원, 엠케티우드, 영림목재, 간석목재산업 등 15개사로, 인증 업체가 20개가 넘어가던 2~3년 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모습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인지도가 높던 업체들도 몇몇 무너졌을 만큼, 최근 몇 년간 합판마루 시장의 어려움은 지속되어 왔다”며 “반면, 강화마루•강마루 인증인 KSF3126 획득 업체는 5년 전만에도 10개 남짓이었지만, 강마루의 강세로 인해 현재 인증 업체는 31개사나 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합판마루의 주재료인 합판가격도 요동을 치고 있다. 덤핑방지관세에 의한 여파다. 지난해 하반기 무역위원회는 중국산 합판에 대해 ‘덤핑물품의 수입이 국내산업의 실질적 피해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판단, 당해물품에 대해 3년간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했다. 이로 인해 국내 합판가격이 장당 1000원 이상 상승하는 등 한동안 오름세를 탔고, 이는 고스란히 생산업체의 원가상승으로 이어졌다.


이에 더해 2011년도부터 3년간 지속되어 오던 말레이시아산 합판에 대한 덤핑방지관세도 연장되었다. 무역위원회는 지난 5월 22일 제328차 회의를 개최하고, 선창산업 등 3개사가 요청한 ‘말레이시아산 합판’의 덤핑방지관세부과 연장 건에 대해 앞으로 3년간 덤핑방지관세 부과를 연장하기로 최종 판정했다. 업체별 덤핑방지관세율은 신양, 포레스컴, 신양빈툴루, 제드티 8.06%, 수부르 티아사 3.17%, 자야 티아사 3.08%, 화센 3.24%, 사노라 38.10% 등이며 그 밖의 공급자는 8.76%로 업체별 차등 적용된다.


이번 조치로 수입량 1, 2위 국가에 모두 제재조치가 가해지면서 20%대 초반까지 밀린 국산 합판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합판을 구매해 사용해야하는 대부분의 합판마루 생산업체에게는 이 역시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내에서 합판을 생산하는 업체는 성창기업, 이건산업, 신광산업, 선창산업, 동일산업 등 5개사고, 이 중 합판마루 생산업체는 성창기업과 이건산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세 조정이 국내산업의 발전과 이득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합판을 구매해 제품을 제작하는 업체들 입장에서는 이 같은 결정이 원자재 가격의 무분별한 상승을 불러와 오히려 시장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표면질감 등 장점 재조명, 아파트 시장도 회복 기미
지난달 인테리어점을 대상으로 실시한 본지 자체설문조사에서, 향후(1~3년 뒤) 주거용 바닥재 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바닥재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340명의 응답자 중 단 한명도 합판마루를 선택하지 않았다. 현재 시판 시장에서 합판마루의 입지가 타 마루재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 치더라도, 다소 충격적인 결과였다.
하지만 마루 생산업체들은 인테리어점과 의견이 달랐다. 많은 마루 생산업체 관계자들은 향후 몇 년 안에 합판마루가 특판과 시판, 모든 시장에서 강자로 우뚝 올라설 것이라 내다봤다. 대부분의 마루업체들이 한 품목에 치우치지 않고, 합판마루, 강마루, 원목마루 등 다양한 제품군을 취급한다는 점에서 의견에 신빙성이 더해진다.
합판마루의 독보적인 차이점 중 하나는 표면 질감이다. 강마루, 강화마루의 표면재인 멜라닌 수지(HPM, LPM)는 내긁힘성, 내마모성 등 내구성은 뛰어나지만, 무늬목의 질감에는 한참을 못 미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물론 일반 소비자들의 육안으로 품목을 구별하기에는 다소 어려울 수 있으나 밟았을 때 느낌은 어렵지 않게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여기에 강화마루, 강마루와는 달리 합판마루는 일반 제품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제품도 시중에서 다수 유통되고 있다. 이는 현재 합판마루가 강마루와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음에도 고급제품으로 분류되고 있는 이유다.


