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호 에너지소비효율 기준 개정 전망 ‘이목집중’
창호 에너지소비효율 기준 개정 전망 ‘이목집중’
  • 차차웅 기자
  • 승인 2019.06.1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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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공단이 1등급 기준을 열관류율 0.9 이하로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창세트 효율등급 기준 상향 조정안을 공개했다. 등급 간 변별력 확보를 위한 이와 같은 기준 강화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향후 산업계의 기술개발이 이어지며 열관류율 0.9 이하 모델이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각종 고효율 부자재, 초고단열 유럽 창호의 수요 확대도 전망하고 있다.

 

고효율 창호(1등급) 기준 열관류율 0.9로 강화된다

현행 기준 1, 2등급 65% ‘변별력 확보 필요

지난 2012년 시행 이후 7년여 만에 창호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의 열관류율 기준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9월 개정 시행된 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의 창호 단열기준 역시 최대 0.9W/·K(중부1지역, 외기에 직접 면하는 경우, 공동주택)까지 강화되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향후 고효율 창호의 상징은 열관류율 0.9W/·K(이하 단위 생략) 이하로 인식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제도 및 기준 변화 추이를 면밀히 살피는 한편, 유럽 초고단열 프로파일 도입, 고효율 유리 및 단열재 적용 등을 통해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에너지공단은 지난 429일 경기도 일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30주년 기념홀에서 창세트 효율관리 고시개정을 위한 산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고효율 창세트로 일컬어지는 1, 2등급 비중이 65%를 상회할 정도로 높아지면서 등급 간 변별력을 상실했다고 기준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등급제도의 신뢰성 강화를 위해 효율기준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 실제로 지난 4월 기준 한국에너지공단에 등급 등록되어있는 모델 중 1등급은 약 26%, 2등급은 39%에 달한다. 반면 3등급은 28%, 4등급과 5등급은 각각 6%, 2%에 그치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등급 이상을 획득한 제품이거나 그에 준하는 성적을 갖춰야 하는 현장이 대다수라며 조달시장 납품에도 마찬가지 성능을 요구 받고 있기 때문에 관련 업체들의 1, 2등급 획득 흐름이 이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 고시 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이 강화·시행된 측면도 창세트 효율기준 상향조정의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신규 설계기준을 반영한 제도 정비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견해다. 개정된 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에 따르면 중부1지역의 경우, 외기에 직접 면하는 공동주택 창과 문은 열관류율 0.9 이하의 성능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중부1지역에 가장 혹독한 기후 환경인 강원도, 경기 북부, 충북과 경북 일부 지역이 포함되어 있음을 감안하면, 국내 최고 단열성능을 갖춘 창호의 열관류율 기준이 0.9 이하로 결론지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제도 간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창세트 1등급 기준 역시 여기에 맞춰 상향조정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고단열 창호 보편화 시대 앞당긴다

이러한 배경을 통해 한국에너지공단은 창세트 효율등급 기준을 상향 조정한 안을 내놓았다. 1등급은 0.9 이하, 2등급은 0.9 초과 1.2 이하, 3등급은 1.2 초과 1.6 이하, 4등급은 1.6 초과 2.1 이하, 5등급은 2.1 초과 2.8 이하 등이다. 최저 열관류율 기준으로 1등급은 0.1 상향조정되었고, 2등급은 0.2, 3등급은 0.5, 4등급은 0.7, 5등급은 0.6 강화하는 내용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이와 같은 등급별 열관류율 구간 개정안을 현재 등급 등록된 모델에 대입해 도출한 예상 분포를 공개했다. 그 결과 1등급 열관류율 기준(0.9)을 만족하는 모델은 약 12.6%로 기존 1.0 이하일 때 보다 절반이하로 감소하며, 2등급 역시 30.5%로 약 8% 가량 비중이 줄어들었다. 반면 3등급은 32.9%로 기존보다 약 5% 가량 증가했고 4등급도 18.8%로 적지 않았다. 5등급 역시 약 4% 증가해 5.3%를 차지했다. 개정안의 5등급 최저 열관류율 기준인 2.8에 만족하지 못하는 2.8 초과 3.4 이하 모델도 약 90종이며, 개정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이 모델들은 등급을 유지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 분포가 개정안 시행 이후에도 흡사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창호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 시행 첫 해 1등급 비중은 10%를 밑돌았지만, 이후 각종 건축물 에너지 관련 기준 강화와 함께 산업계의 기술개발이 이어지며 1등급 비중이 크게 높아졌듯, 열관류율 0.9 이하의 모델도 향후 가파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때문에 재차 1, 2등급 비중이 높아지게 되면 등급 간 변별력 상실을 이유로 효율기준을 또 다시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한 연구계 관계자는 “0.9라는 열관류율은 고효율 건축이 자리 잡은 유럽에서도 사실상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국내 산업계 현실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기준 상향조정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내비친 바 있다.

