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합일을 시도한 중목구조 양평주택
자연과 합일을 시도한 중목구조 양평주택
  • 이보경 기자
  • 승인 2019.11.29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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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건축박람회를 통해 건축주 부부와 첫 만남이 있었다. 부부는 현재 노출콘크리트 주택에서 살고 있지만, 곧 주택을 매도할 계획이다. 인접 도로와 떨어져 있어 겨울철 진입 시 어려움과 부실 단열에 따른 추위와 결로에 의한 곰팡이 발생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이유다.

“3년 간 신축되는 전원주택 현장들을 둘러 봤어요. 단열문제 때문에 고생했던 터라 주택신축 시 시공 오차가 거의 없는 집을 짓고 싶어요.”

건축주 부부의 요구사항은 정확한 설계수치에 의한 시공을 통해 따뜻하고 쾌적한 집을 만드는 것. 이에 주택의 부자재를 공장에서 정밀한 프리 컷 시스템으로 재단 가공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의 중목구조 목조주택을 제안했고, 건축주 부부의 빠른 수락으로 양평주택이 탄생하게 되었다.

 

천혜의 자연을 품은 양평주택

양평주택은 백병산을 등지고 남한강을 굽어보는 풍광 좋은 자리다. 991.73규모의 대지는 동서로 긴 장방향 형태로 북쪽과 동쪽은 도로, 남쪽은 나대지, 서쪽은 숲에 접한다. 전면에서는 강과 산을 조망할 수 있고 북사면은 석축으로 조성돼 도로가 있는 북쪽과 동쪽으로부터 외부 간섭을 받지 않는다. 서쪽은 개발이 어려운 구거와 녹지로 이뤄져 있어 프라이버시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주택의 배치는 남쪽과 서쪽으로 최대한 배치함으로써 동쪽에 넓은 주차장을, 북쪽에 넓은 마당을 확보했다.

양평주택의 입면은 모던 스타일이다. 지붕은 컬러징크로 마감한 경사형으로, 외벽은 세라믹 사이딩으로 마감했다. 전면 데크는 거실 창호 높이에 맞춰 계단식으로 조성했고, 우측면에는 데크를 연결해 테이블과 파라솔을 배치했다.

 

시각적 포인트로 자리한 한실

현관에 들어서면 바로 한실(韓室)과 마주한다. 외부 자연광은 한지로 마감된 세 살 목창과 만나 시각적 포인트를 만든다. 내부는 원목과 화이트 톤의 조합으로 내추럴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천장에는 간접 조명을 설치해 은은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한 쪽 코너에는 원목 선반을 만들어 다양한 소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내부 창 역시 한식 미닫이 창호를 설치했다.

 

1F. 자연 경관 중심의 공간 구획

양평주택은 외부의 자연 경관을 고스란히 감상하는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큰 창으로 강과 산을 집 안에 담아낸 거실은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천장의 보를 우물반자 형태로 표현해 간접 조명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거실에 비해 넓은 주방공간은 1800년대 유럽산 고재목을 수입해 직접 제작한 원목테이블과 의자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면 주방은 파노라마 창과 전면 창으로 이뤄져 있으며, 후면 주방의 우측 문은 다용도실과 외부 데크로 연결되는 통로다.

거실과 계단 사이에는 자리한 벽장(Closet)은 공간을 구획할 뿐 아니라 수납공간으로 활용된다. ‘자 형태의 계단실은 수직 창을 설치해 자연광을 끌어들임으로써 계단실뿐만 아니라 복도까지 밝게 만든다.

욕실은 건식 분리형으로 화장실, 샤워실, 세면기실을 모두 분리시켜 쾌적한 욕실환경을 제시했다. 타일, 거울 테두리, 필라멘트 백열등, 황동 수전 금구류 등은 직접 제작하여 이 집 만에 하나밖에 없는 디자인이다.

 

2F. 프라이버시를 위한 독립 공간

2층은 건축주 부부의 사적인 공간으로 안방, 자녀방, 음악실로 이뤄져 있다. 거실을 공용 공간으로 사용하면서 안방에는 화장실과 욕실, 드레스룸, 테라스 등이 하나의 독립적인 공간으로, 자녀방 역시 또 다른 독립 공간으로 자리한다.

중앙에 거실 겸 복도를 배치, 욕실과 방 등이 삼면에서 거실을 감싸는 구조를 선택했다. 화장실 및 샤워실은 1층과 마찬가지로 채광과 환기가 좋은 남쪽에 배치했다. 욕실마다 타일과 목재 루버, 원목 수제 가구, 엔틱 조명 등을 적용해 각기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안방 전용 욕실에는 반신 욕조를 설치, 숲을 바라보거나 독서, 또는 명상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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