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형태의 가구는 하나의 블록이다. 그렇다면 단단한 사각형 덩어리인 이 가구를 이용해서 공간을 나눌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가구 뒷면은 그대로 벽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가구로 공간을 분리하면 수납과 파티션이라는 두 가지 가구 기능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안방 + ‘┎ ’ 형 낮은 가구=침실+파우더룸+미니 서재
파우더룸과 드레스룸은 그 기능의 동질성에 따라 보통 하나의 존으로 묶어 설계된다. 그렇지만 이 집 거주자는 의류업에 종사하고 있어 드레스룸을 업무용으로도 써야 했다. 마침 안방은 거실만큼 넓어서 파우더룸의 기능 일부와 서재 기능을 안방에 끼워넣기로 했다. 이때 디자이너가 솔루션으로 제안한 아이디어가 가구를 이용한 공간 분리.
안암동 삼익아파트 28평 인테리어_삼플러스디자인(3plusdesign.co.kr)
안방 + ‘━’ 형 높은 가구=침실+드레스룸
과거 우리에게는 전형적인 가구와 가전 배치법이 있었으니, 거실은 반드시 TV와 소파가 마주 보며 놓이고 안방은 가구회사에서 세트로 제작한 장롱, 침대, 화장대가 벽에 붙은 모습으로 채워졌다.
침실과 드레스룸을 분리하는 작업에 있어서, 디자이너는 거의 어지간한 가벽 수준의 규모인 장롱에 주목했다. 그래서 장롱을 벽에 붙이는 게 아닌 방 한가운데로 가져오기로 했다. 실제로 그것을 가벽으로도 이용하기 위해.
목동9단지 35평 아피트 인테리어_옐로플라스틱디자인(www.yellowplastic.co.kr)
아이방+ ‘━’ 형 높은 가구=침실+공부방
먼저 이런 구조를 얻기 위해 디자이너는 작게 나눠진 방 두 개의 벽을 허물어 하나로 만들었다. 알파룸으로 제공된 방 하나가 너무 작아 쓸모없는 탓이었다. 이어서 발코니까지 확장했는데 맞춤 제작한 가구 두 점을 이용해 세 개 공간을 합치면서 발생한 복수의 코너들을 완화하고 공간도 자연스럽게 침실과 공부방으로 분리했다.
신반포자이 35평 아파트 인테리어_옐로플라스틱디자인(www.yellowplastic.co.kr)
침실+작업실+거실, 앞뒤에서 사용하는 무빙 퍼니처
이 가구는 노르웨이어로 ‘작은 마을’을 뜻하는 이케아의 2020 신제품 ROGNAN(로그난). 레일을 따라 양 방향으로 움직이는 바디에 침대, 데스크, 옷장, 그리고 소파까지 넣어 3.5㎡의 작은 방을 마치 8㎡처럼 쓸 수 있도록 개발했다. 이름 그대로 이 가구 하나면 집 한 채가 뚝딱 생기는 셈.
거실+ ‘━’ 형 낮은 가구=거실+다이닝룸
집주인은 사교적인 성격이어서 손님이 자주 찾아왔다. 그러므로 가능한 다이닝룸이 크고 거실에서 주방이 보이지 않기를 희망했다. 디자이너에게 있어 최선책은 다이닝 테이블 의자를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등받이 벤치로 맞춤 제작하는 것이었다.
그런 벤치는 파티션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의자와 수납 기능까지 갖추기 때문에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분리하고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광명두산위브트레지움 34평 아파트 인테리어_카멜레온디자인(www.chameleon-desig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