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단열재 시장 지각변동 예고
건축 단열재 시장 지각변동 예고
  • 백선욱 기자
  • 승인 2021.04.0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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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스울, PF보드 위주로 산업 재편

현대L&C 크나우프 건축용 단열재
현대L&C 크나우프 건축용 단열재

최근 건축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단열재 시장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화재에 취약한 건축자재의 성능을 강화하는 건축법 개정안이 지난 2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뒤이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건축법 하위규정 개정안을 34일부터 입법·행정예고 했다.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건축물 마감재료로 복합자재를 사용할 경우 심재도 별도의 시험을 거쳐 화재안전성을 확보해야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화재에 취약한 스티로폼(폴리스티렌)과 우레탄폼을 심재로 사용하는 샌드위치패널은 비중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측되며, 화재안전성이 뛰어난 그라스울과 PF보드 위주로 산업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축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국토부, 관련 개정안 입법·행정 예고

화재에 취약한 건축자재의 성능을 강화하는 건축법 개정안이 지난 219일 여야 합의로 상임위를 통과한 데 이어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건축물의 내·외부 마감 재료와 단열재, 복합자재의 심재까지 화재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하고, 이를 어길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개정 건축법에 따라 건축자재의 내부에 들어가는 심재도 화재안전성 시험(준불연 성능)을 거쳐야 한다.

그동안 가연성 건축자재의 무분별한 사용 문제는 대형화재의 주범으로 꼽혀왔다. 지난 2008년 이천 물류 냉동창고 화재(40명 사망), 지난해 4월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 화재(38명 사망), 지난해 7월 용인 물류센터 화재(5명 사망) 등 대형화재 현장에는 늘 스티로폼, 우레탄폼 등 가연성 단열재 및 이를 심재로 사용하는 샌드위치패널 등이 문제로 등장했다. 가연성 단열재에 불이 붙으면 시안화수소, 일산화탄소 등 유독가스가 발생하는데 치명적인 유해성으로 큰 인명피해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은 이처럼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후진국형 대형 인명피해 화재 참사를 막기 위해 발의되었고, 결국 통과되었다.

뒤이어 국토부는 건축법 하위규정 개정안을 34일부터 입법(‘21.3.4.~‘21.4.13.)·행정(‘21.3.9.~‘21.3.29.)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실제 화재 환경과 유사한 시험 방식을 도입해 마감재료의 화재 안전성을 평가하는 등 시험 방법을 대폭 개선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샌드위치패널과 복합 외벽 마감재료는 구성하는 각 단일재료에 대해 시험하고 성능을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샌드위치패널 및 복합 외벽 마감재료는 구성 재료 전체(완성품)를 하나로 보아 강판 등을 붙인 채로 시험했으나, 앞으로 각 단일 재료에 대해 별도로 시험해야 한다. 샌드위치패널은 심재(스티로폼, 우레탄폼, 그라스울), 복합 외벽 마감재료(6층이상 건축물등)는 각 구성 재료가 준불연 성능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샌드위치패널과 드라이비트 공법 사용 또는 복합 외벽 마감재료(단열재 포함)는 현행 난연 성능시험 방법에 추가로, 구조체 변형, 붕괴 및 화재 연소·확산성능 등을 평가하는 실대형 성능시험을 실시해야 한다. 아울러 모든 마감재료는 난연 성능 시험방법 중 하나인 열방출률 시험 시, 두께가 20%를 초과해 용융 및 수축하지 않아야 한다.

이번 개정안은 관계기관 협의,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을 거쳐 공포되어 20211223일 시행 예정이다.

 

스티로폼·우레탄폼 샌드위치 패널, 사실상 퇴출

이번 건축법 개정안 통과로, 건축 단열재 시장에 큰 변화가 예고된다. 개정된 건축법에 따라 기존과는 달리 건축자재의 내부에 들어가는 심재도 준불연 성능 기준을 통과해야하는데, 몇몇 심재는 이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준불연은 700도에서 10분 동안 버텨야 받을 수 있는 기준이다.

심재는 샌드위치패널 안쪽에 채워 넣은 단열재를 말한다. 샌드위치패널의 심재로는 스티로폼, 우레탄폼, 그라스울 등이 쓰인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샌드위치패널 시장은 18000억원 규모로, 가장 저렴한 스티로폼이 샌드위치패널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우레탄폼과 그라스울의 점유율은 각각 23%, 17%.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심재인 스티로폼, 우레탄폼, 그라스울도 개별적으로 준불연 성능 기준을 통과해야한다. 하지만 불에 강한 그라스울과 달리, 스티로폼과 우레탄폼은 화재에 취약해 자체적으로 준불연 성능을 확보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업계에서는 스티로폼과 우레탄폼을 심재로 사용하는 샌드위치패널은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재안전성 뛰어난 그라스울, PF보드 각광

반면, 화재안전성이 뛰어난 단열재는 날개를 달 전망이다. 특히, 불에 강하고 활용성이 뛰어난 무기단열재(그라스울, 미네랄울 등)PF(페놀폼)보드의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먼저, PF보드는 고성능 난연 건축용 단열재다. PF보드는 90% 이상의 Closed Cell 구조로 단열성능이 우수하고 장기간 지속성을 유지하며, 판상형 단열재중 유일하게 난연 2급 제품이다. 불이 잘 붙지 않는 준불연 성능과 함께 화재 시 유독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안전성까지 갖췄다.

