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재 트렌드? 뜨는 ‘원목마루’, 지는 ‘강화마루’
바닥재 트렌드? 뜨는 ‘원목마루’, 지는 ‘강화마루’
  • 백선욱 기자
  • 승인 2020.01.23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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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하우시스 지아마루 원목
LG하우시스 지아마루 원목

인테리어 고급화 바람, 프리미엄 시장 확대

 

최근 건축 시장에 고급화 바람이 불면서 원목마루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존 주력 시장이었던 고급주택, 전원주택 등 주거 공간에서의 원목마루 적용 빈도가 증가하고 있고, 호텔, 각종 숍, 비즈니스 건물 등 상업시설에서도 원목마루의 수요가 증가 추세다. 특히, 아파트 시장에서 공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원목마루를 채택하는 건설사가 늘어나면서 원목마루에 대한 인지도와 인기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그리고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출시하고, 특판 전용 제품을 준비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높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십수년간 마루 시장을 장악했던 강화마루는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힘을 잃고 수요가 수직 하락하고 있다. 초저가 중국산 제품의 품질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면서 제품 이미지가 실추된 이유가 크다. 실제, 주요 업체에서도 특별한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원목마루, 강마루 등 제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바원목마루
노바원목마루

나무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고급 바닥재 원목마루

원목마루는 합판 위에 2mm 이상의 원목을 표면재로 사용하는 제품이다. 다만, 최근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1mm대 두께의 원목을 사용한 원목마루도 출시되고 있다.

원목마루의 가장 큰 특징은 천연 나무의 질감이 뛰어나며 고급스러움이 돋보인다는 점이다. 원목 층이 두꺼울수록 이 같은 특징은 더욱 도드라진다. 또한 실내 공기 중의 수분을 발산·흡수하는 역할을 수행해 실내 습도 조절 기능도 뛰어나다. 아울러 표면층에 고강도 UV 코팅을 적용한 제품이 출시되는 등 외부충격에 약하다는 단점도 최근 보완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원목마루를 유통하고 있는 업체는 약 40곳으로 추정된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LG하우시스(지아마루 원목), 동화기업(나투스 진 원목), 켐마트코리아(노바마루), 구정마루(구정원목마루), 한솔홈데코, 하농(조르다노), 가조띠코리아(가조띠), 더존마루(바싸노파켓), 떼카코리아(떼카), 이건산업(카라), 케이디우드테크(아만띠), 선일우드(떼카), 뉴라인데코(마이스터), 다인디엠에스(살리스), 기성마루(보엔) 등이 있다. 크게 동남아, 중국 등 아시아권 제품과 이탈리아, 독일, 스웨덴 등 유럽 제품을 수입 유통하는 업체로 분류되며, 국내에서 원목마루를 직접 생산해서 유통하는 브랜드는 노바마루와 동화자연마루가 유이하다.

원목마루의 가격은 타 마루와 달리 매우 다양하다. 1평당 가격이 100만원이 넘는 모델도 있다. 하지만 원목마루가 서서히 보편화되면서, 현재는 20만원 내외로 보급형 가격대가 형성되었다. 동남아·중국산 제품 혹은 원목두께 2mm 이하의 제품 중에서는 십만원대 중후반에 판매되는 원목마루도 있다.

 

동화자연마루 나투스 진 원목
동화자연마루 나투스 진 원목

원목마루 시장 연 규모 60만평, 고급 아파트서 잇단 러브콜

원목마루 시장은 천천히, 하지만 확실히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인테리어 고급화 바람이 확산되면서 원목마루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아파트, 주상복합 등 특판 시장에서 원목마루를 채택하는 건설사가 많아지고 있다. 십 수 년 전만 하더라도, 특정 고가 주택 외에는 도곡동, 한남동, 압구정동, 정자동 등 흔히 부자 동네라 칭해지던 지역의 고급 아파트 및 주택 정도에서 원목마루가 적용되었다. 하지만 4~5년 전부터 재건축 단지 간의 프리미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강남을 중심으로 원목마루를 채택하는 아파트 단지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최근에 들어서는, 강남3(강남, 서초, 송파), 용산, 분당, 과천 등 지역의 고가 아파트 및 재건축 아파트에 원목마루 적용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일례로,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반포 써밋,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포레센트, 개포 디에이치 아너힐즈 등 최근 분양되었거나, 완공된 고급 아파트에 원목마루가 시공되었거나, 시공될 예정이다.

