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소재 ‘복합창호’, 고급시장 저격하며 ‘재도약’
하이브리드 소재 ‘복합창호’, 고급시장 저격하며 ‘재도약’
  • 허여진 기자
  • 승인 2019.07.0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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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하이브리드, 퓨전, 모두 현시대를 형용하는 단어들이다. 여러 기능을 갖는 제품이 경쟁력을 인정받는 흐름 속에서 창호업계에 복합창호가 떠오르고 있다. 알루미늄 소재가 가진 내구성과 PVC소재의 단열성, 목재의 심미성까지, 단일 소재의 창호로는 한계가 있는 고성능을 복합창호가 실현한다는 점이 강조되며 업계의 기술력과 관련 제품을 향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재건축과 리모델링 시장이 확대되면서 고급창호를 향한 소비자 인식이 높아진 가운데, 지난 3~4년간 축소되었던 복합창호 시장에 다시 활기가 도는 모습이다. 창호업계에도 드리운 하이브리드 시대, 복합창호가 다시금 주목받는 이유다.

 

복합창호, 내구성·단열성 구현에 최적격

침체기 극복 흐름 속 업계에 주어진 과제는?

창호 업계의 기술력이 나날이 상향평준화되고 있다는 점은 이미 자명하다. 더불어 열관류율, 단열, 기밀성 등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또한 확대되고 있어 업계에는 하루가 다르게 고효율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복합창호가 주목받고 있다. 복합창호는 통상 알루미늄 프레임의 단열성을 높이기 위해 그 외의 소재를 결합한 창호로, 대체로 알루미늄과 PVC·PS, 또는 알루미늄과 목재를 결합한 창호를 말한다. 우수한 강도와 구조적 안정성과 더불어 다채로운 도장 컬러로 색상 및 형태 구현이 자유로운 알루미늄 재질에 단열성이 우수한 PVC재질을 더해 높은 에너지소비효율을 구현하거나 특유의 심미성이 우수한 목재를 결합해 디자인을 강조하는 등 내구성과 단열성능, 디자인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시도가 반영된 것이다.

특히, 지난 2012년 시행 이후 7년여 만에 창호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의 열관류율 기준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효율 제품을 향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현재, 그 대안으로 복합창호가 대두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내구성·단열성·디자인 모두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는 단일소재의 창호 성능을 복합창호가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가 모이면서 향후 전망 또한 긍정적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고급 디자인 또한 복합창호가 주목받는 이유다. 갈수록 소비자의 욕구가 창호의 성능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디자인 측면에서도 강조되면서, 외부 디자인과 내부 성능을 모두 만족할만한 품목이 복합창호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아울러 프리미엄 제품을 향한 꾸준한 수요 증가 또한 향후 복합창호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축물의 장기적 가치를 위해 외관의 중요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동시에 단열 성능 기준 역시 매년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요건을 모두 만족하는 제품은 현재 복합창호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업계 기술개발 노력에 복합창호 재조명

알루미늄 창호에 단열성을 더하기 위한 시도로 2000년대 초 소개된 복합창호는 당시 단열재 유무에 따라 단열·비단열 창호로만 나뉘었던 업계에서 큰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지난 2008년 관급시장 납품이 시작되며 복합창호는 설계스펙 영업 시 상위 경쟁력을 갖춘 고성능 제품으로 주목을 받았고, 업체들의 활발한 제품 개발노력과 홍보활동을 거쳐 지난 2010년부터는 가파른 시장 성장세를 이끌어냈다. 이후 공공기관 청사, 교육·연구시설 등에 꾸준히 적용되면서 2010년대 중반까지 창호 조달시장 내에서는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제품 중 하나로 자리했다.

