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으로 확대되는 ‘인테리어·가구 전시장’
전략적으로 확대되는 ‘인테리어·가구 전시장’
  • 백선욱 기자
  • 승인 2022.11.1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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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형 공간 강화, 백화점 입점 확대, 이색매장 조성
리바트토탈 수원(사진: 현대리바트)
리바트토탈 수원(사진: 현대리바트)

인테리어·가구 업계가 전략적으로 전시장을 확대하고 나가고 있어 이목을 끈다. 코로나19로 언택트 시대가 도래했지만, 업계 선도 기업들의 최근 1~2년 행보를 보면, 이전보다 더욱 공격적으로 전시장(쇼룸) 론칭 및 리뉴얼에 투자하고 있다. 그리고 단순히 전시장을 확대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전에 인테리어 전시장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백화점으로 유통경로를 넓히고, 체험형 공간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방향으로 전시장 운영에 나서고 있다. 또한 MZ세대를 겨냥해 전시장을 복합 문화공간이나 카페 등으로 조성한 이색매장도 선보이고 있다.

 


전시장에 아파트를 옮겨 놓다체험형 인테리어·가구 전시장 확대


LX Z:IN 인테리어 지인스퀘어 타임테라스
LX Z:IN 인테리어 지인스퀘어 타임테라스(사진: LX하우시스)
KCC글라스 홈씨씨 인테리어 인천점 모델하우스형 체험관(사진: KCC글라스)
KCC글라스 홈씨씨 인테리어 인천점 모델하우스형 체험관(사진: KCC글라스)

인테리어·가구 업계는 최근 1~2년 새 공격적으로 전시장을 오픈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테리어 시장이 크게 활성화되었고, 많은 전시장 확보가 수요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에서다. 그리고 업계가 특히 집중한 것이 체험형 전시장의 확충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이 변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인테리어 업체에게 의존하던 과거와 달리, 집을 꾸미는 데 있어 본인의 취향을 적극 반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온라인 이미지나 카탈로그, 샘플북이 아닌, 실제 자재가 적용된 공간에서의 생생한 체험을 원한다. 올 초, 본지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인테리어 계획 시, 실제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전시장이 있다면 방문할 의사가 있나요?’라는 질문에 응답자 대다수인 95.4%가 방문 의사가 있거나 고려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LX하우시스, 현대L&C, KCC글라스, 한샘, 현대리바트 등 주요 기업들은 거실, 욕실, 주방, 현관 등 실제 아파트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체험형 전시관을 마련해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적용된 인테리어 자재와 가구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상담부터 사후관리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역시 많은 체험형 전시장 오픈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LX하우시스는 올 상반기, 경기도 화성 동탄 신도시에 들어선 복합쇼핑몰 타임테라스에 대형 토탈 인테리어 전시장인 ‘LX Z:IN 인테리어 지인스퀘어 타임테라스를 오픈했다. ‘지인스퀘어 타임테라스는 주택 리모델링에 필요한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는 전용면적 774m²(234) 규모의 대형 전시장으로, 키친·바스·창호·바닥재·벽지·도어 등의 주요 제품이 적용된 모델하우스 콘셉트의 전시관부터 라이프스타일별 전시공간, 자재 라이브러리 등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실제 전시장 인근 동탄 지역 아파트 평면도를 그대로 적용한 103m²(31평형) 81m²(24평형)의 두 가지 모델하우스 공간은 보다 현실감 있는 인테리어로 인근 지역 방문 고객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현대L&C는 직영전시장 갤러리Q(Gallery Q)’를 운영하고 있다. 갤러리Q는 전시·세미나 및 판매 기능이 접목된 토털 인테리어 전시장으로, 바닥재, 벽지, 인테리어 시트, 주방가구, 창호 등 인테리어 자재 및 가구가 적용된 체험형 공간을 선보이고 있고, 상담부터 시공까지 한번에 가능한 원스톱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한 현대L&C는 인테리어·리모델링에 필요한 모든 상품을 제안하는 인테리어 제휴점 홈스타일Q’를 전국적으로 빠르게 늘려나가고 있다.

KCC글라스의 인테리어 전문 브랜드 홈씨씨 인테리어인천점과 울산점은 최근 모델하우스형 체험관을 새롭게 선보였다. 모델하우스형 체험관은 홈씨씨 인테리어의 맞춤형 시공 패키지인 토털 인테리어 패키지가 시공된 아파트를 재현한 인테리어 전시 공간으로, 각 매장 인근에 위치한 실제 아파트의 평면을 그대로 적용해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는 84(25평형), 110(33평형) 등 평형대별로 마련된 모델하우스형 체험관에서 거실, 침실, 욕실, 현관 등 공간별로 적용된 토털 인테리어 패키지를 직접 살펴볼 수 있으며 인테리어 전문가로부터 자세한 상담도 받을 수 있다.

