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속에서도, 인테리어·가구 업계의 올해 1분기 실적이 개선되어 눈길을 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각 기업의 IR 보고서를 통해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LX하우시스, 현대L&C, KCC글라스, KCC, 한샘, 현대리바트, 신세계까사 등 주요 업체들의 2024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다.
지난해 실적 악화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원가 개선, 제품 고급화 등 전략이 주효한 결과다. 또한, 최근 주택 거래량 회복세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13만934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했다. 특히, 인테리어·가구 수요가 높은 아파트 거래량이 10만567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했다.
LX하우시스, 현대L&C, KCC글라스 등 주요 업체 실적 개선
LX하우시스는 올해 1분기 매출 8495억원, 영업이익 32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101.1%가 증가한 실적이다.
LX하우시스는 1분기 실적과 관련해, 매출은 건설·부동산 등 전방시장 침체 속에서도 창호·단열재·산업용필름 등 주요 제품의 판매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매출 증가에 따른 영향과 함께 PVC 등 원재료가 하락, 원가 개선 활동 등에 힘입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당 PVC 가격은 2022년 1627원에서 지난해 1212원으로 안정화되었고, 올 1분기에는 1143원으로 더욱 낮아졌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2분기에는 해외시장 공략을 통한 국내시장 침체 극복 노력을 지속하고, ‘뷰프레임’ 창호·SMR PVC 가구용필름 등 차별화 신제품 판매 증대에 주력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동시에 글로벌 정세 불안에 따른 복합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위기대응 경영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현대L&C는 1분기 매출 2645억원, 영업이익 8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에서 흑자 전환하며 호실적을 냈다. 특히, 고급화 전략과 글로벌 시장 확대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창호, 인조대리석 등 프리미엄 라인을 강화하며 고급 인테리어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했고, PVC, MMA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의 안정화가 실적 개선 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L&C는 엔지니어드 스톤 ‘오피모 컬렉션’ 등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KCC글라스는 1분기 매출은 38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늘었다. KCC글라스는 실적 관련, 유리, 인테리어, 유통 부문의 판매량이 늘어 매출이 증가했고, 원·부자재 가격 및 연료비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되었다고 설명했다. KCC글라스는 인테리어 전문 브랜드 홈씨씨 인테리어를 앞세워 국내외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실적 및 수익성 개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실제, KCC글라스는 엔지니어드 스톤 ‘센스톤 쿼츠’, LVT 바닥재 ‘센스타일 프로’ 등 프리미엄 제품군을 선보이며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KCC는 올 1분기 매출 1조5884억원, 영업이익 106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영업이익은 41%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대부분은 건자재와 도료사업에서 나왔다. 건자재 매출은 26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6.9% 증가한 444억원을 기록했다. 도료 부문은 매출 4191억원과 영업이익 546억원으로 각각 20.8%, 160.6% 증가했다. 반면, 실리콘 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 KCC는 고기능성 제품 라인업 강화, 프리미엄 시장 및 개보수 시장 공략, 해외 시장 유통망 구축, 기술경쟁력 확대 등 전략을 통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가구 빅3’ 나란히 흑자전환, 현대리바트 첫 가구 1위
가구 업계도 실적 개선에 청신호를 밝혔다. 흑자전환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올해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한샘과 현대리바트, 신세계까사 등 국내 대표 가구 업체 3곳 모두가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세를 보이며, 업계가 침체기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모양새다. 시장 회복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주택 매매거래량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각변동도 관측되었다. 현대리바트가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0%가 넘는 매출 증가를 기록하면서, 가구 업계 부동의 1위였던 한샘을 뛰어넘었다. 현대리바트가 분기 매출 기준 가구 업계 1위를 기록한 것은 창립 이후 처음이다.
현대리바트는 올해 1분기 매출 504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6.3% 증가한 수치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영업이익은 68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특히, 빌트인, 오피스, 선박 등에 가구를 공급하는 B2B가구 부문의 매출 확대가 주효했다. B2B가구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5% 증가한 1898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빌트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4.4%나 늘었다. B2C가구 부문도 실적이 개선되었다. B2C가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825억원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는 가정용 가구의 매출은 6.1%, 집테리어(주방, 바스, 건자재) 매출은 7.9% 증가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주택 매매거래량의 점진적 회복과 빌트인 가구 납품 증가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고 밝혔다.
한샘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약 130억원을 기록, 4분기 연속 흑자로 본격적인 실적 반등에 돌입했다. 한샘은 1분기 매출 4859억원, 영업이익 1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구체적으로, 리모델링 수요 감소, 포트폴리오 재편 등 이유로 리하우스 및 홈퍼니싱 매출은 소폭 감소했으나, B2B 매출이 증가하며 전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한샘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한 영업 전략 및 구매원가 절감, 판매관리비 운영 효율화로 영업이익을 개선했다”며 “주택시장 침체, 고금리 등 비우호적 시장 환경 속에서도 핵심상품 중심의 사업 내실 강화에 집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까사도 올해 1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신세계까사의 올 1분기 매출액은 6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전년 88억원 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신세계까사가 흑자를 기록한 건 2022년 1분기 이후 2년 만이다.
부동산 거래 증가로 가구 수요가 늘어나고, 마진율 개선과 판관비 절감 활동 등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수면 전문 브랜드 ‘마테라소’와 베스트셀러 상품인 ‘캄포’ 시리즈의 성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며, 전문성 및 차별성을 갖춘 매장 오픈 등 전략도 주효했다. 신세계까사는 고유 브랜드 구축, 오프라인 접점 확대 등 전략을 통해 시장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