LG Z:IN 단열재 PF보드
LG Z:IN 단열재 PF보드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LG하우시스의 ‘LG Z:IN 단열재 PF보드를 들 수 있다. LG하우시스의 PF단열재는 국내 건축용 단열재 가운데 가장 뛰어난 단열 성능을 확보했으며, 준불연 및 내화 성능 인증, 국제 화재 안전성 인증인 ‘FM(Factory Mutural)인증획득 제품으로, 화재 시 유독가스 발생이 거의 없고, 화재가 번지는 것을 막아주는 등 뛰어난 화재안전성도 갖춰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LG하우시스는 안정적인 공급 기반 확보를 위해 증설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지난해 충북 청주공장에 총 1194억원을 투자해 PF단열재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신규 증설되는 4호 생산라인은 연간 1100의 생산규모로 20223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LG하우시스의 PF단열재 총 생산규모는 현재 생산량(1900)보다 55% 이상 증가한 3000로 늘어난다.

KCC, 현대L&C, 벽산 등 기업이 공급하고 있는 무기단열재의 사용 비중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무기단열재란 유리나 모래, 암석 등 무기 원료로 만들어져 불에 타지 않는 불연재를 의미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섬유단열재인 그라스울이 시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라스울은 규사 등의 유리 원료를 고온에서 녹여 만든 무기 섬유를 울(Wool)과 같은 형태로 만든 후 롤, 보드, 패널, 커버, 매트 등 다양한 형태로 성형한 인조 광물 섬유 단열재이다. 주거용, 상업용 건물 벽체 내외부 및 천장 등에 적용된다.

KCC 그라스울 네이처
KCC 그라스울 네이처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제품은 KCC의 그라스울 제품이다. KCC 무기보온단열재 그라스울 네이처는 규사 등 6종류의 유리 원료를 고온에서 용융한 후 고속 회전력을 이용해 섬유화해서 일정 형태로 만든 무기질의 섬유 보온단열재다. 부드러운 섬유를 섬세하게 집면해 단열 및 흡음성이 뛰어나며, KS, ASTM 등 국내외 시험규격에 합격한 불연재로서 불에 타지 않고 유독가스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그라스울 네이처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천연 오가닉 바인더를 사용해 포름알데히드를 방출하지 않으며, 폐유리 등 재활용 원료의 사용으로 환경보호 및 자원절약에 이바지하는 제품이다. 실제 이 제품은 환경표지 인증서, HB 마크 최우수등급, S마크, 비석면성적서를 획득했다. 이외에도 발수·내구성, 시공성, 경제성, 흡음성 등 장점이 뚜렷해,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대표 불연 단열재다.

현대L&C 크나우프 건축용 단열재
현대L&C 크나우프 건축용 단열재

현대L&C가 지난해 선보인 건축용 무기단열재도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L&C는 지난해 세계적인 단열재 제조업체인 독일 크나우프 인슐레이션(Knauf Insulation)와 건축용 무기단열재에 대한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하며 건축용 단열재 시장에 진출했다. 현대L&C가 판매를 시작한 크나우프 건축용 단열재는 규사 등 유리 원료를 고온에서 녹여 만든 무기 섬유를 울(Wool)과 같은 형태로 만든 뒤 패널 등 다양한 형태로 성형한 단열재다. 원료로 사용되는 규사는 불에 타지 않는 불연 재료로, 여타 단열재보다 화재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프레온가스나 휘발성 유기화합물 같은 오염 물질 방출 위험이 없는 안전한 자재다. 또한 옥수수에서 추출한 천연 오가닉 바인더가 적용되어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는 친환경 자재로, 유럽에서 실내공기정화 인증(EUROFINS)과 환경성적표지 인증(EPD), 미국의 그린가드 등 권위 있는 글로벌 친환경 인증을 획득하며 우수한 친환경성을 입증했다. 또한, 타 제품 대비 뛰어난 발수기능으로 습기에 의한 질량 변화가 없으며, 단열성능 및 흡음성이 우수하다는 강점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건축법 개정으로, 불에 강한 고성능 단열재인 PF단열재 및 무기단열재의 시장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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