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 시장, 코로나 수혜 입고 규모 성장
벽지 시장, 코로나 수혜 입고 규모 성장
  • 백선욱 기자
  • 승인 2021.07.12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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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시장 활성화로 시판 매출 폭등

LX지인 테라피
LX지인 테라피

벽지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규모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시판 매출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시판 시장의 경우, 코로나 영향으로 집에 투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오히려 수혜를 입은 모습이다. 여기에 최근 벽지 단가가 인상되면서, 단순 매출액이 더욱 증가했다. 또한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수출 시장의 규모가 크게 감소했지만, 올해 상반기 규모가 반등했다. 다만, 공급 물량이 정해져 있는 아파트 등 특판 시장은 올 상반기 수요가 감소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타 자재 및 가구와 매치가 쉬운 무지 중심으로 시장이 흘러가고 있으며, 페인트·패브릭 등 소재의 질감을 구현한 벽지도 인기를 높여가고 있다.

아울러 자사 컬렉션에 공신력 높은 국내외 친환경 인증을 적극 획득해 친환경성에도 차별화를 두는 업체들이 눈에 띄며, 항곰팡이·항균·항바이러스 등 기능성을 갖춘 벽지도 다수 출시되어 호응을 얻고 있다.

그리고 올 상반기 주요 업체의 합병 및 매각 이슈가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상반기 시판 규모 20% 상승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벽지 업체들은 내수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시판 시장의 규모가 다시 한 번 큰 폭으로 상승했다.

LX하우시스(LX지인), 개나리벽지, 신한벽지, 현대L&C, 서울벽지, KS벽지, 제일벽지, DID벽지, 코스모스벽지 등 주요 벽지 업체들의 매출을 검토해본 결과, 올해 상반기 시판 시장의 규모는 약 15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1250) 대비 20% 가량 증가했다. 심지어, 올 상반기 시판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50% 이상 상승한 업체도 있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벽지 업계 선두그룹인, LX하우시스, 신한벽지, 개나리벽지 3곳 모두 시판 매출이 상승했다. 20~30% 수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특히, 신한벽지의 매출 상승이 도드라졌다. 시판 시장 점유율은 LX하우시스가 30%대 초중반, 신한벽지, 개나리벽지가 각각 20% 내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L&C 큐브 Vol.2
현대L&C 큐브 Vol.2

또한 그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온 현대L&C는 올 상반기 경쟁력 있는 컬렉션을 앞세워 시판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해 괜찮은 성과를 냈고, 시장 입지가 두터운 서울벽지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아울러 최근 몇 년간 매해 매출 상승세를 이어온 KS벽지는, 올 상반기 역시 매출 상승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지난해 KS그룹에 편입된 제일벽지도 전년 동기 대비 시판 매출이 껑충 뛰어오른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업계에 따르면, DID벽지와 코스모스벽지도 강보합세를 기록했다.

 

시판 매출 신장 이유는 인테리어 시장 활성화’, ‘단가 인상

이처럼 올 상반기 벽지 업계의 시판 매출이 상승한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가 꼽힌다.

하나는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의 활성화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고,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갔다. 이에 여행, 외식 등 소비는 준 반면, 삶과 휴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집에 투자하는 소비는 확연히 늘어났다. 여기에 홈오피스, 홈스쿨, 홈짐 등 목적을 가진 인테리어를 구현하는 소비자도 많아졌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벽지 수요가 자연스럽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벽지 기업들이 홈페이지 리뉴얼을 통해 디자인 상담, 스타일링 콘텐츠 등을 적극 제공하기 시작했고, 오늘의집, 집닥, 하우스텝 등 인테리어 플랫폼까지 활성화되면서 도배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벽지 수요 증가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벽지 단가 인상이다. 제조 기업들은 5~6월에 대리점 납품가를 9~14% 인상했다. 원지(종이), PVC 등 벽지의 주요 원자재 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펄프 가격 급등으로 종이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종이의 주요 원자재인 펄프 가격은 지난 5월 기준 톤당 925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8530달러 대비 70% 넘게 오른 수준이다.

이처럼 벽지 단가가 인상되면서, 매출액도 함께 증가했다. 또한 단가 인상 전,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일부 대리점들이 추가 매입에 나선 점도 제조업체 매출 증대의 이유가 되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의 폭등으로 인해, 2018년 이후, 3년 만에 벽지 단가를 인상했다다만, 시장 상황을 고려해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고, 원자재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어, 하반기에 벽지 단가를 한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판 규모 감소, 수출 시장 반등

반면, 아파트, 주상복합 등 건축물에 대량으로 판매되는 특판 시장의 규모는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특판 규모는 500억원을 웃돌았지만, 올 상반기에는 500억원을 밑돌았다.

