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펫펨족(pet+family)이 급증하면서 집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기 편리한 ‘펫테리어’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펫테리어는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로,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를 위한 공간 디자인을 뜻하는 용어다.
이러한 흐름에 인테리어 업체들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크게 늘고 있는 만큼,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펫테리어 제품을 지속해서 개발·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끄럼 방지 기능으로 안전성을 높인 바닥재, 안티 스크래치 기능이 있는 벽지, 유해성을 크게 줄이고 오염물 제거가 용이한 페인트, 반려동물 전용 도어가 있는 실내 도어 등이다.
여기에, 제품의 신뢰도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사 제품에 반려동물제품으로서의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반려동물제품인증(PS인증)을 획득하는 업체도 증가 추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는 600만 가구가 넘으며, 반려인은 1500만명에 달한다”며 “인테리어 업체들이 펫테리어 시장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고, 실제 시장 선점을 위한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하다”고 밝혔다.
반려동물의 안전을 고려한 ‘시트 바닥재’, ‘마루’ 눈길
펫테리어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아이템 중 하나가 기능성 바닥재다. 일상생활에서 접촉이 잦고, 안전성과 위생성 측면에서 바닥재의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일반 바닥재는 반려동물에게 미끄럽다. 미끄러운 바닥재는 반려동물의 관절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구체적으로, 슬개골 탈구, 관절염 등 관절질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디스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해줄 수 있는 대표적인 제품이 안티슬립(Anti-slip) 기능을 적용한 ‘기능성 시트 바닥재’(륨, 장판)다. 특수 표면처리 기술을 통해 미끄럼 저항성을 높인 시트 바닥재의 미끄럼방지 성능은 일반 마루 대비 1.2배~1.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편안한 보행이 가능하고, 미끄럼 저항성이 높은 만큼 반려동물의 슬개골 탈구, 관절염의 위험성도 낮출 수 있다.
또한, 기능성 시트 바닥재는 고탄력 쿠션층이 있어 반려동물이 점프나 착지 시 발과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해주는 효과가 있다. 아울러 제품 특성상 틈새가 적어 용변 등 이물질이 잘 스며들지 않아 관리도 쉽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LX하우시스 ‘엑스컴포트’, 현대L&C ‘아티움’, KCC글라스 홈씨씨 인테리어 ‘숲 도담’ 등이 있다.
반려동물 가정에 적합한 반려동물 친화 마루도 선보여지고 있다. 마루 역시, 반려동물 안전을 위한 적정 범위의 안티슬립 기술을 적용해 반려동물의 관절 건강을 지켜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구체적으로, CSR-D(Coefficient of Slip Resistance-Dog, 반려견 기준 미끄럼 저항 계수) 값이 높을수록 미끄럼 저항이 높아 미끄럼 위험을 줄일 수 있는데, 반려동물 친화 마루는 보통 CSR-D 값이 0.4~0.5 수준이다. 일반 마루의 평균 수치는 0.3 내외다. 또한, 반려동물의 안전을 위해 유해물질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을 갖춘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한솔홈데코 ‘한솔펫마루’, LX하우시스 ‘에디톤 마루’, 동화기업 ‘진 그란데’ 등이 있다.
반려동물제품인증 ‘PS인증’ 관심 증가
반려동물 친화 제품으로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반려동물제품인증(PS인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PS인증(Pet Product Safety Certification)은 한국애견협회와 국가 공인시험기관 KOTITI시험연구원에서 제품 품질을 검사하고 지정한 안전기준을 통과한 반려동물 제품에 대해 우수성을 인정해주는 품질인증 제도다.
인테리어 업체들은 특히, 자사 바닥재 제품에 PS인증을 적극 획득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제품의 안전성을 어필하고 펫테리어 제품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내스크래치성 뛰어난 펫벽지, 기능성 친환경 페인트 부각
펫테리어 시장을 겨냥한 벽지, 페인트 등 벽 마감재 제품들도 출시되고 있다. 특히, 벽지 훼손 염려를 덜어주는 펫벽지 상품들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반려동물 가정에서는 반려동물의 놀이나 스트레스, 습성으로 인해 벽지가 긁히고 뜯기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펫벽지의 가장 큰 특징은 강화된 표면처리로 인한 뛰어난 내스크래치성과 내구성으로 벽지 훼손을 최소화한다는 점이다. 실제, 주요 브랜드들의 펫벽지는 공인시험기관에서 진행하는 내마모성 시험에서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 또한, 위생성을 고려한 내오염성 기능까지 갖춰 유지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LX하우시스 ‘디아망-위드펫’, 현대L&C ‘펫월’(PS인증 제품), 한솔홈데코 ‘한솔 이지셀프’(PS인증 제품) 등이 있다.
반려동물 가정에 적합한 페인트 제품도 눈길을 끌고 있다.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얇은 피부를 가지고 있어 유해물질에 민감하고, 후각도 예민하다. 때문에, 반려동물 가정에서 벽 마감재로 페인트 사용 시 제품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KCC, 삼화페인트, 노루페인트 등 업체들은 이러한 니즈를 반영해, 냄새 자극을 줄이고, VOC(휘발성 유기화합물)를 획기적으로 줄인 친환경 페인트를 앞세워 펫테리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에 더해, 스크래치와 마모 등 물리적 충격에 강한 페인트, 소변 냄새를 줄여주는 암모니아 소취 기능 페인트, 오염물을 쉽게 제거할 수 있는 페인트 등 기능성 제품을 선보이며 펫테리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삼화페인트의 경우, 아이럭스 듀로엑스 등 자사 제품에 반려동물제품인증인 PS인증을 획득해 신뢰성을 높였고, 노루페인트는 최근, 팬톤 에어프레쉬, 순&수 올커버 등 기능성 페인트 제품 4종에 대해, IGSC(국제지속가능인증원)로부터 반려동물 제품(PET Goods) 인증을 획득했다.
반려동물을 위한 인테리어 잇템 ‘펫도어’, ‘중문’
반려동물을 위한 실내 도어 제품도 펫테리어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이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도록 돕는 ‘펫도어’에 대한 관심이 크다.
펫도어는 실내 도어 하단에 반려동물이 드나들 수 있는 조그마한 도어를 추가로 설계한 제품이다. 문을 닫아두어도 반려동물이 집 안 곳곳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실수로 도어를 닫아 반려동물이 방안에 갇히는 일도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분리불안을 겪는 반려동물에게 큰 도움이 된다.
예림, 우딘HAUS, 영림 등 업체들이 선보이고 있는 펫도어 제품들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반려동물을 위한 작은 전용 도어의 오픈 방식을 스윙형, 폴딩형 등 반려동물의 습성에 맞게 선택할 수 있고, 전용 도어 부분의 다양한 디자인과 컬러로 포인트를 줄 수도 있다.
현관 중문 역시 반려동물 가정에서 필수 아이템으로 부각되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서 가장 주의해야 하는 요소가 소음이다. 사람들의 발소리, 배달, 택배 등으로 인한 소리는 반려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반려견의 경우 짖을 수도 있다. 소음 저감 효과가 있는 중문은 이러한 문제에 있어 효과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다. 또한, 반대로 반려견이 짖는 소리 등 소음이 새어나가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고, 현관문을 열었을 때 반려동물이 갑작스럽게 뛰쳐나가는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한 인테리어 업체 관계자는 “현관 중문은 소음 저감, 뛰쳐나가는 사고 예방 등 실용성이 높아 반려동물 가정에서는 필수적으로 설치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