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이 생일처럼 행복한 섬 '완도 생일도'
매일이 생일처럼 행복한 섬 '완도 생일도'
  • 권다현 여행작가 / 자료 한국관광공사
  • 승인 2021.11.01 16: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1월에 태어난 당신이라면 이 섬에 가야 한다. 11월에 태어난 가족이나 친구, 애인과 함께 가도 좋다. 생일에 이 섬을 찾으면 뱃삯이 무료다. 섬에 도착하면 커다란 전광판에 축하 메시지도 띄워준다. 이 섬이 어디냐고? 전남 완도에 자리한 생일도다.

 

행복한 휴식을 위한 섬

생일도는 한자로 生日島, 그러니까 세상에 태어난 날을 뜻한다. 생일이 섬 이름이 된 데는 서글픈 사연이 있다. 강력한 자기장 때문에 나침반도 길을 잃는다는 청산도 범바위와 마주한 탓인지, 과거 섬 주변에서 조난 사고가 잇따랐다. 우연히 섬에 닿은 이들은 먹거리를 훔치거나 횡포를 부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중에는 해적도 있어 피해가 막심했다. 생일도란 지명이 기록에 처음 등장한 때가 1896년인데, 주민들이 아픈 과거를 잊고 새롭게 태어나자는 바람을 이름에 담지 않았나 짐작한다.

이 특별한 이름 덕분에 섬의 길목인 서성항에는 높이 6m 케이크 모형을 세웠고, 버튼을 누르면 각국의 흥겨운 생일 노래가 흘러나온다. 수령 200년이 넘는 해송도 생일송이란 새로운 이름과 함께 섬의 인기 포토 존으로 다시 태어났다.

생일도가 매력적인 까닭은 또 있다. 지난 2014년 처음 열린 한강 멍 때리기 대회가 큰 화제를 모았는데, 이곳 생일도에 멍 때리기 좋은 곳이 여러 군데다. ‘멍 때리기는 다양한 자극과 스트레스에 지친 현대인의 뇌를 충분히 쉬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당연히 멍 때리는 동안 휴대폰을 가까이 두거나 노래, 독서, 잡담 등을 해선 안 된다. 심지어 웃는 것도 뇌의 휴식을 방해한다고 한다. 멍때리기 좋은 곳으로 선정된 구실잣밤나무 숲과 용출리해안갯돌밭, 금머리갯길 너덜경에 이런 내용을 담은 안내판이 있다.

서성마을과 굴전마을 사이 도로변에 자생하는 구실잣밤나무 숲은 넓이가 무려 9. 숲 입구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가만히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면 절로 눈이 감길 만큼 아늑한 기분이 든다. 동글동글 조약돌이 감성을 자극하는 용출리해안갯돌밭과 큼지막한 돌이 가득 쏟아져 신비로운 풍광을 보여주는 금머리갯길 너덜경도 옥빛 바다를 눈에 담으며 바다 멍을 즐기기 좋다

 

우뚝 솟은 백운산, 황홀한 풍광을 선사하는 금곡해수욕장

생일도에 들어서면 백운산의 위용이 케이크 다음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마치 산 하나가 전부 섬처럼 느껴질 만큼 우뚝 솟은 모습이다. 백운산(해발 483m)은 완도에서 세 번째로 높지만, 면적이 좁아서 전체적으로 급경사를 이룬다. 덕분에 조금만 올라도 탁 트인 완도 앞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정상에 전망대와 귀여운 십이지신 포토 존이 있다.

백운산 자락에 역사가 300년이 넘는 학서암도 자리한다. 조선 숙종 때(1719) 장흥 천관사의 승려 화식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유서 깊은 암자다. 바다에 기대어 살아가는 섬사람에게 부처는 절실한 믿음의 대상이었을 터. 근처 금일도와 평일도 주민도 수시로 이곳을 찾아 가족의 안녕을 기원했다. 거센 비바람에 법당이 허물어지면 모든 주민이 나서 일손을 보탰다. 일제강점기 어려운 상황에도 암자를 중창했을 만큼 학서암에 대한 주민의 애정이 깊고 끈끈하다.

섬에 왔으니 해변에서 여유로운 산책을 즐겨보고 싶다면 금곡해수욕장을 추천한다. 맨발이 오히려 편할 만큼 곱고 부드러운 모래가 활처럼 굽은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다. 해변 양쪽에는 하얀 암벽 위로 짙푸른 해송과 동백나무가 우거졌다. 해 질 무렵이면 모래는 물론 바다까지 온통 금빛으로 물들어 황홀한 풍광을 선사한다.

금곡해수욕장 근처는 민박과 리조트 등 다양한 숙박 시설이 있어 생일도에서 하룻밤 지내기 좋은 장소다. 다만 이웃한 용출리까지 도로가 이어지지 않으니, 서성마을에서 용출리해안갯돌밭을 둘러보고 금곡리로 되돌아가야 한다. 도보 여행자라면 행복버스를 타고 용출리까지 갔다가, 해안 절벽을 따라 걷는 길이 5km 금머리갯길을 이용해 금곡리로 이동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