현대리바트는 올 상반기, 리바트 집테리어의 플래그십 스토어인 리바트토탈 강남을 선보여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리바트토탈 강남 전시장은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총 4층 규모로, 침대·소파·식탁 등 총 800여 종의 가구와 도어·창호·벽지 등 인테리어 소재 500여 종이 전시되었다. 특히, 3층은 건자재 제품을 직접 보고 체험하며 선택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 콘셉트의 전시공간으로 구성되었고, 전용면적 기준 84아파트를 그대로 재현한 모델하우스형 쇼룸을 운영해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집을 구성하는 모든 가구와 주방, 중문, 창호, 마루 등 다양한 인테리어 제품, 그리고 모델하우스가 있는 리바트토탈 수원에도 많은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집객력 높은 백화점으로 판매 채널 확대


LX Z:IN 인테리어 지인스퀘어 롯데백화점 청량리(사진: LX하우시스)
LX Z:IN 인테리어 지인스퀘어 롯데백화점 청량리(사진: LX하우시스)
리바트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사진: 현대리바트)
리바트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사진: 현대리바트)

인테리어·가구 전시장이 백화점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행보다. 특히, 코로나 이전에는 백화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인테리어 전시장이 지금은 전국의 수많은 백화점에서 만나볼 수 있을 정도로 단기간에 빠르게 늘어났다. 이는 유통망을 확대하려는 인테리어·가구 기업들과 리빙 상품군을 강화하려는 백화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인테리어·가구 기업 입장에서는 높은 집객력을 보유하고 프리미엄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백화점 입점을 마다할 이유가 없고,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유통 업계는 인테리어, 가구 등 리빙 분야를 새 먹거리로 꼽고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에 오픈한 LX하우시스의 매장이다. LX하우시스는 지난해 7, 대구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 대형 토털 인테리어 전시장인 ‘LX Z:IN 인테리어 지인스퀘어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을 열었다. LX하우시스가 백화점에 전시장을 낸 것과 신세계가 백화점에 인테리어 전시장을 만든 것 모두 처음이다. 이후 LX하우시스는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 대전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 롯데백화점 구리점,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등에 이어, 최근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까지 다수의 백화점에 LX Z:IN 인테리어 지인스퀘어를 입점시키며 빠르게 백화점 매장을 늘려나가고 있다.

한샘은 롯데백화점과 손잡고 전국 백화점으로 유통망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샘은 지난해 처음으로 롯데백화점 부천중동점에 입점한 뒤, 수도권과 부산·경남, 호남 등 전국에 걸쳐 롯데백화점에 한샘리하우스, 한샘디자인파크 등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양사는 집 꾸미기에 대한 관심 증가로 리빙 분야가 유통 업계의 새로운 킬러 컨텐츠로 떠올랐고, 이에 따라 백화점도 리빙 컨텐츠를 전략상품군으로 대폭 확대해 나가며 협업에 나서게 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백화점은 그룹 계열사인 현대리바트와 협업해 백화점에 인테리어 전시장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현대백화점 미아점 8층에 토탈 인테리어 전시장 리바트 미아점을 오픈해 큰 주목을 받은 바 있고, 최근에도 현대백화점 천호점 9층에 리바트토탈 천호를 오픈하는 등 계속해서 전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올해 초 현대백화점이 인수한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도 현대백화점 입점 매장을 빠르게 늘려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MZ세대를 겨냥한 이색매장을 선보이다


까사미아 압구정점(사진: 신세계까사)
까사미아 압구정점(사진: 신세계까사)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사진: 시몬스)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사진: 시몬스)

MZ세대를 겨냥해 전시장을 복합 문화공간이나 카페 등으로 조성한 이색매장도 선보이고 있다. 제품 판매에 앞서 소비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또한 이러한 콘셉트의 매장은 특별한 이유 없이 편하게 드나들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구·인테리어 전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춰주며, 동시에 자연스럽게 가구를 체험하게 하고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최근 새롭게 선보인 까사미아 압구정점이 대표적이다. 신세계까사는 압구정 매장에 이탈리안 아파트콘셉트의 이색적인 쇼핑 공간을 오픈했다. 신세계까사는 슈퍼마켓, 꽃집, 잡화점 등이 1층에 자리한 이탈리아의 아파트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1층은 에스프레소 전문점으로, 지하 1층은 홈퍼니싱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으로 꾸몄다. 가구는 2층부터 본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 1층에도 전시된 가구들이 있지만,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뿐이다. 기존 가구 매장의 무게감보다는 이색적인 콘텐츠와 신선함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셀럽·전문가들과의 이벤트,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등 MZ세대가 특히 좋아할 만한 요소들도 갖췄다.

올해 가장 주목받았던 이색매장을 하나 꼽자면 단연, 시몬스가 운영하는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이다. 시몬스 매장이지만, 시몬스의 대표상품인 침대는 없다. 대신 레트로 감성을 담아낸 힙한 소품들이 식료품 콘셉트로 진열되어 있다. 우유팩 안에는 쌀이 들어 있고, 피자 포장 안에는 앞치마가 있다. 삼겹살은 수세미다. 당연하게도, 이곳에서 침대 매출은 없다. 대신 MZ세대에게 시몬스의 브랜드 인지도를 확장하는 데에는 확실히 성공했다. 이국적이고 독특한 분위기가 부각되며 인싸들의 성지로 입소문을 탔다. 올해 2월 오픈 이후, 개점 한 달 만에 누적 방문객 약 18000명을 기록했다. 오픈 1년이 가까워지는 지금도 여전히 인기다. 성공적인 이색매장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지난 7월 일룸이 진행한 팝업스토어 레이어드 일룸, 지난 10월 알로소가 오픈한 첫 팝업 전시회 ‘Inspired Lazybones’도 마찬가지로, 무게감을 내려놓고, 방문객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과 굿즈 등을 준비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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