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바람 부는 홈퍼니싱·인테리어 시장
투자 바람 부는 홈퍼니싱·인테리어 시장
  • 백선욱 기자
  • 승인 2022.06.03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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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성에 베팅, M&A 및 대규모 투자 확대

급성장한 홈퍼니싱·인테리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집 꾸미기 열풍이 불면서 관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물론, 큰 주목을 받았던 만큼 앞으로도 높은 관심과 함께 시장 규모가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사모펀드 운용사 IMM PE의 한샘 인수를 신호탄으로 최근까지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누스 인수, LX그룹의 한글라스 인수 등 굵직한 M&A 및 대규모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기업,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인테리어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현대백화점 본사 사옥 전경 ©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 본사 사옥 전경 ©현대백화점그룹
3. LX지인 창호 유로시스템9 ALS200 ©LX하우시스
LX지인 창호 유로시스템9 ALS200 ©LX하우시스

올해 들어, 홈퍼니싱·인테리어 시장에서 가장 핫한 M&A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누스 인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3월 지누스 이윤재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30%와 경영권을 7747억원에 인수했다. 이와 함께 현대백화점은 유상증자로 1200억원을 투입해 총 35.8%의 지분을 확보한다. 이번 M&A는 현대백화점그룹 역대 최대 규모로, 현대백화점그룹의 리빙 부문 계열사 편입은 지난 20183860억원에 현대L&C를 인수한 이후 4년 만이다. 지누스는 미국 아마존 1위 가구·매트리스 기업이다. 2006년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호주·일본·영국·독일 등에 진출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현대백화점그룹의 리빙 사업 규모 및 포트폴리오가 크게 강화되었다. 현대리바트의 가구·인테리어와 현대L&C의 건자재에 지누스의 글로벌 가구·매트리스가 추가되면서, 그룹 내 리빙 부문 연 매출 규모는 36000억원으로 확대되었다. 단순 규모 확대뿐만 아니라, 계열사 간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면서 롯데그룹, 신세계그룹과의 리빙사업 경쟁에서도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그룹은 한샘의 전략적 투자자로서 한샘과 협업하고 있고, 신세계그룹은 신세계까사를 품고 있다. 아울러 지누스가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온라인 유통망은 향후 그룹 차원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서 큰 메리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LX그룹의 한국유리공업 인수도 올 상반기 큰 이슈였다. LX그룹은 지난 3, 계열사 LX인터내셔널을 통해 한글라스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한국유리공업의 지분 100%5925억원에 인수했다. 한국유리공업은 국내 판유리 시장 점유율 2위 기업이다. 1957년 설립되어 국내 유리 제조기업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빌딩 및 주택의 창에 주로 쓰이는 판유리와 코팅 유리를 주력으로 생산·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3100억원, 영업이익 365억원을 거뒀다.

유리는 건설·자동차·정보통신 등 국가 기간 산업에 쓰이는 필수 자재다. 건설 공급의 확대와 리모델링 확대 등에 따른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매력도가 높은 분야다. 이번 인수의 목적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신규 수익원 확보 및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LX그룹 계열사인 창호업계 1위 기업 LX하우시스와 큰 시너지가 예상된다. 한국유리공업 인수로 창호 부문의 수급 안정화와 함께 수직계열화가 기대되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발 및 전략 수립에 있어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었다.

또한 업계는 국내 판유리 시장 구도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LX그룹은 업계 1위인 KCC글라스와 경쟁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현재 LX인터내셔널이 인수한 한국유리공업의 시장 점유율은 20~25%, 50~55%KCC글라스와 격차가 벌어져 있는 상태다. 하지만 한국유리공업이 LX그룹의 품에 안기면서 향후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홈씨씨 인테리어 패키지 ©KCC글라스
홈씨씨 인테리어 패키지 ©KCC글라스

KCC그룹은 국내 3대 벽지 기업으로 꼽히는 신한벽지의 새 주인이 되었다. KCCKCC글라스는 지난 3, 신한벽지의 지분 100%를 약 1470억원에 인수하는 거래를 마무리했다. 인수 대상은 카무르PE가 보유한 신한벽지 지분 98%와 김승대 전 신한벽지 대표 지분 2% 100%. 양 측은 지난해 12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한 지 세 달 만에 거래 종결에 성공했다.