하지만 업계의 과열 경쟁 양상은 가격 경쟁으로 이어졌고, 알루미늄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열재와 PVC면적을 늘려 판매하는 시도가 증가하자 본래 복합창호가 가진 의미가 변형되었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당시 업계에는 금속제창의 단열성을 높이기 위해 그 외 소재를 결합한 복합창호와 이질적인 소재를 비율과 상관없이 단순 접목한 결합창의 시장을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급기야 일부 복합창호가 알루미늄창호보다 저렴하게 보급되기 시작하고 중량, 단가 등 특성이 상이한 복합창을 금속만으로 이루어진 창과 함께 경쟁하는 데 불합리하다는 업계 내 반발이 심해지자 조달청이 지난 2015년 말 복합창호를 금속제창 다수공급자계약 대상에서 전면 제외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로부터 6개월 뒤인 2016년 초, 복합창 업계의 의견개진을 통해 조달청은 알루미늄으로 창의 프레임을 구성하고, 발포단열재는 알루미늄 창의 성능(단열, 결로방지)을 향상시키기 위해 일부 사용한 알루미늄복합창(AL프레임+발포단열재)’에 한해서 금속제창 MAS진입을 다시 허용, 관련 업체들이 재정비 과정을 거치고 순차적으로 진입하면서 시장은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다양한 외관을 나타낼 수 있는 심미적 장점과 내구성, 단열성까지 갖춘 제품은 현재 유일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교 및 관공서 등의 수요를 꾸준히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조달시장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 뿐 아니라 LG하우시스와 KCC, 현대L&C와 남선알미늄, 이건창호 등 알루미늄 창호, PVC창호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주요 업체들 또한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복합창호 제품군을 구축하며 프리미엄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아울러 실크로드는 독일 내 우수한 AL-Wood창호로 명성 높은 크로네 창호를 국내에 소개하며 시장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민간 시장으로 그 보급이 확대된 점이 주목된다. 세련된 외관과 단열성능을 두루 갖춤으로써 기존 알루미늄 창호가 가진 단점을 보완한 복합창호에 대해 일반 소비자들에게서 얻는 인지도와 호응이 심상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가로 책정되기 때문에 민간 시장에서의 성장 폭이 가파르지는 않지만 전원주택, 타운하우스, 리조트, 호텔 및 펜션을 비롯해 리모델링 및 재건축 아파트 등에서의 적용 비율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복합창호는 현재 단일 소재 제품보다 수요는 적지만 프리미엄 제품을 향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에 긍정적으로 전망되는 제품이라며, “재건축 시장의 비중이 높아지는 점과 주요 창호 제조사들이 복합창호와 같은 고급창호 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점 또한 시장 성장 예상을 뒷받침한다고 전했다.

LG하우시스
LG하우시스

 

복합창호 조달시장, 지난해 500억원 상회

대부분의 복합창호 업체들이 조달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만큼, 복합창호의 시장 성장세는 금속제창 조달시장의 복합창호 납품 규모로 파악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조달청 나라장터 조달정보개발포털 특정품목 조달내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금속제창 중 복합창호 품목의 총 실적은 530억원을 상회했다. 지난해 금속제창 규모가 4673억원인 점으로 미루어보면 약 11%를 차지한 것. 전반적으로 조달시장이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복합창호 조달시장 규모 역시 2017340억원에서 약 200억원 상승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업체들이 공공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면서 제품 개발, 영업력 강화 등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펼친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올해 역시 상반기까지 조달시장 내 복합창호 실적이 3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는 점 역시 향후 시장성장 전망에 설득력을 불어 넣는다.

지난해 조달시장 내 복합창호를 납품한 업체는 총 30곳 안팎으로, 금속제창 업계 내에서 꾸준히 활약해온 업체들의 지속된 제품 개발 노력이 돋보인다. 이들 중 유니크시스템이 가장 많은 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조사되며, 이우드, 비룡씨에이치씨 등도 50억원 이상의 고실적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 또한, 거광기업, 신환경복합창, 이다, 동성기업, 신성기업, 점보산업, 경원알미늄 등도 조달시장 내 적지 않은 계약을 성사시키며 복합창호 업계의 활성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복합창호에 대한 인지도가 확대되면서 지난 2015년 말부터 2016년 초까지 이어진 복합창호 다수공급자계약 대상 조정과정에서 있었던 시장침체의 여파가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 “관련 업체들이 공정한 경쟁을 위해 정당한 복합창호 개발 노력에 힘을 쏟고 시장 안정화에 노력한 결과라고 전했다.

 

기준정립·품질관리 여전한 과제

다각도로 시장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상황임에도 복합창호가 대중화·보편화되기까지는 높은 제조원가와 가·시공비 등으로 인한 높은 판매가 책정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복합창호가 시장 내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리한 만큼, 업계에 가장 필요한 것은 가격경쟁이 아닌 공정한 품질경쟁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로 다른 물성의 원자재를 결합하는 창호이기 때문에 각 자재의 장점이 발휘되면서 내구성과 단열성을 동시에 갖출 수 있도록 세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선 복합창호에 대한 업계 내 공식적 정의가 필요하며, 조달시장 내 복합창호 품목을 별도 분리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본래 알루미늄 창호의 단열성능 향상을 위해 그 외의 소재를 더하는 창호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합성수지 소재 부분을 과도하게 넓히거나 내창과 외창을 서로 다른 소재로 사용하는 등 변형된 제품들이 다수 출시되어 여전히 복합창호라는 이름으로 보급되고 있는 점이 불공정한 경쟁구도를 낳았다는 의견이다. 여기에 복합창의 품질을 담보할 수 있는 KS인증 또는 관련 기준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조적 강도를 고려하지 않은 저품질 제품은 가격경쟁을 초래함은 물론, 커튼월 혹은 고층건물에 적용되면 결함이 발생될 수 있다복합창호에 사용되는 물성과 목적에 관계없이 정책이 강요하는 1등급만 좇다보면 득보다 실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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