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올림픽 이펙트: 한국 건축과 디자인 8090》전 개최
국립현대미술관, 《올림픽 이펙트: 한국 건축과 디자인 8090》전 개최
  • 주연욱 기자
  • 승인 2020.12.2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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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1980년대부터 1990년대 급격히 성장한 한국의 시각·물질문화의 기반을 재조명하는 올림픽 이펙트: 한국 건축과 디자인 8090전을 과천에서 오는 411일까지 개최한다.

올림픽 이펙트: 한국 건축과 디자인 8090전은 88서울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만들어진 여러 층위의 건축적 사건과 디자인 사물을 올림픽 여파(Olympic effect)’라는 키워드로 재조명한다. 전시는 올림픽 자체보다 88서울올림픽이 촉발했던 당시의 도시, 환경, 건축, 사물, 이미지 등 급격히 변화된 풍경의 중첩된 면모들을 펼친다. 이 과정 속에서 전시장의 아카이브는 당대 시각문화, 물질문화, 인공물들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생산, 수용되었는지 과정을 살피는 매개가 된다.

전시는 올림픽 이펙트’, ‘디자이너, 조직, 프로세스’, ‘시선과 입면’, ‘도구와 기술4부로 구성된다. 1980년대 초 88서울올림픽을 준비하며 기획된 총체적인 디자인 과정과 물적 토대를 바탕으로 변화한 도시 흔적을 도면, 청사진, 스케치,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살핀다. 이러한 기록과 잔상을 재맥락화한 작가들의 커미션 작업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전시의 시작인 진달래&박우혁의 <마스터플랜: 화합과 전진>88서울올림픽 전후 사회와 문화를 아우르는 이미지와 건축·디자인의 패턴을 중첩하고 반복해 시간, 운동, 소리, 구조가 결합된 가상의 무대를 중앙홀에 연출한다.

선우훈, 모듈러라이즈드 1988 부분
선우훈, 모듈러라이즈드 1988 부분 /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진달래&박우혁, 마스터플랜 화합과 전진
진달래&박우혁, 마스터플랜 화합과 전진 /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1올림픽 이펙트에서는 88서울올림픽을 위해 고안된 사물과 공간, 사건을 소환하며 이를 계획했던 과정과 그 결과가 지금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본다. 주요 올림픽 개최 도시들을 기록해온 다큐멘터리 감독 게리 허스트윗의 <올림픽 시티>는 올림픽 유산과 지금 일상의 공존을 기록한다. 또한 개·폐회식 미술감독이었던 이만익의 아카이브가 최초로 공개되는데 색채계획, 공연의상, 무대장치 등 총체 예술프로그램을 기획해 한국적 정서와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자 했던 당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2디자이너, 조직, 프로세스에서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디자이너, 건축가들의 사회적 위상과 역할, 규모 변화에 따른 조직과 시스템의 재구축 현상 등을 다룬다. 88서울올림픽 당시 삼성과 금성(LG), KBS를 비롯한 대형 조직에서 디자이너로 성장했던 이들의 영상 인터뷰와 관련 자료가 전시된다. 더불어 선우훈의 픽셀 애니메이션 <모듈러라이즈드>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3시선과 입면에서는 올림픽을 기반으로 구축된 새로운 유형의 건축물과 도시 풍경을 조명한다. 올림픽 가시권을 배경으로 촬영한 최용준의 건축 사진은 도시 표면의 표정을 담고, 1980년대 중반 유학 후 서울의 생경한 모습을 담은 구본창의 <긴 오후의 미행>, <시선 1980> 시리즈는 국가 프로젝트의 틈새와 간극을 포착한다. 또한 서울과학사의 <디오라마 서울>과 모형 제작사 기흥성의 건축 모형은 올림픽 유산으로 남은 여러 건축물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4도구와 기술에서는 올림픽 전후 고도의 산업화 시대에 진입하며 컴퓨터와 웹의 보급으로 변화된 환경을 재조명한다. 대형 빌딩은 도시 풍경과 업무 환경, 방식을 변화시켰다. 자와 컴퍼스 등 건축가와 디자이너가 사용한 설계 도구들은 컴퓨터와 CAD프로그램 도입으로 매끈한 스크린이 대체했으며 사무자동화(OA- Office Automation)는 사무실 풍경을 변화시켰다. 권민호의 <일하는 손>은 도면 위 고유한 몸짓으로 공간과 사물을 상상하던 디자이너들의 작업대를 재현한다. 텍스처 온 텍스처의 <계획하는 도구>1980년대 설계도구들의 잊힌 구실을 환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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