가조띠코리아 관계자는 자사에서 유통 중인 이태리 프리미엄 마루 브랜드 가조띠의 Smile XL 모델이 서초동 래미안 리더스원, 래미안 목동 아델리체,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에 공급될 예정이다이외에도 한화건설, 호반건설 등 1군 건설사 아파트에 가조띠 마루를 옵션을 통해 공급 중이라고 전했다.

구정마루 관계자는 최근 개포 디에이치 아너힐즈에 구정원목마루 공급계약을 체결했다아파트 시장에서 확실히 원목마루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고 밝혔다.

전체 시장 규모도 확실히 커졌다. 3~4년 전 원목마루 시장 규모는 연간 약 40만평 수준이었으나, 현재 시장 규모는 연간 약 60만평 정도로 추정된다. 물론, 1000만평 마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크지 않지만, 고급 제품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

전망도 긍정적이다. 먼저,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아파트의 고급화가 진행되고 있다. 일례로,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대림산업의 아크로’, 대우건설의 푸르지오써밋등 최근 건설사들은 기존 브랜드에 고급 이미지를 더한 하이엔드(High-end) 브랜드를 앞 다퉈 선보이며 치열한 프리미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고급 아파트에는 수천만원부터 억대까지 하는 고급 주방가구, 최고급 이태리 타일, 대리석 벽장재 등 고급 자재와 가구가 적용된다. 그리고 이와 함께, 바닥재 역시 원목마루와 같은 고급 제품이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최근 리모델링 시장 등 시판 시장에서도 원목마루의 가치가 부각됨과 동시에 가격대비 만족도를 뜻하는 가심비가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인기를 높여나가고 있다.

원목마루 시장의 성장과 함께 업계 움직임도 분주하다. 최근 1~2년 새 동화기업, 구정마루, 켐마트코리아, 이건산업, 풍산마루 등 업체들이 새로운 원목마루 브랜드를 론칭했으며,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솔홈데코 등 몇몇 기업도 특판 시장을 겨냥해 원목마루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많은 기업들이 보급형 원목마루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하향 조정하는 추세며, 가격대비 브랜드 경쟁력이 높은 동유럽산 원목마루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는 기업들도 눈에 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많은 수입마루 유통 업체들이 고가의 프리미엄 원목마루와 중저가의 보급형 원목마루를 선보이는 투트랙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특히, 최근 아파트 시장에서 원목마루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특판 시장 공략에 매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화마루, 최근 5년간 수요 수직 하락

강화마루의 행보는 원목마루와는 정반대다. 강화마루는 고밀도섬유판(HDF)에 원목무늬 멜라민 필름(HPL, HPM)을 입힌 제품으로 2000년대 초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마루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제품이다. 외부충격에 강하고 가격까지 저렴해 시판 시장부터 특판 시장까지 모든 시장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하지만 초저가 중국산 제품의 품질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낮은 열전도율, 반사소음, 약한 내수성 등 단점이 부각되면서 서서히 건설사와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각종 언론을 통해 수차례 강화마루 하자가 큰 이슈가 되면서 제품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었다.

그 결과, 최근 5년 새 강화마루의 수요는 수직 하락했다. 강화마루의 시장 규모는 지난 2015370만평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매해 20% 이상씩 규모가 하락하면서, 2019년에는 시장 규모가 110만평까지 하락했다. 한 달 평균 유통량이 채 10만평을 넘기지 못한 셈이다. 한때 50%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던 강화마루의 비중이 10% 수준으로 급락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품질 좋은 강화마루의 경우 하자율이 매우 낮고 제품 경쟁력도 뛰어나다하지만 일부 수입산 강화마루의 문제가 과거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공개되었고, 전체적인 인식이 안 좋아져 건설사 채택율이 현저히 낮아졌다고 전했다.

전망도 밝지 않다. 마루 시장 점유율 70%에 육박하는 강마루의 위세가 너무 막강하다. 더욱이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6mm대 두께의 강마루, 섬유판 강마루가 시장에 선보여지면서, 강화마루의 가장 큰 장점이던 가격 메리트도 상쇄되었다. 게다가 국내 강화마루 기업인 동화기업과 한솔홈데코는 강화마루 보다, 자사 섬유판 강마루 브랜드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 주요 업체들의 강화마루 스펙인 현황을 봐도, 향후 1~2년간 반등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한 업체 관계자는 각종 이슈로 인해 강화마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기면서 최근 5년간 수요가 큰 폭으로 하락했고, 그 자리를 강마루가 대신했다아직 강화마루를 적극 사용하는 업자들이 있는 만큼, 지금 이상으로 규모가 크게 줄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규모 반등을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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