합판마루와 강마루를 모두 생산•유통하는 몇몇 대표업체들의 품목•지역별 제품 판매 자료를 검토해본 결과, 수도권에서는 시판 시장에서도 합판마루가 강마루와 비슷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었고, 특히 소득수준이 높은 강남, 목동 등 지역에서는 합판마루의 수요가 월등히 높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자사의 올 상반기 매출현황을 살펴보면, 전년대비 일반 합판마루는 보합세, 차별화된 패턴•디자인의 프리미엄 합판마루는 2배 이상의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며 “어려운 시장 여건 속에서도 합판마루 신제품이 시장에 꾸준히 출시되고, 표면질감과 고급스러움 등 합판마루만의 장점이 다시금 부각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이 합판마루로 돌아서는 모습이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합판마루의 주요 무대가 특판 시장인 만큼, 지난해 다소 침체되었던 아파트 시장이 올해 들어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 역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주택건설실적은 전년대비 인허가, 착공 물량이 크게 감소되었다. 지난해 4.1대책의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주택공급 물량이 크게 조정되어, 인허가 물량은 전년(58만7천호)대비 25.0% 감소한 44만호를 기록했고, 특히 수도권에서는 전년(26만9천호)대비 28.5% 감소한 19만3천호가 인허가 되어, 지방보다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또한 착공 물량은 지난해 42만9천호로 전년(48만1천호)대비 10.8%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반기 내내 인허가 물량이 전년 동기대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 1월 아파트 인허가 실적은 전년 같은 달보다 2.2% 증가했고, 지난 2월 아파트 인허가 실적은 1만8825가구로 전년 동월대비 45.9% 상승했다. 지난 3월 역시 아파트 인허가는 2만4343가구로 전년 동월대비 39.4% 늘었고, 4월 아파트 인허가 실적은 2만5484가구로 전년 동월대비 76.1%로 크게 증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택 인허가 실적은 향후 건설경기를 가늠하는 선행지표인 만큼, 특판 시장의 향후전망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이에 더해 올 상반기 특판 납품 합판마루의 가격이 업계 전반적으로 3~5% 상승되는 등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밝혔다.

 

고강도, 차별화된 디자인•기능성 제품으로 시장 공략
물론 최근의 분위기만으로 향후 시장에서 합판마루가 높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 단언할 수는 없다. 다만 다수의 업체들이 합판마루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점치고,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시장 활성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공략 포인트도 확실히 잡은 모습이다. 먼저 최근 시장에는 합판마루의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표면강도를 강화한 제품이 다수 출시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구정마루의 ‘가우디파크’가 손꼽힌다. 이 제품은 나노 고강도 복합체 표면코팅 기술이 적용된 마루로써 내마모성 테스트 결과 6000사이클(강화마루•강마루 KS기준 3000사이클)을 넘겼으며, 내긁힘성 측면에서도 기존 합판마루의 몇 배 이상 강화된 5N(강화마루•강마루 KS기준 3N)으로 초고강도를 인정받았다. 아울러 초고강도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천연 마루색의 변형이 거의 없다는 점도 큰 특징이다.


또한 리우디자인의 T2 Series, R Series 등 마루 역시 고강도 코팅을 적용해 KS시험 기준 내마모성 8000사이클을 넘기는 제품으로 강화마루 못지않은 내구성을 자랑한다.
다해에프엔씨(구 대도마루)가 선보이고 있는 천연 고강도마루 ‘강안채’는 W.P.O(Wooden Polymer Overlay)공법을 적용, 일반 UV코팅대비 표면강도가 2배 이상 높은 제품이다. 내모마성이 뛰어남은 물론, 내긁힘성은 6N 수준으로 표면강도 측면에서 현존하는 강마루•강화마루와 비교해 손색이 없고, 표면의 Clean-V처리로 내오염성까지 인정받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특수공법이 적용된 고강도 합판마루가 보편화되고 가격경쟁력까지 갖춘다면 시장분위기는 합판마루로 크게 기울 것”이라며 “반대로 표면강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합판마루는 향후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강마루, 강화마루와 차별화된 프리미엄 제품 전략을 내세운 시장 공략도 눈에 띈다.
특히 구정마루가 선보이고 있는 ‘프라하 브러쉬 골드’는 기존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패턴시공이 가능한 브러쉬드(brushed) 천연온돌마루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제품은 고급스러운 헤링본 스타일의 W패턴, H-type, Stripe 등 다양한 패턴시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차별성을 가지며, 풍부한 자연색감의 멀티칼라 코팅, 자연스러운 촉감도 특징이다.


이건산업 역시 프리미엄 마루 ‘제나 텍스처’를 통해 시장공략이 한창이다. 이 제품은 실제 나무 무늬 결을 살리는 공법을 적용, 자연 그대로의 촉감을 느낄 수 있을 만큼 표면질감이 돋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올해 4종을 새롭게 추가해 총 9가지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또한 리우디자인의 천연마루 시리즈는 나뭇결 새김공법으로 자연 질감을 재현한데 더해, 가장자리 면에 UV Coating을 적용해 조립부 오염, 수분침투를 최소화하고, Anti-Bacteria Coating으로 세균, 곰팡이, 진드기 발생을 억제하는 등 기능성까지 뛰어나 호평을 자아내고 있다. 아울러 윈앤윈우드(3W)도 황토, 숯, 맥반석 분말 등을 첨가해 원적외선•음이온 방출, 항균, 항곰팡이 등 기능성을 향상시킨 프리미엄 제품 ‘로얄바이오마루’를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합판마루가 시장 전반적으로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아직까지 시장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디자인•기능성이 뛰어난 제품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단기적인 현상이라 생각지 않으며, 특히 향후 시판 시장에서는 제품의 차별화가 주요 공략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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