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 기업승계 제도 개선 등 적극 추진’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 기업승계 제도 개선 등 적극 추진’
  • 차차웅 기자
  • 승인 2022.11.2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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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 김기문 회장

지난 1962년 설립된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가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이했다. 1966중소기업기본법제정 당시 24000여개에 불과하던 중소기업은 현재 700만개에 육박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 가운데 99.9%를 차지한다. 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며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적지 않은 게 현실. 본지는 중소기업의 경영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기중앙회 김기문 회장에게 중소기업 현안과 위기 극복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현재 국내 중소기업은 복합경제위기(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인력난)를 겪으며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하고 있다. 극복방안은 무엇인가?

A. 복합경제위기는 전 세계적 현상으로 개별 중소기업이 대응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국가 차원의 경제구조 개선과 정책지원으로 중소기업의 위기 대응력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 중기중앙회는 최근 제주 리더스포럼에서 4대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첫째는 원자재 가격상승 및 공급망 위기대응이다. 납품단가 연동제의 조속한 법제화와 더불어 정부의 원자재 비축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금융비용 부담 완화 및 부채 연착륙 방안 마련이다. 귀책사유 없는 중소기업의 대출만기를 연장하고,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로는 고용·노동정책 대전환을 제안했다. 52시간제를 유연화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역시 보완해야 한다는 취지다. 마지막으로는 중소기업 혁신성장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활한 기업승계를 위한 세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스마트공장 등의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견해다.

 

Q. 납품단가 연동제 시범사업이 실시 중이다. 향후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A. 정부(중기부·공정위)가 현재 납품단가 연동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공정위와 공동으로 납품대금 연동 특별약정서와 가이드북을 제정해 배포했으며, 지난 914일 참여기업 협약식도 개최했다. 대기업 29개 포함 총 335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참여기업에게는 정부표창, 동반성장지수 가점 부여, 실태조사 면제 등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이러한 시범운영도 의미있는 성과이기는 하지만 민간자율이라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조속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연동기준, 대상 원자재 등을 계약서에 작성하도록 법률로 강제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론동향도 이와 다르지 않다. 중소기업의 67%가 납품단가 반영을 위해 연동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55%는 법제화를 통해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반 국민들 역시 95.4%가 연동제 도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88.7%는 최소한의 요건들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발맞춰 국회는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를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 ·야 모두 관련 법률 개정안을 발의(상생협력법, 하도급법)했으며, 당의 최우선 정책과제로 선정하기도 했다. 국회 민생특위 구성을 통해 법률안이 조속 처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전경
중소기업중앙회 전경

 

Q. 기업승계 제도가 이번 정부 들어서 대폭 개선되었다. 추가적으로 보완할 부분과 과제가 있다면?

A. 중소기업 CEO 고령화로 기업승계 제도개선이 최대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70세가 넘은 CEO2만명이 넘는 등 기업승계는 더 미룰 수 없는 문제이다. 현재 가업상속공제, 증여세 과세특례 등의 제도가 있지만 실효성 떨어져 세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따라 최근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2022 세재개편안은 업계 숙원이던 기업승계 관련 사항을 적극 수용해 현장 기대가 큰 상황이다.

다만, 실효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일부 보완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탄소 중립 등 시대 흐름에 맞게 기업이 자유롭게 경영하고 혁신할 수 있도록 업종제한을 폐지해야 하며, 증여세 과세특례의 경우 한도를 1000억으로 상향했으나 연부연납 기간은 기존과 동일하게 5년이기 때문에 제도개선 효과가 제한되고 있다는 점도 개선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가장 지키기 어려운 요건인 고용요건 또한 5년 평균 90%에서 80% 수준으로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

혁신하고 도전하는 기업문화 조성 및 투자 활성화 위해 이와 같은 획기적 제도개선이 시급하며, 국회가 함께 나서 주길 희망하고 있다.

 

Q. 현 정부 경제정책이 대기업에 치우쳤다는 지적도 있다. 중기중앙회의 대응 방향은?

A. 윤석열 정부가 친 기업정책을 내세우면서 규제·형벌 완화를 거듭 강조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정책을 보면 대기업 중심인 것도 사실이다. 법인세 등 각종 세제완화에 따른 감세 폭은 대기업일수록 크며, 특히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등 주요 이슈를 국민제안으로 다루며 경제주체 간 갈등도 야기하고 있다. 또한, 산업부 장관, 공정위원장 등 정부 각료가 대기업에 치우친 관점을 가진 것도 우려된다.

때문에 중소기업인들이 현 정부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친 기업정책의 중심을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둬야 한다고 본다. 대기업은 정부가 도와주지 않아도 성장할 수 있지만, 사업체 수의 99%, 고용의 81%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은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규제문제의 90%는 중소기업 관련으로, 현 정부가 중소기업 규제개혁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주는 것은 바람직하다. 정부가 이러한 부분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긍정적인 성과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인대회
중소기업인 대회

 

Q. 급격한 환율 상승에 따른 중소기업계 영항과 리스크 대응 방안은?

A.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불안은 환율관리에 취약한 중소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환율 상승에 따라 일부 제약은 존재하나, 원화 약세로 인한 수출 중소기업 채산성 개선 및 가격 경쟁력 제고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화장품 등 K-뷰티 제품은 환율 상승으로 오히려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만큼 시장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중기중앙회가 실시한 ‘2022년 하반기 중소기업 수출전망 및 수출입 중소기업 물류애로실태조사에 따르면, 환율 급등으로 이익이 발생했거나 영향이 없는 기업이 69.5%(이익발생 19.1%+영향없음 50.4%)로 피해발생 기업(30.5%)을 크게 상회한다.

그러나 ‘3(고환율, 고물가, 고금리)’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기업과 정부, 여야 정치권의 적극적 협력이 필요하다. 내수 위주 중소기업은 해외시장 개척에 과감하게 나서고, 통화가치 하락폭이 큰 신흥국보다 미국 등 선진국의 고급 소비재 시장 공략이 가능토록 비가격 경쟁요소인 디자인, 품질, 마케팅 지원이 전개되어야 한다.

또한, 신속한 규제개혁을 통한 기업 투자 확대, 중소기업 수출 활성화를 위한 해외전시회 참가 및 물류비 지원 등의 확대가 필요하며 동시에 환리스크 대응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수입원자재로 중간재를 생산해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원가부담 절감을 위해 납품단가 연동제를 조속히 법제화해야 한다.

 

Q. 중기중앙회장으로서 그간 느낀 소회와 강조하고 싶은 성과가 있다면?

A. 중앙회장 재임 11년 동안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일하는 중앙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소상공인 사회안전망 정착을 위해 노란우산을 출범했으며, 중소기업 판로지원에 앞장서겠다는 취지로 홈앤쇼핑을 론칭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공정한 기업생태계 정착을 위해 경제3(거래불공정시장불균형제도불합리)’의 사회 이슈화를 전개했다.

향후에도 중기중앙회는 궁극적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공정한 경제생태계 구축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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