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마루’ 연 규모 650만평, 전년比 11% 감소
‘강마루’ 연 규모 650만평, 전년比 11% 감소
  • 백선욱 기자
  • 승인 2022.07.2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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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판 제품 수요 하락세, 섬유판 제품 점유율 상승세
동화기업 나투스진 그란데
동화기업 나투스진 그란데

올해 건설·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강마루(합판, 섬유판) 시장의 규모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인테리어 열풍이 불며 활기를 띠었던 지난해 시장과 상반된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주요 기업들의 유통 물량을 검토한 결과, 2022년 전체 강마루 시장의 연 규모는 650만평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730만평 대비 11% 준 수치다. 특히, 합판 강마루의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시판 물량이 줄어든 이유가 크다. 반면, 섬유판 강마루는 시판과 특판 시장에서 합판 강마루의 파이를 일부 가져오며 시장 대비 나쁘지 않은 실적을 기록했다.

 


합판 강마루 규모 450만평, 전년 대비 15% 하락


노바 블랙라벨
노바 블랙라벨

올해 합판 강마루 시장의 규모는 전년과 비교해 확연히 줄었다. 다수 업체의 유통 물량을 조사한 결과, 2022년 합판 강마루 규모는 450만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물량을 토대로 산술적으로 계산한 수치다. 530만평을 기록한 지난해와 비교하면 15%가량 하락한 규모다. 시판 시장과 아파트·주상복합 등 특판 시장 모두 수요가 감소했다.

특히, 시판 시장이 부진했다. 낮은 가격 정책으로 선방한 업체도 있었지만, 2분기에 전체 수요가 크게 줄면서,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유통 물량이 감소한 업체가 다수다. 많게는 40% 이상 물량이 준 곳도 있었다.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의 활성화로 많은 업체가 높은 시판 매출을 기록했던 지난해와 상반된 모습이다.

무엇보다, 주택 매매거래량 급감이 시판 물량 감소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주택 거래가 둔화되면 인테리어·리모델링 수요도 당연히 줄어든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1~5월 누계 주택 매매거래량은 259956건으로 전년 동기(47401) 대비 44.7% 감소, 5년 평균(388809) 대비 33.1% 감소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금리 인상, DSR 규제에 현재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까지 더해져 하반기 주택 매매시장도 부정적이다라며 이에 하반기 시판 시장에서도 마루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상태다라고 말했다.

무섭게 오른 인테리어 비용도 시판 물량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과거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인테리어 비용은 평당 100만원. 실제, 2~3년 전에는 일반형 제품 위주로 진행하면 충분히 가능한 금액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인플레이션, 전쟁 등으로 자재비와 인건비가 급등하면서, 현재는 새시 공사를 포함하면 기본 평당 200만원 수준이 되었다. 이처럼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지 않는 소비자가 생겨났고, 마루 수요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 인테리어 업체 디자이너는 단기간에 인테리어 비용이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가 평소 생각했던 가격과 큰 차이가 생긴 것 같다견적을 받고 공사를 포기하는 소비자가 생각보다 많다고 밝혔다.

특판 시장 역시 합판 강마루 수요가 감소했다. 시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아파트·주상복합 등 대규모 현장의 준공실적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바닥재는 마감재로, 주택 공사의 마지막 단계에 시공되기 때문에, 준공실적을 통해 동기간 바닥재 수요를 가늠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계 아파트 준공실적은 116806호로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했다. 다만, 가격경쟁력이 높은 섬유판 강마루의 특판 점유율이 이전보다 높아졌고, 합판 강마루의 계약 파기 물량까지 일부 섬유판 강마루가 흡수하면서, 합판 강마루의 특판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현재 합판 강마루를 유통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은 LX하우시스, 현대L&C, KCC글라스, 동화기업, 한솔홈데코, 켐마트코리아, 코리아팀버, 서한안타민, 구정마루, 한샘, 유니드, 이건산업, 풍산마루, 동위기업, 메라톤, 산들마루, 대신마루산업, 우드원, 간석목재산업, 윈앤윈우드 등이 있으며, 전문 OEM업체를 포함한 단순 합판 강마루 생산 업체는 약 60여 곳으로 조사되었다.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수익성 악화


현대L&C 센트라프라임 7.5
현대L&C 센트라프라임 7.5

합판 강마루 업계의 문제는 수요 감소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에 이은 국제적인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수익성도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원가 비중 50% 이상을 차지하는 마루용 합판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뒤, 계속해서 초고가에 형성되어 있다. 인도네시아산 마루용 합판의 가격은 2020년만 하더라도 1입방미터당 600달러 내외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900달러 선으로 올라섰고, 현재 950~960달러 수준의 초고가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치솟으면서 수입 측면의 가격 부담이 더욱 커졌다. 모양지, 접착제 등 다른 원부자재도 마찬가지다. HPL(or LPL) 표면재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20% 가까이 상승했다.

