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에선 물놀이, 휴양림에선 산림욕을! 서산 용현계곡과 용현자연휴양림
계곡에선 물놀이, 휴양림에선 산림욕을! 서산 용현계곡과 용현자연휴양림
  • 이보경 기자
  • 승인 2022.07.04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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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강암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는 용현계곡
화강암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는 용현계곡

충남 서산 하면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국보)이 떠오른다. 우리에게 서산마애삼존불상이라 알려졌으며, 백제 후기 작품으로 추정한다. 큰 암벽 중앙에 높이 2.8m 석가여래입상이 있고, 오른쪽에 미륵반가사유상, 왼쪽에 제화갈라보살입상이 선명하다. 볼에 가득 번진 미소가 너그럽고 온화해 백제의 미소라 일컫는다.

마애여래삼존상에서 용현자연휴양림까지 약 2.7km가량 이어지는 도로 왼쪽에 용현계곡이 펼쳐진다. 가야산이 품은 수려한 계곡이다. 가야산은 예전에 상왕산으로 불리다가, 통일신라 때 가야사가 들어서면서 이름이 바뀌었다. 용현계곡은 총 길이 약 5km에 이른다. 가야산 줄기인 석문봉 아래 옥양봉과 수정봉으로 이어지는 북동쪽 능선과 일락산에서 상왕산으로 연결되는 북서쪽 능선 사이에 길게 자리 잡았다. 수량이 풍부하고, 천연기념물로 보호하는 붉은박쥐(황금박쥐)와 수리부엉이, 가재와 반딧불이 등이 서식할 만큼 깨끗하다.

계곡을 따라가다 보면 물 놀이할 곳이 많다. 수심이 무릎 높이 정도라 가족끼리 편안하고 안전하게 휴가를 만끽하기 적당하다. 아이들이 물장구치며 노는 상상을 하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 아이들에게 여름은 더운 계절이 아니라 신나게 물장구칠 수 있는 계절이다.

계곡은 휴양림 쪽으로 갈수록 울창하고 깊어진다. 물소리도 더 커진다. 계곡으로 내려서면 숲이 우거져 한여름 따가운 햇빛도 들어오지 못한다. 강원도 어느 깊은 계곡에 들어선 것 같다. 계곡 주변은 중생대 쥐라기에 형성된 화강암층인데, 물살이 오랜 세월 바위를 동그랗게 갈고 다듬어 만든 포트홀이 눈에 띈다. 길가에 차를 대고 잠시 계곡으로 내려서 발을 담그니 그야말로 신선이 된 기분이다. 물이 어찌나 차가운지 30분 이상 발을 담그고 있기 어렵다.

용현계곡에는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용현계곡에는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용현자연휴양림 숲속의 집
용현자연휴양림 숲속의 집

계곡 끝에 용현자연휴양림이 자리한다. 산등성이와 계곡 주변으로 숲속의집과 산림문화휴양관이 들어섰다. 산림문화휴양관은 3인실부터 6인실까지 객실 크기가 다양하고, 숲속의집은 6~10인이 숙박할 수 있다. 숲에는 까치박달, 개암나무, 애기닥나무가 자생한다. 숲속에 조성된 탐방로와 등산로를 따라 산책하다 보면 청량한 공기가 가슴에 들어온다. 휴양림에 가기 전, 서산 보원사지(사적)가 있다. 거대한 절집이 있던 터에 지금은 당간지주(보물)와 법인국사탑(보물) 등이 쓸쓸하게 남았다.

서산을 찾는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은 해미읍성(사적)이다. 서해안고속도로 해미 IC에서 5분이면 닿는다. 읍내 한가운데 우뚝 선 성이 인상적이다.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사적), 전북 고창의 고창읍성(사적)과 더불어 조선 시대 3대 읍성으로 꼽힌다.

조선시대 3대 읍성으로 불리는 해미읍성
조선시대 3대 읍성으로 불리는 해미읍성

해미읍성에는 동헌과 객사, 민속 가옥 등이 있다. 남쪽의 정문 격인 진남루에서 동헌으로 가는 길 중간에 둥근 담장을 두른 옥사가 보이는데, 19세기 충청도 각지에서 잡은 천주교 신자를 가둔 곳이다. 옥사 앞에 커다란 회화나무(충남기념물)가 눈에 띈다. 이 나뭇가지에 철사로 신자들의 머리채를 매달아 고문·처형했다고 전한다.

해미읍성에서 나온 길은 운산면 목장 지대를 지나, 봉긋한 언덕 사이로 기분 좋게 흘러들다가 개심사로 이어진다. 주차장에서 개심사 경내까지 멀지 않다. 개심사는 백제 때 혜감 스님이 창건했다. 당시 이름은 개원사였으나, 고려 때인 1350년에 처능 스님이 중건하면서 마음이 열리는 절이라는 뜻을 담아 개심사로 바꿨다고 한다.

개심사 외나무 다리
개심사 외나무 다리

개심사에 들어서기 전, 외나무다리와 만난다. 커다란 통나무 기둥을 반으로 갈라, 반듯한 직사각형 연못에 가로놓았다. 외나무다리를 건너지 않아도 경내에 들 수 있지만, 일부러 찾아온 이들 가운데 열에 아홉은 이 풍경에 반해 다리를 건넌다. 개심사는 가람을 받치는 기둥이 독특하다. 하나같이 굽었고 배가 불룩하며, 위아래 굵기가 다르다. 나무를 전혀 손질하지 않고 원래 모양대로 썼다. 굽은 나무로 이렇게 아름다운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자료 한국관광공사 / 글·사진 최갑수 여행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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