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폭등 속 창호가격 영향은?
국제유가 폭등 속 창호가격 영향은?
  • 차차웅 기자
  • 승인 2022.04.2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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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낮은 수익성, 창호 판매가 인상압박 계속된다
국제 원자재가격 고공행진 ‘장기화 전망’
사진: 현대L&C
사진: 현대L&C

국제 원자재가격의 고공행진 속에 창호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수차례 가격인상을 진행하며 일정 부분 수익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전개했지만, 원자재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또 다시 깊은 고심에 빠지고 있는 모습이다.

 


국제유가 110달러 안팎, PVC가격 다시 상승세


우선, PVC창호의 주 원료인 PVC수지는 여전히 높은 가격이 책정되고 있다. 지난해 연중 급속한 상승추세를 보이다 연말쯤 상승세가 다소 주춤했었지만, 최근의 국제유가 흐름은 추가적인 원자재가격 폭등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지난해 연말 유종별로 배럴당 70달러대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이후 소폭의 상승세를 보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된 2월 말부터 급등해 3월 초에는 배럴당 130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3월말 기준으로도 배럴당 110달러 안팎을 유지하며, PVC를 비롯한 석유화학제품의 가격인상을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와 같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고유가 시기는 1차 고유가 시기(20084~ 8), 2차 고유가 시기(20112~ 20148)에 이은 사상 세 번째이며, 전문가들은 고유가 장기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의 가능성이 점증함에 따라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강화되면서 원유 수요는 높아질 것이라며 반면, 원유 추가 증산 가능성이 높지 않아 수급불균형에 따른 고유가 장기화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유의 대체재인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면서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인상 고심, 선택지가 많지 않다


국내 PVC수지 제조사인 LG화학이 최근 사업보고서를 통해 밝힌 지난해 평균 PVC 국제가격은 톤당 1561000원이다. 하지만 수급불균형이 더욱 극심했던 국내시장에서는 하반기 들어 톤당 180만원 심지어, 200만원을 넘나드는 가격이 책정되기도 했다. 가장 많은 창호물량을 소화하는 LX하우시스 역시 최근 사업보고서에서 지난해 PVC가격이 톤당 185만원이었다도 밝힌 바 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2019년과 2020년은 톤당 110만원대의 가격이 책정되었다,

지난해 배럴당 최대 90달러 안팎의 국제유가를 보였음을 감안하면, 100달러 이상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현재, 추가적인 원자재가격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견해가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연초 톤당 150~160만원대를 유지하며 안정세에 돌아서는가 싶던 PVC가격 상승은 이미 2월 말 시작되었으며, 현재 톤당 170만원대 수준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하반기 최고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불안정한 국제정세와 수급여건은 추가적인 PVC가격의 폭등을 예감케 하고 있다.

더구나 판유리를 비롯한 여타 자재가격 역시 사상 최고에 달하는 상승세를 보이면서, 결국 창호 판매가 인상 흐름이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여러차례 가격인상을 진행한 업체들이 대다수라 올해 상반기 추가적인 가격인상은 다소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PVC가격이 고착화된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원자재가격 추이를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창호 판매가 인상이 이어졌지만, 원자재가격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은 여전히 좋지 않았으며, 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상황은 대중소기업을 막론하고 마찬가지였다원자재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불가피하게 추가적인 가격인상이 업계 전방위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AL창호업계도 수익성 난항 타개책 골몰


뿐만 아니라 금속제창호의 주요 원재료인 알루미늄가격의 상승세 역시 만만치 않다. 중국의 생산제한,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물류난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 온 알루미늄가격은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가 2월 말 전쟁에 돌입하면서 추가적인 수급난에 직면했다. 3월 초 알루미늄의 LME 시세는 톤당 4000달러에 육박했으며, 상승세가 주춤해진 3월 말 기준으로도 톤당 3500달러 안팎의 가격을 보이며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알루미늄 창호업계는 지난해 소폭의 가격인상을 여러 차례 진행한데 이어 올해 역시 추가적인 가격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그 영향은 연간 4000~5000억원의 규모를 보이는 국내 금속제창 조달시장에도 미치고 있다. 알루미늄을 비롯한 각종 원자재와 생산비용이 폭등하면서 수익성이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에 대응해 ()한국알루미늄창협회는 조달청과 MAS 납품단가 단체 인상 협상을 진행하는 등 업계의 생존을 건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조달청은 기본 내규를 들며, 단체 협상 대상 불가 품목이라는 입장을 재차 고수했다. 협회는 국제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따른 알루미늄 시세 급등이 천재지변조항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단체 인상 요청을 다시 진행할 방침임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알루미늄창협회 관계자는 현재 계약되어있는 단가에서 최소 40~50%는 인상해야 원자재가 상승에 대응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의견을 충분히 취합하고 관련 데이터를 준비해 조달청과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수익아닌 생존의 영역으로


그동안 창호업계는 요동치는 원부자재가격과 각종 고정비 상승 속에서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가격인상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그럼에도 지난해에는 역대급 원자재가격 상승 속에 대중소기업을 막론하고 전방위적인 가격인상 추세가 이어지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형 PVC창호 업체들은 대체로 상반기와 하반기 2차례 가격인상을 진행했으며, 인상 폭을 최대한 억제했던 중소규모 브랜드들도 하반기 20~30% 선의 가격인상에 나섰다알루미늄 압출업계 역시 소폭의 가격조정을 여러 차례 실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가격인상 속에서도 각 업체들은 여전히 수익성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격인상 폭과 횟수가 사상 초유의 원자재가격 상승분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러한 상황은 통계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생산자물가지수(2015=100)에 따르면, 국내 PVC수지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초부터 급격한 상승을 보였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덮쳤던 202111148.6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는 2015PVC수지가격 대비 약 50% 가량 오른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플라스틱새시바 생산자물가지수는 여기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큰 폭의 PVC수지 가격인상 속에서도 플라스틱새시바의 지난해 상반기 생산자물가지수 최대치는 107.9(4)이었으며, 큰 폭의 가격인상이 진행된 11월에도 132.6에 그쳤다. 2년 전인 지난 20201월 대비 PVC수지 물가는 약 54% 올랐지만, 플라스틱새시바는 그 절반 수준인 약 25% 상승한 것이다.

때문에 물건을 만들어 팔고도 남는 게 없다는 목소리가 업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며, 심지어 원자재가격 상승분을 조금이라도 반영하기 위해 납품 계약을 여러 차례로 나누어 체결하려는 움직임까지 전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 합리적인 가격책정은 이제 수익이 아닌 생존의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원자재가 상승 추세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공과 민간을 막론하고 시장가격의 전면적인 재편이 필요해 보인다과도한 수익을 추구하겠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 역시 상당부분 이를 흡수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출처 : 월간 WINDOOR(http://www.windo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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