물론, 업계는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 확보를 도모하고 있다. 올해 1~2월 다수의 업체가 도매가를 7~10% 인상했고, 7월부터 2차 인상을 시작한 업체도 포착되었다. 2차 인상률은 5~7%로 예측된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고려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의 인상률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어 단가 인상을 진행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라며 업계 내 가격경쟁이 치열하고, 또 비교적 저렴한 섬유판 강마루와 가격 차이가 벌어질수록 합판 강마루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제조원가 올랐는데 납품단가는 그대로특판 물량 포기하는 업체 증가


코리아팀버 보덴 엑스트라
코리아팀버 보덴 엑스트라

특판을 주요 시장으로 하는 합판 강마루 업체는 고충이 더 크다. 마루 업체는 건설사와 입찰 또는 직접 수주계약으로 마루를 납품하는데, 이 계약을 맺는 시점이 짧게는 6개월, 길면 2년 전이다. 원자재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지만, 마루 업체는 기존 계약 단가로 제품을 납품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면 당연하게도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다수의 건설사는 제조원가 인상분을 전혀 반영해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위약금을 지불하고 건설사 물량을 포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실적이나 페널티를 이유로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된 가격에 큰 손실을 보고 제품을 납품하는 업체도 있다. 물론, 두 가지 모두 뼈 아픈 선택이다. 여기에 건자재 가격 문제로 건축공사가 지연되거나 연기되는 등 극심한 혼란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가 원자재 인상분을 반영해주지 않아 한 업체는 지난해 수십억 원의 손실을 보기도 했다계약 업체의 입장을 고려해주지 않는 건설사들의 갑질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섬유판 강마루점유율 상승세올해도 규모 200만평 넘길 듯


LX하우시스 LX Z:IN 바닥재 강그린 프로
LX하우시스 LX Z:IN 바닥재 강그린 프로
한솔홈데코 라솔라 sb마루 스톤
한솔홈데코 라솔라 sb마루 스톤

반면, 섬유판 강마루는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연 규모 140만평~150만평 수준을 유지했던 섬유판 강마루 시장은 지난해 200만평 규모를 돌파했다. 그리고 주요 업체들의 올해 상반기 유통 물량을 검토한 결과, 올해 역시 200만평 이상의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며, 최대 240만평까지도 기대된다.

올해 전체 마루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섬유판 강마루의 시장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시판 시장과 대규모 특판 시장 등 모든 시장에서 섬유판 강마루가 강세를 보이며, 합판 강마루의 자리를 대체해 나가는 그림이다.

이러한 흐름을 보이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안정적인 공급과 가격경쟁력이 꼽힌다. 특히, 지난해 섬유판 강마루의 장점이 확연히 드러났다. 합판 강마루 업계는 합판 가격 폭등과 수급 차질로 비상이 걸렸지만, 보드를 사용하는 섬유판 강마루 업체들은 원자재가 인상으로 인한 쇼크도 없었고 수급에 있어 애로사항도 없었다. 가격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최근 1~2년 새 합판 강마루의 도매가는 15~20%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섬유판 강마루의 도매가는 5% 내외 수준밖에 오르지 않았다. 가격 자체도 메이저 브랜드 합판 강마루 대비 10% 이상 저렴하다.

인기의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섬유판 강마루 업체들은 다양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신규 디자인 제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했다. 특히, 석재 패턴 마루 시장은 현재 섬유판 강마루가 장악한 상태다. 석재 패턴 마루은 대리석, 테라조, 콘크리트 등 석재의 표면 디자인과 사이즈를 리얼하게 구현한 제품으로, 고급스럽고 모던한 공간 연출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장점이 부각되면서, 실제, 섬유판 강마루를 주력으로 하는 O브랜드는 올 상반기 시판 유통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하기도 했다.

여기에 수년간의 대규모 시공 사례를 통해 제품 안정성도 인정받으면서, 특판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매해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실제, SK건설, 현대건설, 대우건설, 두산중공업, 반도건설, 쌍용건설, 코오롱건설 등 다수의 대형 건설사에서 섬유판 강마루를 채택한 바 있으며, 계속해서 섬유판 강마루를 선택하는 건설사가 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원자재 가격 폭등에 기인해 계약이 파기된 합판 강마루 물량까지 일부 섬유판 강마루가 흡수하면서 점유율이 더욱 올라갔다. 실제, D기업은 올해 특판 납품 물량이 대폭 증가했다.

이에 더해 섬유판 강마루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브랜드도 늘고 있다. 한솔홈데코 라솔라 sb마루’, 동화기업 나투스진’, 유니드 올고다에 이어, LX하우시스 ‘LX Z:IN 바닥재 강그린 프로’, KCC글라스 홈씨씨 인테리어 숲 강마루 휴등 대기업 제품도 올 초 시장에 선보여졌다. 이외에도 홍보 없이 조용히 섬유판 강마루를 유통 중인 업체도 몇몇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현재 섬유판 강마루 출시를 검토 또는 준비 중인 업체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에 따라, 향후 섬유판 강마루 시장의 규모는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급 및 가격 안정성이 높고, 디자인 경쟁력까지 갖춘 섬유판 강마루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새롭게 제품을 출시하는 브랜드까지 증가하고 있어, 향후 섬유판 강마루 시장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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