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목재, 자연유래 건축재료의 주연 2
[칼럼] 목재, 자연유래 건축재료의 주연 2
  • 강원대학교 산림환경과학대학 연구교수 김외정
  • 승인 2021.09.1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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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학교 산림환경과학대학 연구교수 김외정
강원대학교 산림환경과학대학 연구교수 김외정

 

제2절 목재의 힐링 과학

 

1. 힐링 소재로 주목받는 목재 무늬와 색상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면 사람들은 목재 제품을 선호하게 된다. 미국 기업에서 유능한 임원을 영입할 때 목재 인테리어와 목재가구로 꾸며진 사무실 제공이라는 조건을 많이 내건다. 왜 그럴까? 목재 소재가 조습 성능과 단열성 등의 장점 외에도 나이테의 무늬와 색상이 정서적 으로 안정감을 주어 사무실의 품격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나이테로 인해 목재표면에 생기는 요철 현상이 뜻밖에도 목재를 인테리어의 프리미엄 소재로 우대받기도 한다. 나이테를 구성하는 춘재와 추재는 강도(强度)에서 차이가 있어 목재 표면에서 연질(軟質)의 춘재 부분이 먼저 닳아 패이면 요철이 생기게 된다. 요철이 생긴 목재 표면에 빛이 비치면 파장이 짧은 380nm이하의 자외선은 거의 반사되지 않아 눈에 오는 자극이 적어진다. 반면에 파장이 긴 700nm이상의 적외선은 반사가 많기 때문에 목재 표면에서 따스함을 느끼게 된다. 계절적 성장주기가 빚어내는 춘재와 추재의 절묘한 나이테 조합을 가진 목재가 여러모로 우리를 이롭게 해준다.

빛 반사를 조절하는 목재표면의 나이테 요철

 

2. 기후와 기상변화에 연동하는 나이테

나이테는 기후변동에 의해 그 간격이 달라지므로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수목, 유적, 문화재, 출토된 목재 유물 등을 이용하여 나이테의 변화 양상을 조사 분석하고 연결하면 지역 고유의 나이테 패턴을 알 수 있는 마스터연대기(master chronology)를 제작할 수 있다. 사람의 지문과도 같은 이 마스터연대기를 이용하여 나이테의 연대를 해석할 수 있는 연륜연대 측정법이 개발되었고, 이를 통해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을 확인하고 옛날의 기후를 복기하며 장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고고학에서 연대 측정에 널리 사용되는 탄소연대 측정법은 허용오차가 있지만 연륜연대 측정법은 허용오차가 없어 해당 목재 문화재의 나이테만 가지고 원산지에서 나무를 어느 해에 벌채했는지 정확히 계산해 낼 수 있다. 17세기 당시 지구는 태양흑점의 이상 활동 때문에 평균기온이 매우 낮아 소빙하기로 불린다. 이시기에 유럽은 청교도혁명과 명예혁명, 동아시아에서는 명나라가 멸망했으며 조선은 현종 때 경신대기근과 전염병 창궐로 혹심한 고통을 겪었다. 당시 육상 나무들의 생장이 느려 촘촘한 나이테의 목재를 생산할 수 있었는데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추운 지역의 크로아티아 산 단풍나무와 가문비나무를 사용하여 명품 바이올린을 제작할 수 있었다. 실제로 연륜연대학을 통해 보통 10억원 이상 호가하는 진품과 20세기에 만들어진 위조 스트라디바리우스를 감정하고 있다.

연륜연대학의 마스터연대기를 이용한 스트라디바리우스 진품 감정

 