해당 개정안은 소폭의 수정과정을 거쳐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초 확정 시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에너지공단은 그 전단계로 산업계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공청회와 규제심사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창호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기준이 0.9 이하로 확정될 것이 유력해 짐에 따라 복수의 산업계, 연구계 관계자들은 고단열 창호 보편화 시대가 빠르게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고효율 유리의 수요증가와 더불어 고단열을 넘어선 초고단열 유럽식 창호의 국내시장 공략 역시 더욱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꾸준한 기술개발 성능확보 충분하다

2019522일 현재 한국에너지공단에 등록된 전체 6413개 창세트 등급 모델 가운데 열관류율 0.9, 기밀성 1등급에 만족하는 제품은 총 829종이다. 그중 수입제품은 37종이며, 나머지는 국산제품이다.

알루미늄과 복합소재 모델은 총 260종으로 합성수지 모델에 비해 적지만 기술적으로 0.9 이하의 열관류율을 충분히 구현해 낼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데 부족함이 없다는 평이다. 선우시스, 거광기업 등 조달시장 공략업체들이 다수의 고효율 제품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며, 남선알미늄, 경희알미늄, 알루코, 신양리젠창호 등 알루미늄 창호의 강자들도 기술적 수준을 높여 온 것으로 파악된다.

각 업체들은 슬라이딩 방식 모델에는 대체로 아르곤가스 주입 로이복층유리 이중창으로 0.9 이하의 열관류율을 구현했다. 일부 알루미늄 모델은 복층유리와 삼복층유리가 함께 사용되기도 했으며 대체로 로이복층유리 이중창으로도 충분한 성능을 보였다.

합성수지 이중창 모델들은 24mm 로이복층유리와 함께 일반복층유리를 함께 사용해도 0.7~0.9의 열관류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합성수지 프레임에 아르곤가스까지 주입한 로이복층유리 이중창 모델은 0.6대의 열효율성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슬라이딩 단창으로 0.9 이하를 만족하는 모델도 12종 존재한다. 대체로 로이코팅은 기본, 아르곤가스를 주입한 삼복층유리(43~55mm)가 사용된 것으로 조사된다.

틸트앤턴, 틸트앤슬라이딩 등의 개폐방식을 사용하는 유럽 시스템창호들은 주로 42~47mm 삼복층유리로 고효율을 구현했다. 역시 로이코팅과 아르곤가스를 주입한 유리가 기본 사양으로 채택된 것으로 조사된다.

물론, 프레임의 재질과 유리성능 이외에도 창호 열관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적지 않다. 프레임의 두께, 프레임의 구조, 알루미늄 창호의 단열프레임 등 여러 측면에서 고효율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슬라이딩 창호의 기밀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적 시도, 기밀시공의 보편화 등도 보다 폭넓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고단열 창호 시장의 보편화와 함께 여러 단열 부자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어쩔 수 없이 생산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 시장이 그 가격을 흡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유럽 고효율 창호 수요증가 전망

일각에서는 유럽 시스템창호의 수요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뛰어난 단열·기밀성능은 물론, 세련된 외관, 개성있는 개폐방식 등 그 장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독일 프로파인 그룹의 케멀링 시스템창호를 제작·유통하고 있는 엔썸은 열관류율 0.9 이하에 만족하는 1등급 모델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융기(베카), 우신윈시스템(KBE), 더베스트(피마펜) 등도 0.9 이하의 열관류율을 보이는 제품을 여럿 선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다수의 유럽 시스템창호 업체들이 현재 등급획득을 위한 시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 고등급 제품 중 수입제품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지만, 시장 진입을 최근에 시작한 업체가 적지 않음을 감안하면 향후 그 수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아울러 10곳이 넘는 유럽 브랜드가 국내시장을 노크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도 시장확대의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형 재건축 현장과 정부주도 사업에서도 수입 제품을 대량으로 적용하는 등 변화의 기미가 이미 보이기 시작했다는 견해다.

대표적으로 올해 초까지 진행된 정부주도 제로에너지빌딩 시범사업의 일환인 제로에너지 단독 임대주택 리츠 사업 로렌하우스현장 창호 공급업체로 세종행정중심복합도시에는 살라만더(SR펜스터), 김포한강신도시에는 독일 케멀링(엔썸), 오산세교지구에는 레하우(유로)가 선정되어 도합 300가구에 달하는 물량을 소화하기도 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소규모로 공급을 진행해 온 수입 창호업계에 정부주도 사업의 다물량 공급은 의미가 작지 않다뛰어난 성능에 기밀시공까지 전개하며 건축 시공업체들도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어 추가적인 수요확대가 예견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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