KCC는 이번 인수를 통해 인테리어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게 되었다. 특히, 유리·인테리어 사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KCC글라스와의 높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KCC글라스는 LX하우시스, 현대L&C, 현대리바트, 한샘 등 기업과 인테리어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 인테리어 패키지 상품 등을 선보이며, 토탈 홈 인테리어 솔루션을 구축 중인 KCC글라스 입장에서는 이번 벽지 기업 인수가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M&AKCC글라스가 욕실, 벽지, 창호, 바닥재, 장식재 등 건자재·인테리어 부문에서 완성도 높은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되었다인테리어 사업 분야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국내 홈리빙 분야 1위 업체인 모던하우스의 향방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난 5월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모던하우스 매각을 위해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모던하우스 운영법인인 엠에이치앤코의 지분 100%이며, 모던하우스와 버터 등 연관 브랜드도 포함한다. 업계에서는 모던하우스의 기업가치가 1조원 안팎으로 평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던하우스는 지난 1996년 이랜드그룹의 생활용품 사업부로 출범했다. 이후 이랜드그룹은 지난 2017년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모던하우스를 약 7천억원에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 모던하우스는 인테리어 소품부터 주방, 침구, 가구, 애완용품에 이르기까지 1만여 가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현재 홈리빙 분야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하며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올해 연간 매출액은 4100억원으로 예상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전략적투자자(SI) 위주로 이번 거래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성장성 높은 인테리어 플랫폼, 대규모 투자 유치 이어져


오늘의집 앱 화면 ©버킷플레이스
오늘의집 앱 화면 ©버킷플레이스

대기업뿐만 아니라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서도 홈퍼니싱·인테리어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집 꾸미기 열풍이 불면서 큰 폭으로 성장한 인테리어 플랫폼의 성장성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온라인 기반 인테리어 플랫폼은 소비자와 인테리어·가구 업체 간 중개 서비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파생 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무엇보다 편리하고 경제적이라는 장점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대거 흡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5,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가 23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버킷플레이스에 따르면, 이번 투자는 1000억 원을 투자한 산업은행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 IMM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캐피탈, 케이비디지털플랫폼펀드,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투자자들과 소프트뱅크벤처스와 BRV캐피털매니지먼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벤처투자 자회사 버텍스그로스 등 해외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2014년 선보인 오늘의집은 앱을 통해 다양한 가구·인테리어 용품을 판매하고 리모델링 시공 중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성수기 월간 거래액은 1800억원 수준으로, 7초마다 1개의 가구가 오늘의집에서 판매되고 있다. 올 초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기업) 반열에 올랐고, 이번 투자로 기업가치가 2조 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파트 인테리어 스타트업 아파트멘터리도 지난 5, 레버런트파트너스 등으로부터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아파트멘터리는 이번 투자를 통해 국내 리빙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번 시리즈C 투자에는 레버런트파트너스, 신한금융그룹, 산업은행, 한국투자증권 등 신규 투자사와 기존 투자사인 다올인베스트먼트(KTB네트워크)가 참여했다. 아파트멘터리는 2017년과 2019년에 각각 30억원,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으며, 이번 신규 투자를 통해 총 430억원의 누적 투자 금액을 달성하게 되었다.

2016년도 설립된 아파트멘터리는 아파트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업계 최초 모듈형 인테리어 서비스, 프라이스태그시스템(가격정찰제), 마감확인서 및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전용 어플리케이션 등을 선보여 왔다. 2016년 창업 대비 5년 만에 2190%의 연매출 성장을 이루며 아파트 인테리어 서비스 단일 브랜드로 서울·경기권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도유망한 인테리어 플랫폼을 중심으로 투자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인테리어 시장의 성장, 해외 시장 개척 등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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