특판 규모가 감소한 이유는 아파트 준공실적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벽지는 마감재로, 주택 공사의 마지막 단계에 시공되기 때문에 준공실적을 통해 수요 증감세를 파악할 수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누계 아파트 준공실적은 88446호로 전년 동기(118056) 대비 25.1% 하락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특판 시장에서는 여전히 서울벽지가 강세를 보이며 매출 1위를 기록했고, 그 뒤로 DID벽지, 개나리벽지, 신한벽지가 비슷한 수준의 특판 매출을 보였다.

서울벽지 데이지
서울벽지 데이지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을 직격으로 받았던 벽지 수출 시장은 올해 규모가 반등했다. 벽지 수출 규모는 지난 2014, 역대 최고치인 13136만 달러(한화 약 1465억원)를 찍은 후, 지난해까지 계속해서 규모가 축소되어 왔다. 특히, 지난해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20.1% 하락한 3851만 달러(한화 약 429억원)를 기록, 기존 하락세에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하락폭이 커졌다. 하지만 올해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함께 수출 금액이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누계 벽지 수출 실적은 1576만 달러로 전년 동기(1306만 달러) 대비 20.6% 상승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수입국의 규제 강화, 가격 경쟁 심화 등 이유로 최근 몇 해 동안 지속적으로 수출 규모가 감소했고, 지난해는 코로나까지 겹쳐 더욱 큰 하락세를 보였다다행히도, 올해 수출 규모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 흐름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고 밝혔다.

 

무지 여전히 강세, 페인트 패턴 벽지 인기

디자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무지 패턴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올 상반기 판매된 벽지 디자인 중 무지 패턴이 8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늬가 없는 무지 패턴이 인기 있는 이유는 타 자재 및 가구·소품과 쉽게 조화를 이룰뿐더러, 깔끔한 디자인을 연출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인테리어 콘셉트 중 가장 대중적이고 인기가 높은 모던 인테리어를 연출할 때에도, 주로 심플하고 세련된 무지 벽지를 시공한다.

KS벽지 이룸
KS벽지 이룸
LX지인 베스띠
LX지인 베스띠

컬러는 화이트, 라이트 그레이, 베이지 등 밝고 부드러우면서도 매치가 쉬운 뉴트럴 톤 컬러가 특히 높은 판매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고급스러우면서도 개성이 있는 페인트 및 패브릭 패턴의 벽지 수요가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체 관계자는 자사의 경우, 올 상반기 화이트 컬러 페인트 패턴 벽지의 판매 비중이 전체 실크벽지 판매량의 15%를 차지할 만큼, 최근 페인트 패턴 벽지가 핫하다고 밝혔다.

한편, 업체별로 실크벽지와 합지벽지의 매출 비중은 큰 변화가 없었다. 선두권 기업들의 경우, 비교적 고가의 실크벽지 매출 비중이 55~70%를 차지하고 있고, 일반 기업들은 합지벽지와 실크벽지의 매출 비중이 평균 5: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렌드 키워드 친환경’, ‘기능성

최근 벽지 시장 트렌드 키워드가 친환경’, ‘기능성에 맞춰져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벽지는 실생활에서 접촉이 잦은 건자재인 만큼, 그동안 꾸준히 친환경성 및 기능성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높았고, 코로나 사태로 이러한 성향이 더욱 짙어지는 모양새다. 그리고 실제, 업계에서는 더욱 친환경적이고, 기능성을 갖춘 벽지를 소비자에게 선보이며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먼저, 친환경성 측면에서는, LX하우시스, 현대L&C, 신한벽지, 개나리벽지, 서울벽지, KS벽지, 제일벽지, DID벽지 등 시장을 이끌고 있는 기업들의 모든 벽지는 환경부 공인 환경표지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HB마크, 아토피 안심마크 등 인증을 받은 벽지 컬렉션도 다수다. 여기에 몇몇 기업은 자사 컬렉션에 공신력 높은 글로벌 친환경 인증을 추가로 획득, 친환경성에도 차별화를 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LX하우시스, 현대L&C, 신한벽지 등 기업은 자사 실크벽지 전 제품에 글로벌 친환경 인증인 유럽섬유제품품질인증(OEKO-TEX STANDARD 100)’ 1등급(Baby Class)을 획득했다. 유럽섬유제품품질인증은 유럽, 일본 등 18개 섬유 연구기관이 모인 오코텍스 협회가 주관해 의류·침구·완구·인테리어자재 등 피부와 접촉이 일어나는 제품의 무해성을 평가하는 친환경 인증으로, 1등급(Baby Class)은 만 3세 미만 유아의 피부에 접촉해도 안전한 제품에게만 부여된다.

