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과 레이어드홈 인테리어 사이에서
미니멀과 레이어드홈 인테리어 사이에서
  • 장영남 기자
  • 승인 2021.04.06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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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레스토랑 테이블웨어는 한결같이 화이트다. 테이블의 주인공인 음식이 가장 잘 돋보이도록 하기 위함이다. 미술관도 천장과 벽을 하얗게 칠한 하이트 큐브다. 어떤 예술 작품이 전시되더라도 온전히 관람객들이 그 작품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집이 업무, 공부, 운동, 여가, 취미활동은 물론 사교의 장으로 이용되는 요즘. 그렇다면 집도 그러해야 한다. 구조적 혹은 장식적으로 가능한 미니멀했을 때 집은 더욱 다양한 기능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콘셉슈얼한 시각적 장식성은 없애고, 공간의 얼개를 유연성에 둬서 무궁무진한 활동이 이뤄지도록 디자인한 집.

 


3층 집이지만 각 실의 구분이 없는 하나의 공간

지극히 작은 것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는 중용 23장의 말. 고기동 주택을 접하며 느껴지는 건 이것이었다.

아파트와 단독주택을 모두 경험한 집주인은 건축 회사와 원하는 조건의 땅을 찾는 데만 2년이 넘게 걸렸다. ‘각 실이 구분 없는 하나의 공간이라는 집에 대한 콘셉트도 명확했다. 그런데 고심 끝에 선택한 부지는 건폐율 20%라는 건축 제약이 있었으니.

선택과 집중을 요구한 고기동 주택. 817디자인스페이스 측은 이번 작업의 큰 특징은 건축화된 실내 구조물이 대부분 두 가지 이상의 쓰임을 갖는다는 점이라며, “제약을 보완하기 위해 클라이언트와 끊임없이 열린 자세로 소통했고 이런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다고 회상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과 게스트룸 욕실. 집주인 내외는 개 두 마리와 고양이 두 마리를 가족으로 두고 있다. ‘각 실의 구분 없는 하나의 공간’ 이라는 유니크한 콘셉트는 가장 쾌적한 공간을 찾아다니며 휴식을 취하는 고양이에게도 매우 유용한 설계.
3층으로 오르는 계단 아래는 반려동물 집을 마련했다. 집주인의 반려동물 사랑이 느껴지는 부분.
3층 부부의 생활공간이다. 침대 헤드는 작업 공간으로 응용하고 벽면 전체는 옷장으로 계획했다. 부족한 채광은 천장으로 대체했다.
마당과 연결된 20평형의 거실은 언제든 사적인 외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야외를 바라보고 실제로 이용도 할 수 있는 이곳은 반려동물에게도 큰 행복을 준다.
주방은 거실과 단차를 두는 방식으로 분리했다. 넉넉한 사이즈의 멀티 테이블이 부부에게는 다이닝과 작업공간으로, 고양이에게는 캣타워로 이용된다.

프로젝트 : 고기동 단독주택

위치 :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면적 : 대지면적 99.52PY, 건축면적 19.82PY, 연면적 39.65PY

규모 : 지하 1~지상 2

구조 : 철근콘트리트구조

건축 설계 : 817디자인스페이스+생활건축 건축사사무소

 


각종 작업뿐 아니라 음악, 운동을 위한 넓은 동선

적잖은 시간을 머물러야 할 공간을 어둡게 꾸미는 건 사실 일반적이지 않다. 컬러부터 예사롭지 않은 이 공간은 다양한 취미를 가진 어느 작가의 작업실.

작가는 이곳에 대한 쓰임과 꾸밈에 대해 분명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작업과 함께 음악, 운동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길 원했고, 다크 그레이를 활용한 모던 분기에 차갑고 거친 텍스추어로 꾸며지길 원했다.

각종 작업이 한 공간 내에서 부딪힘 없이 이뤄지려면 동선은 가능한 넓어야 했다. 이에 대한 토털 솔루션은 레이아웃 정리와 함께 이를 통한 수납공간 창출.

데스크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마치 한옥의 마당처럼 개방된 공간으로 설계했다. 수납가구에 보관된 악기를 꺼내 펼치면 음악실로, 운동 기구를 세팅하면 헬스장처럼 공간이 이용되도록 말이다.

작업실과 생활공간을 잇는 통로. 계단을 밟고 내려가면 작업실이 나온다. 작업실은 금속 파티션과 중문을 설치해 방음성과 단열성을 강화하고, 완전히 독립된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컬러와 텍스추어 덕에 전혀 다른 세상에 온 듯한 작업실.
월플렉스는 내부 구성을 각기 달리해 의류, 서적과 더불어 소형 가전, 악기, 운동 기구 등을 편리하게 보관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운동은 작업실 한편에 마련된 휴식 공간(침상)에서 중점적으로 이뤄지는데, 작가는 철봉과 전신 거울을 통해 운동 범위를 확장하고 자세를 교정할 수 있다.
육중한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욕실이 나온다. 욕실 또한 다크 그레이 콘을 적용해 토앤매너를 유지했으며 조적식 욕조, 벽감 등의 장치로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프로젝트 : 파주 헤르만하우스

위치 :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면적 : 15PY(Ceiling 2.885/3.210)

디자인 : 삼플러스디자인

 


복층구조의 특징 살려 작업도, 휴식도 넓게 넓게

공간 활용도가 높은 데다, 드라마틱한 인테리어 효과를 줄 수 있어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복층 구조.

삼플러스디자인 또한 이 부분을 이번 인테리어의 메인 테마로 삼았다. 복층구조라는 특성을 이용해 집 본연의 휴식의 공간으로써, 또한 작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오피스 공간으로써 두루 사용해도 불편하지 않은 집 만들기. 이 궁리는 아이디어 스케치에서부터 시작해서 스타일링이 이뤄지는 마지막 단계까지 이어졌는데, 계단의 위치를 거실에서 주방 쪽으로 옮긴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삼플러스디자인 측은 소품 하나까지 뭐 하나 허투루 존재하지 않는 굉장히 짜임새 있는 공간 디자인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가전과 베딩에 이어 스타일링기까지 전적으로 우리를 믿고 맡겼기 때문인 것 같다고 클라이언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현관에 들어섰을 때의 전망. 소파, 거실 테이블, 커튼, 러그, 벽시계, 그리고 공기청정기까지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디자인적으로 서로 물리도록 했다.
빔프로젝트를 설치해 집에서도 영화관 못지 않는 화면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이 스크린은 복층에서도 볼 수 있다.
계단 아래는 수납공간으로 활용했다. 한치의 데드스페이스 없이 알찬 수납이 가능하도록 수납공간의 크기와 모양, 심지어 도어의 개폐 방식에도 꼼꼼히 신경 썼다.
거실과 현관을 잇는 주방이다. 주방 조리대는 깊이감을 줘서 아일랜드 식탁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오픈 선반과 붙박이장을 책장과 이어 작업 공간을 확대하는 한편, 맞은편에도 공간이 드레스룸으로도 부족함 없이 사용될 수 있도록 붙박이장을 마련했다.
넓어진 공간에 따라 한층 넓어진 작업 공간. 금속 보강재와 하단 유리 다리 설치로 무지주의 깔끔함을 살리면서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했다.
포인트 월처럼 존재하는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욕실과 보조 드레스룸이 나온다.

프로젝트 : 백석동 브라운 스톤

위치 : 경기도 고양시 백석동

면적 : 30PY(Ceiling 2.275)

디자인 : 삼플러스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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