3. 생명체의 진동주기와 공명하는 나이테

자연계 사물들이 자연적으로 변동할 때는 그 형태가 주파수(f)에 반비례하는 1/f 변동을 나타내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면 사람의 심장박동, 뇌파, 박수소리, 장기 기후 변동 등 모든 자연현상들의 간격의 변화가 1/f 변동을 나타낸다. 여기서 인체의 자연적인 진동이나 활동이 1/f 변동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은 생명체가 자연과 공명하고 있는 것이라 짐작된다. 사람의 심장박동 간격의 변화를 직선으로 그려놓고 보면 그 간격의 변화가 원목을 길이 방향으로 켠 목재에 나타난 평행선의 간격과 흡사하게 닮았다. 만일 원목 횡단면의 나이테 간격이 지구의 장기간 기후변동과 일치한다면, 지구의 장기간 기후변동도 1/f 변동을 나타낼 것이다. 실지로 캐나다의 빙하와 호수 바닥의 퇴적층을 분석하여 수천 년간 지구의 기후변동 스펙트럼을 조사한 결과 역시 1/f 변동을 나타냈다고 한다. 115~135개의 평행한 수직선으로 배열 간격을 달리하여 1/f 변동형, 임의 배치형, 동일 간격형, 전통 문양형 등 4가지 형태로 나누고, 이를 1m 거리에서 각각 보게 한 후 인공적-자연적, 유쾌감-불쾌감 느낌을 설문조사하였다. 그 결과 목재 나이테에서 볼 수 있는 1/f 변동형의 수직선 배열 그림이 가장 자연감과 유쾌감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고 행복 뇌파인 α파가 발생하였다.

목재무늬 1/f 리듬과 자연의 1/f 리듬이 인체와 공명하면 α파 발생

 

4. 편안하고 쾌적한 소리 조절의 마술사

사람은 항상 자연의 소리를 듣고 진화해 왔기 때문에 파도소리 바람소리 개울물 소리가 소음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를 차분하게 만들고 쾌적감을 준다. 인체의 심장박동이나 호흡 횟수의 생체리듬도 자연계와 같은 불규칙한 주기인 1/f 변동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규칙적인 소리에 사람은 불쾌감을 느낀다. 목재는 소리를 차단하는 성능을 가지면서도 콘크리트와 달리 자연이 만드는 불규칙한 고주파를 통과시키기 때문에 청각적으로 쾌감각을 만들어준다. , 목재는 점탄성적인 성질이 있어 외부의 초고음 20~30kHz 소리를 8~13kHz로 완화시켜 주는 반면 콘크리트 벽은 인간의 정서에 필요한 초고음영역의 10~15kH 소리를 차단한다. 사람이 청취 가능한 한계는 120데시벨(db)이지만 일상생활에서 사람이 소곤대는 소리는 30데시벨(db)이며 35db 이상의 소음이면 사고력이 떨어진다. 목재 벽면이 있는 실내에서는 70데시벨(db)의 청소기 발생 소음도 부분 흡수하여 사람의 기분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한다. 학교건물을 목조로 전환하여 교실 내 외부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잘 걸러 정서적으로 안정시켜 준다면 학생들의 정서불안으로 야기되는 공격적인 행동과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목재는 저음에서 고음까지 균형 있게 소리를 흡음하는 한편 목탁소리처럼 짧은 잔향을 가진 점탄성체이기 때문에 연주한 악기와 가수의 노래 소리를 잘 정제하여 들려줄 수 있게 해준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아레나, 콘서트홀, 오페라하우스 등 회의장, 음악 공연장의 천장과 벽면, 바닥은 대부분 목재로 치장한다.

점탄성체 목재의 음향 정제 기능

 

5. 따스하고 쾌적한 느낌의 감성재료

학교의 물리적 환경인자인 건축재료도 학생들의 정서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목질 건축재료가 학생들의 학습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학습과 작업의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었다. 이러한 목질 재료의 순기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목질재료에 대한 시감각과 촉감각 분석자료를 소개 해본다. 각종 건축재료 중에서 종이, 모포, 가죽 등 S(soft)W(warm) 영역의 재료는 신체주변에 사용하고, 강재, 석재, 콘크리트 등의 H(hard) 영역의 재료는 구조재로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목재는 구조재료이면서도 SW 영역에 가장 가깝게 위치하여 목재교실이 어린이들에게 따스함이라는 감성을 발달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목재의 따스함이라는 느낌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목재표면은 매끈해 보이지만 표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포조직 때문에 요철이 많이 생겨있다. 태양광선 중 자외선은 파장이 짧기 때문에 목재표면에 도착하면 요철 때문에 반사되지 않고 산란되어 사라지면서 인체에 유해한 자극도 적어진다. 대신 파장이 긴 적외선이나 원적외선은 반사되기 때문에 목재를 따뜻하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목재교실의 정신안정 효과
목질재료에 대한 시감각 및 촉감각 느낌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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