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호 업계, 수익성 확보 ‘절실’
창호 업계, 수익성 확보 ‘절실’
  • 차차웅 기자
  • 승인 2019.03.29 18: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각종 고정비 상승에도 가격경쟁 만연

 

최근 창호 관련 업계가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경쟁구도 심화, 각종 원부자재가격과 고정비 상승은 물론, 지난해부터 조짐을 보이던 건축물량 감소세가 올해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의 생존을 위한 판매가 조정이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수익성 하락 지속, 판매가 조정 고심

우선, PVC창호 프로파일 업계의 수익성은 수년째 답보상태다. 각 업체들은 각종 원부자재 가격 상승,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 고정비 상승 등 대부분의 생산비용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판매가 인상 카드를 꺼내들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지난달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8년 간 PVC창호 프로파일 생산자물가지수는 단 9% 오르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들은 화폐 가치 하락 등 여타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오히려 실질적인 가격은 뒷걸음질 친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중소 새시압출업계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속에 직원 임금의 연쇄적 증가는 물론, 화물운송비, 식자재비, 각종 부품 등 공장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대부분의 고정비 역시 도미도식 가격인상이 진행되고 있는 까닭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환경 규제, 국제유가의 상승 등으로 인해 PVC레진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역시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한 물량이 올해 들어 더 줄어들지 걱정이 앞선다줄어든 물량에 수익성마저 좋지 않아 사업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대기업군 업체도 마찬가지다. 최근 몇 년간 아파트 특판시장 물량 상승의 수혜를 입었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는 것. 기수주한 물량 다수가 수주 당시의 상황에 맞춰 가격이 책정되었던 탓에 납품시점에는 생산단가를 반영하지 못한 현장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물량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낮아지는 상황이 업계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으며, 실제 영업이익률 역시 예년 대비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럼에도 PVC창호 프로파일 업계는 판매가 인상에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일부 특정 품목에 대해 가격인상을 전개한 업체가 몇몇 있지만, 전반적인 가격 인상을 진행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여타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와 같은 분위기는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물량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판매가 인상을 진행하면 대리점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알루미늄창호 프로파일 업계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다. 줄어든 물량에 저가수주가 만연한 커튼월 시장을 감안하면 판매가격 인상이 쉽지 않다는 것. 지난달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알루미늄창호 프로파일 생산자물가지수는 단 3.21% 상승했다. 8년 동안 연평균 0.4% 오른 셈이다. 때문에 그동안 비교적 안정적인 그래프를 그린 알루미늄 국제시세를 감안하더라도 평균적인 물가 상승률과 괴리감이 큰 가격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건축용재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면서 주요 알루미늄 압출업체들이 산업용재 생산비중을 점차적으로 늘려왔다심지어 지난 2016년 경에는 알루미늄창호 프로파일 가격이 이전보다 크게 낮아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PVC창호 프로파일 업계와 알루미늄창호 프로파일 업계 모두 같은 고민에 빠져있는 가운데 각 업체들은 수익성을 되찾기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리점 체계와 별도로 본사 자체 유통망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품목다변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노력도 업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본사 유통망을 강화하면 대리점 체계가 약화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정선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근본적으로 약 5~10%의 판매가격 인상이 빠른 시일 내에 업계 전반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딩도어·중문, 가격경쟁 심화

아울러 지난 몇 년 간 큰 시장 성장세를 보인 폴딩도어와 중문업계는 최근 경쟁심화의 부작용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그중 프랜차이즈 식음료점이 증가하고, 외부공간을 활용하는 상업시설이 증가하며 인기를 얻은 폴딩도어는 최근 주거공간, 특히 아파트 베란다 설치까지 이어지며 업계 추산 1000억원대 까지 시장이 성장했다. 하지만 시장성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 속에 우후죽순 업체가 증가한 대표적인 품목으로도 꼽힌다.

이러한 시장상황은 결국 치열한 가격경쟁을 불러일으켰다. 생산성과 원자재 구매 경쟁력이 높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판매단가 인하가 이어졌고, 뒤이어 여타 신규업체들도 저가 제품을 내놓으며 현재 전반적인 폴딩도어 단가는 기존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비단열제품의 경우 짝당(2300*600 기준) 단가가 한때 70만원을 넘나들었지만, 현재는 30만원 초중반까지 거래되고 있다“20만원대, 그 이하의 제품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전했다.

결국 폴딩도어 업체들은 각종 특화제품을 통해 부가가치를 부여한 제품 내놓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최저가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음을 감안하면, 수익성 부분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때문에 품목확장 또는 하드웨어 등 자재 판매를 통해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도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그나마 유리가공설비, 단열재 설비 등 토털 생산 체계를 갖춘 업체들은 떨어진 단가에서도 일정부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지만, 소규모 업체들은 결국 마진확보를 위해 품질 부분을 등한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몇 년간 인테리어 시장에서 가파른 시장성장세를 보여온 중문업계도 비슷한 수순을 밟고 있다.

일부 실내도어 업체와 목창호 업체들이 구색품목으로 갖추고 있던 중문이 인테리어 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급속하게 시장이 커진 것. 이후 대기업군 업체들은 물론, 창호업체, 인테리어자재 업체들이 차례로 중문 라인업을 갖추기 시작했고,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업체들도 중문 완제품 제작라인을 구축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중문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소규모 신생업체가 다수 생겨났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후 치열해진 경쟁 속에 일반 사이즈의 현관 3연동중문(2300*1400 기준) 가격은 약 60만원 선까지 하락한 상태며, 그 이하의 제품도 존재한다. 같은 품목, 같은 사이즈 기준 몇 년 전만에 해도 100만원 이상의 단가가 책정되었었음을 감안하면 각 업체들의 수익률이 크게 하락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수동 중문의 가격 하락과 함께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반자동, 자동 중문 가격 역시 같은 궤를 그리고 있다. 저가형 기준으로 반자동 중문은 100만원 안팎, 자동 중문은 130~150만원의 시장 가격이 매겨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일부에서는 자동중문을 100만원 초반 가격에 판매하는 모습도 포착된다. 물론, 프리미엄급 제품의 경우 좀 더 높은 단가가 책정되고, 유리사양 및 디자인에 따라 가격대가 다르지만, 중문 품목 전반에 단가 하락이 전개되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시장진입 장벽에 낮은 품목일수록 가격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폴딩도어와 중문이 대표적이며, 현재의 단가는 업계 생존의 마지노선으로 본다고 전했다.

 

부자재 업계도 덩달아 된서리

이와 같은 창호 업계의 극심한 수익성 악화는 하드웨어 등 부자재 업체들에게까지 전이되고 있는 상황이다. 납품단가를 낮출 것을 요구하는 사례가 업계에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거래처를 유지해야하는 부자재 업체들 입장에서는 원하는 단가에 최대한 맞출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때문에 생산원가 또는 그 이하에 납품을 진행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일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 하드웨어 업체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버틸만한 수준이라고들 하지만, 달리 말하면 수익성이 더 떨어지면 위험하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하드웨어 품목에서는 수익성이 낮더라도 매출규모를 유지하고, 다른 방면으로 수익성을 내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과도한 수익이나 업계 담합은 지양해야지만 업계 건전성과 품질유지, 더 나아가 생존을 위해 최소한의 가격 선은 지켜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