신한벽지 ‘스케치’
신한벽지 스케치

아울러 신한벽지(리빙, 스케치, 심플 등), 개나리벽지(로하스, 에비뉴, 아트북 등)는 자사 벽지 컬렉션에 글로벌 시장에서 공신력이 매우 높은 친환경 인증인 ‘UL 그린가드(GREENGUARD) 골드 인증을 받았다. 글로벌 안전 과학 회사 UL에서 제공하고 있는 그린가드 인증은 2001년부터 시작된 실내 공기질에 대한 제3자 인증으로,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을 갖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배출 측정시험에 기초해 인증된다.

식물성 수지로 친환경성을 높인 제품도 눈에 띈다. 몇몇 업체에서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식물성 수지 PLA(Poly Lactic Acid)를 벽지 표면에 코팅해 피부에 닿았을 때 안전한, 더욱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식물성 수지인 PLA를 표면층에 적용한 벽지를 먼저 선보인 업체는 LX하우시스로, 대표적인 벽지 컬렉션으로는 지아 패브릭&프레쉬를 들 수 있다. 뒤를 이어, 개나리벽지도 PLA를 적용해 친환경성을 대폭 강화한 실크벽지 컬렉션 로하스아트북을 선보이고 있다. 아울러 옥수수를 수지가 아닌 원재료로 사용한 사례도 있는데, 서울벽지는 옥수수전분으로 만든 곡물벽지 옥수수가를 앞세워 친환경 벽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벽지 시장에는 실내 환경을 개선시켜주는 기능성을 갖춘 벽지가 선보여져 호응을 얻고 있다.

먼저, 신한벽지는 항곰팡이 기능을 갖춘 실크벽지 컬렉션 리빙스케치를 선보이고 있다. ‘스케치의 경우, 항곰팡이 기능 외 항균 기능도 있으며, 이에 더해 컬러 테라피 효과까지 있다. 이외에도 신한벽지는 99.9% 항균효과를 지닌 합지벽지 컬렉션 더고운등 다수의 기능성 벽지를 선보이고 있다.

개나리벽지 ‘에비뉴’
개나리벽지 에비뉴

개나리벽지는 최근, 업계 최초로 바이러스를 99.999% 사멸시키는 항바이러스 성능을 갖춘 기능성 벽지 에비뉴를 출시했다. 이외에도 개나리벽지는 유해물질을 흡수·분해하는 실크벽지 로하스등 기능성 벽지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벽지도 최근 99.9% 항균·항곰팡이 기능을 갖춘 합지벽지 데이지를 선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데이지는 균으로 인한 피부질환, 알레르기, 호흡기질환 등을 예방해 기능성·친환경 벽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KS벽지-제일벽지 합병, 신한벽지 경영권 매각 추진

올 상반기에는 주요 업체의 합병 및 매각 이슈도 있다.

먼저, KS그룹의 계열사인 KS벽지와 제일벽지가 71일자로 합병한다. 정확히는, 기존 KS그룹 계열사인 KS더블유(기존 센텍코리아)와 벽지 기업인 KS벽지, 제일벽지 3개사가 합병한다. 합병이 완료되면 KS벽지와 제일벽지는 ‘KS더블유에 편입된다. 다만, KS벽지와 제일벽지는 합병 후에도 각각의 독자 브랜드로 운영된다. 구체적으로, KS더블유는 본점, KS벽지와 제일벽지는 지점으로 각각 운영된다. 앞서 KS그룹은 2019KS벽지를 인수하며 철강·자동차부품·물류에 이어 인테리어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했고, 2020년에는 제일벽지까지 인수하며 인테리어 사업의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신한벽지 아이리스
신한벽지 아이리스

신한벽지는 경영권 매각이 추진 중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벽지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카무르파트너스 및 카무르프라이빗에쿼티(PE)는 최근 KB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발송했다. 매각 대상은 신한벽지 지분 100%. 신한벽지는 업계 2~3위를 다투고 있는 최상위권 벽지기업으로, 신한벽지의 시장 내 입지와 산업군의 성장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1500억원 안팎의 매각금액이 예상될 것으로 투자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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