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목재, 자연유래 건축재료의 주연 1
[칼럼] 목재, 자연유래 건축재료의 주연 1
  • 강원대학교 산림환경과학대학 연구교수 김외정
  • 승인 2021.08.1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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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학교 산림환경과학대학 연구교수 김외정

들어가며

피부는 우리 몸을 보호하고 있다. 방수능력과 미생물 침입을 막아주는 보호막 역할을 하고 외부 온도의 자극이나 기계적 자극으로부터 물리적 손상을 최소한으로 줄여주는 구실도 한다. 원시시대의 사람은 사냥하고 맹수를 피하고 장거리로 달려야하므로 몸을 잘 냉각시킬 수 있도록 다른 동물과 달리 털을 없애고 맨몸 피부로 진화해 왔다.(요세프 라이히홀프, 자연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뮌헨국립동물원, WWF 임원) 이 때문에 우리는 옷을 지어 입고 체온을 조절할 수밖에 없었기에 옷이 제2의 피부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가 짓고 사는 주택도 옷과 같이 직 간접적으로 신체와 접촉하고 있어 제3의 피부라 부른다. 사람의 땀을 잘 흡수하고 체온을 보호할 수 있도록 옷을 맞추어 입는 것처럼 집도 살고 있는 사람 특히 어린이, 노인 등 저항력이 약한 사람을 배려하여 좋은 주거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인류의 오랜 건축양식의 하나인 목조건축이 제3의 피부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지는 주재료인 목재의 구조특성, 조습능력, 단열성능 등 우리 생활환경에 영향을 주는 생물지표 관련 연구 결과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 위해 연구 보고되고 있는 몇 가지 과학적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리뷰해보고자 한다.

건축물은 제3의 피부

 

1절 목재의 생활건강 과학

 

1. 튼튼한 기둥감의 목재 구조와 성분

뿌리가 지탱해 주긴 하지만 나무가 어떻게 가늘고 높게 자라면서 중력이나 강한 바람의 혹독한 압력을 수백 년 견딜 수 있는 것일까. 그 비밀은 나무의 구조조직과 리그닌-셀룰로오스 화학성분에 있다. 먼저, 구조조직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가로로 자른 목재의 표면을 확대경으로 보면 빈 튜브 형태의 세포가 수없이 많은 다발로 엮어져 있는 관상구조를 하고 있다. 초고층 건물인 시카고 시어스타워, 말레이지아 트윈타워도 관상구조의 건축물이라는 사실로써 목재조직이 구조적으로 강하고 안전하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실제로 목재의 비강도(재료의 압축강도를 비중으로 나눈 값)는 콘크리트의 9, 구리의 1.5배에 달한다.

화학성분을 살펴보면 목재의 세포벽은 주로 셀룰로오스 50%, 헤미셀룰로오스 25% 그리고 나머지 25%가 리그닌이라는 물질로 만들어져 있다. 셀룰로오스 분자는 포도당이 수천에서 1만개 이상 사슬로 연결된 고분자 화합물이다. 헤미셀룰로오스는 여러 종류의 당으로 구성되어 있고 리그닌은 페놀성 물질을 구성단위로 전혀 다른 계열의 화합물이다. 목재를 철근콘크리트 전봇대와 비유하면 셀룰로오스가 철근이고 리그닌이 시멘트에 해당하며 헤미셀룰로오스는 셀룰로오스와 리그닌을 잘 융합하여 연결하는 골재 역할을 한다. 고등식물은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리그닌을 합성하여 지상의 중력이나 바람에 대항하면서 다른 식물보다 훨씬 키 크고 곧으며 단단하게 자랄 수 있게 되었다. 리그닌이 들어있는 목화솜이 바로 목재라 할 수 있다. 오늘날 목재 기둥과 보를 키워서 제3의 피부인 목조건축물을 확보할 수 있는 것도 리그닌 덕분이다.

목재의 비강도와 목재 세포 조직 및 섬유소 구조

 

