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자재비와 인건비 탓에 주택 인테리어 비용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욕실, 주방, 바닥재, 벽지, 창호 등 인테리어 공사에 들어가는 자재비는 최근 1년 새 평균적으로 20~30% 상승하고, 인건비는 적게는 5%에서 많게는 20%까지 올랐다. 철거 공사와 폐기물 처리 등 부수비용도 크게 상승했다. 2~3년 전만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평균적인 인테리어 가격은 1평(3.3㎡)당 10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평당 150만원도 최저가 수준이다. 여기에 새시(창호) 공사까지 진행하면 기본적으로 평당 200만원이 소요된다.

1년 전 대비 20~30% 상승, 새시 포함 평당 200만원 최저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테리어 수요가 급증했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관련 비용이 크게 상승해 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업계는 치솟은 자재비와 인건비를 가격에 모두 반영할 수 없어 수익성이 악화되었고, 새 단장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생각보다 높은 가격에 공사 진행을 망설이고 있다.

A 인테리어 업체 디자이너는 “단기간에 인테리어 비용이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가 평소 생각했던 가격과 큰 차이가 생긴 것 같다”며 “견적을 받은 소비자들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인테리어 비용은 평당 100만원. 실제, 2~3년 전에는 일반형 제품 위주로 진행하면 충분히 가능한 금액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자재비와 인건비가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평당 150만원도 저렴한 수준이 되었다. 최저가 수준으로 평가되는 평당 150만원도 새시 공사는 제외한 가격이다. 일반적으로 새시 교체 비용은 1000~2000만원이 소요된다. 새시 공사를 포함한 인테리어 비용은 기본 평당 200만원 수준이다. 그리고 구조 변경 등이 포함된 ‘올수리’의 경우 평당 200만원대 중반까지도 가격이 올라간다. 여기에 포세린 타일, 원목마루, 마이너스 몰딩, 히든도어, 졸리컷 시공, 제작 가구 등 원하는 디자인 요소를 충분히 반영하면 평당 300만원까지도 가격이 상승한다.

B 인테리어 업체 실장은 “현장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인 인테리어 비용만 놓고 봤을 때, 현재 인테리어 평당 가격은 2~3년 전과 비교하면 40~50% 상승했고, 1년 전과 비교해도 20~30% 올랐다”며 “지금은 적게 잡아도 30평 올수리 기준으로 6000만원 이상의 비용을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코로나에 전쟁까지…자재비 30% 이상 상승, 인력난으로 인건비도 껑충

실제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폭은 심각한 수준이다. 인테리어 자재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원자재 가격 및 운송비가 폭등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져 왔다. 여기에 올해 들어, 국제적인 인플레이션 환경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목재, 유가 등 원자재비가 더욱 치솟으면서, 이를 원료로 하는 페인트, 창호, 바닥재, 벽지, 가구 등 대부분의 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인테리어 시공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18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05.53달러로 1년 전 가격인 66.64달러보다 58% 증가했다. 그리고 이 기간에 석유화학 제품인 PVC로 만든 창호의 가격은 30~50% 상승했고, PVC 바닥재와 실크벽지 가격도 20~30% 올랐다. 원유 정제 원료를 쓰는 페인트 가격은 최근에만 30% 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원자재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아, 단기간 내 인테리어 자재의 가격 인상이 추가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라 인테리어 비용의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수요가 늘면서 인건비도 크게 뛰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부터 적용된 타일공의 기본 일당은 24만 7000원으로 2년 전(21만 4000원) 대비 15.4%, 전년(23만 4000원) 대비 5.5% 올랐다. 또한 마루, 벽지 시공비도 인력난을 겪으며 최근 1년 새 10~20% 상승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증가한 인테리어 수요로 특히 숙련공이 부족해 인건비가 크게 상승했다”며 “LX하우시스, 한샘 등 기업들은 양질의 시공 기사 확보를 위해 직접 양성에 나서고 있을 정도다”고 전했다.

차차웅 기자 theliving25@naver.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