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호업계 가격인상 흐름 ‘공감대 형성’
창호업계 가격인상 흐름 ‘공감대 형성’
  • 차차웅 기자
  • 승인 2021.03.15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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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으로 국제 원자재가격 고공행진

전반적인 원자재가격 상승세 속에 국내 창호업계가 전반적인 판매가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초부터 창호 대기업군 업체들의 판매가 인상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향후 원자재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소창호업체들의 가격조정 필요성 역시 대두되는 상황이다.

 

국제 PVC시장 수급불안정 지속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산업 위축을 타개하고자 각국이 경기부양정책을 펼치면서 국제 PVC가격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사상 최고 수준인 톤당 1100달러가 넘는 가격이 책정되고 있으며, 상승세는 현재진행형이다.

이와 같은 국제 PVC가격의 상승세에는 여러 요인이 존재한다. 지난해 여름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대형 석유화학업체들의 생산이 큰 차질을 빚은 데다, 겨울에는 한파와 폭설에 따른 정전 사태로 텍사스주의 원유 및 정유 관련 시설 다수가 폐쇄되면서 석유화학제품의 공급난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중국을 중심으로 한 PVC 생산시설 증설 역시 환경규제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공급량 회복이 더딘 상태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각국의 경기부양정책으로 PVC 수요량 증가세가 더해지며, 국제 PVC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PVC의 주 원료인 국제유가 역시 미국 경기부양책 시행으로 인한 소매 판매량 증가와 미국 원유 재고 감소, 중동 정세 불안정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2월 말 현재 배럴당 7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중국, 인도 등의 내수 시장이 점진적으로 살아나면서 PVC를 비롯한 각종 석유화학제품의 공급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코로나19 관련한 의료용 장갑 등 여타 분야에도 PVC 수요가 몰리면서 국제 시장에서 PVC 수급불안정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PVC를 생산하고 있는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의 판매가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국제 PVC 수요량 급증 속에 내수시장의 가격은 더욱 불안정해지는 형국이다. PVC원료뿐만 아니라 보강재, 부자재 가격도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상당기간 가격 안정세를 보이던 PVC 스크랩 역시 최근에는 백색 프로파일 기준 톤당 90만원 중후반대까지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품귀현상 속에 물동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판매가 인상 피할 수 없다

그동안 판매가 인상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국내 PVC창호업계는 지속되는 원부자재가격 상승, 인건비 등 각종 고정비 상승이 이어지면서 올해 들어 결국 판매가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막강한 시장 영향력을 갖고 있는 LG하우시스가 최근 9%의 판매가 인상을 결정했으며, 여타 업체들 역시 판매가 조정 시기와 폭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시행했던 가격할인 폭을 조정하면서 실질적인 판매가 인상을 진행했으며, 청암을 비롯해 완성창 비중이 높은 업체들 역시 최근 20~30%의 판매가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뿐만 아니라 발포문틀, ABS도어업계도 판매가 인상 행렬에 나서고 있다. 이미 상당 폭의 가격조정을 진행한 업체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여타 업체들도 대부분 판매가 조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생산원가가 크게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최근 대기업군의 판매가 인상 폭은 오히려 작게 느껴진다원자재가격의 고공행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견, 중소업체들 역시 생존을 위해 판매가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판물량 감소, 치열한 가격경쟁 속에 휘말려 있는 중소창호업체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는 형국이다. 원부자재가격의 상승세 속에 판매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대리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게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대리점 반발과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미 역마진에 다다를 만큼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며, 판매가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고 털어 놓았다.

때문에 대중소기업을 막론한 창호업계에는 전반적인 판매가 인상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떨어질 데로 떨어진 수익성은 물론, 물량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목전에 와 있다는 분위기다.

그동안 창호업계, 그중에서도 압출업계는 요동치는 원자재 가격, 각종 고정비 상승 등 판매가 인상 요인 속에서도 이를 최대한 억제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심지어 2013~2014년 업계를 강타한 무납새시 보편화 흐름 속에서도 부가가치 창출은커녕 일반 새시 가격과 다름없는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할 정도로 판매가 인상에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해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건전한 시장환경과 업계의 생존, 고품질 구현 등을 위해 전 방위적인 판매가 인상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압출업체들이 수익성을 상당부분 포기하면서 생산비 상승분을 감내해 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태라며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감을 이겨내고 시장이 정상적인 환경으로 회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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