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규모 재확산에 창호업계도 ‘긴장’
코로나19 대규모 재확산에 창호업계도 ‘긴장’
  • 차차웅 기자
  • 승인 2020.09.0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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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코로나19 이번에는 수도권영업·마케팅 위축 우려

ㅣ박람회 중도취소, 현장·사업장 폐쇄 등 유례없는 상황

기록적이었던 장기간 장마에, 수도권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재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여파까지 더해지며 창호업계에 유례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8월 중순,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에 일일 확진자 100명을 돌파한 이후 하루 수백명의 확진자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발생하면서 방역 당국은 방역조치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2.5단계로 격상했으며, 그 여파가 창호를 비롯한 건축자재업계에도 미치는 모양새다.

 

대면접촉 자제, 방역조치 최우선

업계 관계자들은 상당기간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펼치지 못했던 올 봄으 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비치는 한편, 최대한 대면접촉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영업과 납품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산발적 집단감염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확진자가 언제 어디서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사업장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행여 회사 내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상당기간 라인 가동을 멈춰야함은 물론이고 직원들의 안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장마철이 끝나는 시기부터 개보수 공사 수요가 증가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기대만큼 영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추후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우려는 실제 상황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 건자재 대기업 본사에서는 지난달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건물폐쇄에 이은 방역작업이 실시되었으며, 대형 건설사 공사현장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해 공사가 중지되고, 현장인원 전원에 대한 검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때문에 각 업체들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역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치고 있다. 수시 발열체크는 물론, 회사 자체적으로 직원들에게 다수의 인원이 모이는 미팅, 출장 약속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지난봄에 이어 다시 전달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8월 중준 이후 대다수의 해외출장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5월 이후 다소 숨통이 트였던 수출·수입길에 다시 차질이 생기지 않을지 걱정을 내비치는 모습도 목격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원자재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지난 2~3월 수입이 끊긴 채 국내 창고 제고가 소진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었다똑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실질적 타격은 그 때의 두 배가 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불감증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 봄 한 차례 대규모 감염사태를 겪은 이후, 자신은 감염되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을 보이며 방역수칙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 실제로 수십여명이 좁은 공간에서 함께 업무에 나서고 있음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는 사업장을 본지 취재진들이 여러 곳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경제활동에 필수적인 상황이 아님에도 다수의 친교성 모임과 취미생활을 위한 모임 역시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사무실 근무 중 마스크를 착용했다가 상사에게서 왜 너만 유난을 떠느냐는 핀잔들 들어야 했다우리 사무실은 같은 층에 30여명이 다닥다닥 붙어서 근무하고 수시로 회의하는 환경이지만 누구도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털어 놓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회사 내에서 누구도 공식적으로 코로나 이야기를 꺼낼 수 없을 정도로 경직된 상황이라며 영업활동 역시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거래처와 약속을 잡기가 서로 껄끄러운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건축 박람회 다시 올 스톱가능성 높아져

이러한 상황 속에 820일부터 23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제54MBC건축박람회는 행사 중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개막 전날인 19일 자정부터 수도권에 방역조치가 강화되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되었지만, 결국 행사가 강행된 것이 시작이었다. 적지 않은 참가업체들이 이미 부스설치에 돌입한 상황 속에 주최사인 동아전람은 고양시, 킨텍스와의 회의를 통해 행사 정상개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실내 50인 이상 행사에 대한 집합금지 및 행사장 폐쇄 명령을 내림에 따라 결국 개막 2시간여 만인 20일 오후 행사취소 방송이 전시장에 울려 퍼졌고, 500여 참가업체와 수도권, 지방에서 방문한 수백여 참관객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 참가업체 관계자는 행사 시작 전에 취소했어야 하지만, 협의를 통해 진행하기로 했으면 끝까지 책임지고 진행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적지 않은 비용과 노력이 들어간 전시부스를 그대로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참가업체 관계자는 다방면에서 방역작업이 이루어지고 출입통제를 했지만, 부스 근무 시 대면접촉을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상황이라 걱정이 많았다뒤늦게나마 취소된 것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결국 주최사인 동아전람은 물론, 참가업체들까지 적지 않은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향후 대책이 어떻게 마련될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동아전람은 지난달 24일 개최 취소 공문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고양시로부터 전시행사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받아 부득이하게 박람회를 취소하게 되었다이번 취소 결정에 대해 다시 한 번 모든 참가업체들에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리며, 향후 대책과 계획에 대해 최선의 결정을 할 예정하며, 결정되는 대로 연락을 취하겠다고 전했다.

제54회 MBC건축박람회는 행사 중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제54회 MBC건축박람회는 행사 중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번 MBC건축박람회 취소를 시작으로, 당분간 수도권에서는 건축 관련 박람회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2,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최대 규모 건축·인테리어 박람회 코리아빌드가 취소되었고, 이후 5월 초까지 국내 모든 건축박람회가 중단된 바 있다. 이후, 56일부터 방역체계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로 전환되면서, 553MBC건축박람회’, 7코리아빌드등을 비롯한 다수의 수도권·지방 건축 박람회가 최근까지 정상 개최되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전국적 재확산으로 상황이 급변하면서 대규모 인원이 운집할 수밖에 없는 박람회는 취소 또는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때문에 93일부터 6일까지 서울 세텍(SETEC)에서 개최 예정인 8회 동아 건축·인테리어 박람회’, 925일부터 27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 전시장에서 막을 올리기로 한 2회 인천 건축박람회등 수도권 박람회는 물론, 910일부터 13일까지 예정된 부산코리아빌드, 917일부터 20일까지 대구 엑스코(EXCO)에서 개최키로 한 대구경향하우징페어 등 지방 박람회들도 연기 또는 취소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당분간 대규모 행사가 제한될 것으로 보이며, 진행된다 하더라도 흥행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개최 지역 지방자치단체와 행사 주최사가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참가업체들의 혼선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견해도 내비치고 있다. 보다 완벽하게 안전한 환경에서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적어도 올 연말 또는 내년 초까지 계획된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를 전면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내년 2월 말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글로벌 최대 차양산업 박람회 ‘R+T Stuttgart’ 개최를 6개월여 앞둔 지난 7, 2022년으로 1년 연기했으며, UAE 두바이에서 올 10월 예정이었던 두바이 엑스포 2020’ 역시 지난 5월 일찌감치 1년 연기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독일 등 여타 국가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심각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행사 취소가 빠르게 논의되었을 것이라며 이전까지는 모르겠지만 현 상황은 우리도 심각한 정도가 다르지 않기 때문에 중장기 계획을 재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역대 최장 장마까지 설상가상

코로나19의 재확산과 함께 유례없이 길었던 장마 역시 업계에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올해 장마는 중부지방 기준 624일부터 815일까지 50일 이상의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했으며,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 역시 1000mm에 육박했던 그야말로 역대급이었다. 침수, 산사태 등 대규모 피해도 예년 대비 크게 증가하면서, 이로 인한 각종 인프라 파괴가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창호업계 관계자들은 예정된 공사가 연달아 연기되면서 공사 일정이 도미노식으로 미뤄지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생산·시공 일정의 대폭 조정이 불가피했으며, 3분기 매출 목표도 하향한 상황이라고 털어 놓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장마로 인해 공사가 자주 연기되면서, 소비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 뒤 일정도 미뤄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휴가철과 장마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폭염과 코로나19 재확산까지 겹쳐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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