2. 목재 인테리어는 천연 제·가습기

여름 장마철에 공기가 습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집안의 이부자리, 장롱, 옷장 한 구석에 제습제를 사다둔다. 그래도 한 번씩 난방을 해주지 않으면 습기로 눅눅해 진다. 장마철엔 불쾌지수가 높다. 이는 습도가 높아 땀이 잘 마르지 않는데다 체내에서 배출되는 수분이 잘 빠져나오지 못해 생리적으로 불쾌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하루에 700~900ml의 수분을 피부나 신체기관을 통해 내보내 체온을 조절하고 있는데, 수분의 증발량은 피부 표면의 습도가 주위 습도보다 클수록 많아진다. 이런 이유로 실내 습도(상대습도)는 우리 피부를 통한 수분대사에 큰 향을 미친다. 또한 실내습도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세균 번식 때문에 위생 측면에서도 깊은 관계가 있고, 사망률, 노동생산성, 사회적 성과와도 관련이 있으며, 정신병 발생, 자살, 성범죄의 발생을 촉발시키는 스트레스로도 작용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40~60%의 상대습도가 가장 좋다고 한다. 겨울철 지나치게 난방을 하면 실내가 건조해져 호흡기가 마르고 감기 걸리기 쉬운 상태로 변한다. 또한 겨울철에 난방을 할 경우 집 벽이 단열이 잘 되지 않으면 실내에 물방울이 맺히는 결로(結露)현상이 발생한다. 콘크리트나 벽돌은 열전달이 목재에 비해 15~20배나 잘 돼 결로 현상을 잦게 한다. 결로는 벽지에 곰팡이를 번식시키고 이불, 카펫 등에 진드기나 세균이 활기를 치게 하고 어린이의 아토피, 천식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런 집은 건강과 생활환경에 쾌적한 주거공간이 될 수 없다.

수목은 벌채되는 순간부터 사실 생명력을 상실했다. 하지만 목재는 주성분인 셀룰로오스가 물과 친화성이 크기 때문에 생명체가 숨 쉬는 것처럼 주변 공기 중의 수분을 빨아들이고 또 배출한다. 이런 목재의 조습능(燥濕能)이 발휘되면 구조재와 마감재가 목재인 목조주택은 실내 공기보다 수분을 함유할 수 있는 능력이 15배 정도 크다. 목재는 수많은 세포 다발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의 세포는 공기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다른 건축재료 보다 외부 열의 전달이 훨씬 작다.(벽돌은 목재보다 6, 유리창은 8, 콘크리트 15, 철재 390, 알루미늄 1700배의 열전달이 크다.) 이 때문에 냉장고의 차가운 맥주를 컵에 따를 때 생기는 이슬처럼 목재표면에 생기는 결로현상은 잘 일어나지 않으며 생기더라도 목재 스스로 잘 흡수하는 뛰어난 제습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목조주택의 상대습도와 단열성능

 

3. 물과 절친한 목재의 빛과 그늘

자연 상태에 있는 목재의 함수율은 온도(기온)와 수증기압(상대습도)에 따라 변화하며 특히 상당기간 일정한 온도와 습도 환경에 노출되면서 목재가 획득하는 함수율을 평형함수율(Equilibrium Moisture Content, EMC)이라 부른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과 연평균 상대습도를 반영하여 평형함수율을 약 13%로 간주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습도가 높기 때문에 평형함수율이 14% 정도로 높아지며, 미국의 건조 사막지역인 라스베가스는 6%.(john haygreen, 1982, Forest Products and Wood Science) 평형함수율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막 베어낸 원목이 오랜 기간 특정지역의 자연환경에 노출되면 기건 목재(자연적으로 건조된 목재)가 되어 특정 함수율인 평형함수율로 수렴되기 때문이다. 오래된 한옥 기둥(古材)의 함수율을 재어보면 거의 13%에 가깝다. 함수율이 30% 보다 높은 데서 섬유포화점인 30%까지의 건조는 세포사이의 수분 즉 유리수를 증발시키는 과정이므로 목재 부피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함수율 30% 이하로 함수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세포벽에 화학적으로 결합한 물 분자가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목재 부피 자체가 수축되는 것이다. 이처럼 목재가 수축되기 과정에서 바람 잘 통하는 그늘에서 서서히 말리지 않으면 갈라짐이나 변형이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특정지역에서 사용할 목재는 그 지역의 평형함수율에 맞춰 목재를 미리 미리 잘 건조해야 수축과 변형을 최소화하여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만일 어느 지역에 함수율이 30%120mm 두께 목재를 미리 건조하지 않고 주택 기둥으로 세우고 오랜 세월 방치하여 15%로 건조된다고 가정하면 기둥 두께가 4.2mm 3.5% 수축된다. 그러면 기둥과 보를 연결하는 결구가 느슨해지거나 빠지고, 벽체와 틈새가 생겨 주택의 단열성능이 크게 저하되며 휘어지는 변형이나 갈라짐이 동시에 발생한다. 또한, 수분 때문에 목재 속으로 잘 침투하지 못한 칠은 기둥 표면에서 벗겨지고, 접착제는 접착불량의 하자를 유발한다. 목재 함수율을 1% 더 건조하면 그 강도는 4~5% 증가하기 때문에 건조는 건축의 하자를 방지하고 수명을 늘리는 장수명 건축에 필수적인 공정이다. 따라서 대형기둥재도 반드시 함수율 13% 까지 건조가 가능한 고주파건조 등의 현대적 인공건조방식을 택해야 한다.

목재의 건조 수축 변형과 대경 정각재 고주파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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