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업계, ‘인수’ 바람이 불다
인테리어 업계, ‘인수’ 바람이 불다
  • 허여진 기자
  • 승인 2019.03.04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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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L&C 프리미엄 강화천연석 '칸스톤'으로 마감된 제주국제공항

성장 뚜렷한 리빙·인테리어 시장 각축전예고

 

인테리어·건자재 업계에 인수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크고 작은 수많은 기업들이 인테리어·건자재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며 몸집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업계 내에서는 성장세가 뚜렷한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규모는 지난 20009100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6년에는 284000억원으로 성장했고, 오는 2020년에는 40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L&C(한화L&C) 인수, 신세계그룹의 까사미아 인수는 업계 내에서 큰 이슈가 되었으며, KCC, 롯데첨단소재 등 기업은 글로벌 기업 인수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까사미아

현대백화점그룹 현대L&C, 신세계그룹 까사미아 인수 경쟁력 강화

지난해 초 신세계백화점이 가구업체 까사미아를 인수하고, 하반기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이 토털 인테리어 기업 현대L&C(한화L&C)를 인수하는 등 인수 열풍으로 종합 인테리어 업계 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주목 받은 건 현대백화점그룹의 행보다. 지난 2012년에 국내 가구 2위 업체인 현대리바트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해 국내 대표 토털 인테리어 기업인 현대L&C까지 인수하며 리빙·인테리어 부문 국내 사업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종 인수 금액은 3666억원이다. 그룹 계열사인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10월 지분 100%에 대한 인수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후 최근까지 조직체계 정비, IT 통합, 브랜드 변경 등 인수 후 통합 작업(PMI)’을 진행해왔다.

이번 인수로 현대백화점그룹은 기존 현대리바트의 가구·인테리어 소품 사업 외에 창호·바닥재·벽지·인조대리석 등 건자재 사업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함과 동시에 매출 2500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토털 리빙·인테리어 기업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은 토털 리빙 사업의 핵심인 인테리어(현대L&C)와 가구·리빙(현대리바트) 부문에서의 협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온라인몰과 홈쇼핑, 백화점, 대리점, 직영점 등 자체 유통망이 탄탄하게 갖춰져 있는 만큼 가구·리빙만 담당하던 현대리바트와 집안의 전체적인 인테리어를 담당하는 현대L&C가 다방면으로 협업을 진행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면 큰 시너지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에게는 벽지, 바닥재부터 집안의 모든 가구, 인테리어 등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국내 가구업계 6위 업체인 까사미아를 인수하며 리빙·인테리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와 관련,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초 까사미아 인수를 위한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1837억원을 들여 까사미아 주식 6813441(92.4%)를 취득하는 계약이다.

1982년 설립된 까사미아는 가구와 인테리어 제품 및 침장류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2016년 기준 매출은 1220억원, 영업이익은 93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그룹은 5년 내에 플래그십스토어, 로드숍, 숍인숍 등 매장을 160개로 늘리고 매출액 4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나아가 2028년에는 매출 1조원대 메가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 3월 신세계그룹 계열사 편입 1주년을 맞이한 까사미아는 조직 정비를 끝마치고 본격적인 사업확장에 나섰다. 우선 올해 공격적인 매장 수 확대에 나섰다. 지난 3월 말 스타필드 시티 위례점을 오픈했고, 4월 관악점을 새롭게 오픈한다. 아울러 올 연말까지 약 20여 개 매장을 추가 출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까사미아는 전국 100여 개 매장을 확보하며 고객 접점을 더욱 넓히게 된다. 특히, 스타필드 시티 위례점과 같이 백화점을 비롯해 쇼핑몰, 아울렛,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 인프라를 적극 활용,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기존 일부 매장도 지역적 특성 및 상품 판매 전략에 따라 리뉴얼을 추진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 신세계그룹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리빙·인테리어 기업 인수를 통해 몸집을 키우고, 성장성이 뚜렷한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LG하우시스, 한샘 등 토털 인테리어 기업들과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KS벽지 실크벽지 이룸(e.ROOM)

KCC, 롯데첨단소재 글로벌 기업 인수’, KS그룹, 녹수 건실한 기업·사업 인수

몇몇 인테리어·건자재 기업은 기존 사업을 확대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관련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KCC는 지난해 미국 글로벌 실리콘 제조업체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즈(Momentive Performance Materials Inc, 이하 모멘티브)와 인수 계약을 체결해 큰 주목을 받았다. KCC는 지난해 9월 반도체 원료·장비를 생산하는 원익QnC, 사모펀드(PEF) 운용사 SJL 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모멘티브를 인수하기로 한 안건을 통과시키며, 인수 작업을 최종 확정했다. 인수 금액은 30억 달러(3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 역사상 세 번째로 큰 규모다.

KCC는 컨소시엄을 통해 모멘티브를 인수한 후 실리콘 사업과 쿼츠 사업을 분리할 계획이다. 모멘티브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리콘 사업은 KCC가 운영하고, 나머지 쿼츠 사업은 원익QnC가 운영하는 방법이다. SJL파트너스는 각각의 회사 지분 절반씩을 소유하게 된다.

KCC는 이번 모멘티브 인수가 완료되면 글로벌 실리콘 시장에서 미국의 다우듀폰, 독일의 바커 등과 함께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 수준의 기업으로 위치를 공고히 하게 된다. 국내 최초로 실리콘 제조 기술을 독자 개발해 점진적인 시장 확대를 이어온 KCC는 이번에 미래성장 동력으로 실리콘 사업을 과감히 확대함으로써 종합 실리콘 전문기업으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확보했다는 평을 받는다.

롯데케미칼의 자회사인 롯데첨단소재는 올해 초 터키 시장 1위 엔지니어드스톤(인조대리석) 기업인 벨렌코(Belenco)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벨렌코의 지분 72.5%를 인수하며, 인수금액은 1234억원이다.

벨렌코는 현재 23만매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 2개를 보유하고 있다. 전남 여수공장에 9만매의 엔지니어드스톤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 롯데첨단소재는 벨렌코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톱5 기업으로 진입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롯데그룹 계열사인 건설, 호텔 등에 최고급 실내외 건축자재를 제공하는 등 계열사 간 시너지도 도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건실한 인테리어 기업을 인수해 새롭게 관련 시장에 진출한 업체도 포착되었다.

금년 1월 중견기업인 KS그룹(자동차부품, 철판가공, 물류)은 벽지 제조·판매 업체인 에프티벽지를 인수했다.

에프티벽지는 지난 2016년 친환경 실크벽지인 이룸과 합지벽지 벨루체를 출시해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성장세가 주춤한 벽지시장에서 시공성과 품질만족도를 인정받으면서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한 매출신장을 기록하고 있는 건실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KS그룹은 이번 인수와 함께 에프티벽지의 명칭을 ‘KS벽지로 변경했다. 또한 이번 인수를 계기로 심미성이 뛰어나고 시공하기 편한 주거공간의 품격을 높일 수 있는 친환경벽지를 생산해 국민들의 주거문화 개선에 기여하는 한편, 글로벌 영업네트워크를 다각화해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글로벌 바닥재 전문기업 녹수는 글로벌 윈도우 블라인드 기업인 헌터더글라스의 한국 R&D(연구개발) 센터와 생산공장, 국내 선스크린(블라인드) 사업을 인수했다고 올해 초 밝혔다.

이번 인수를 통해 녹수는 통합생산체제인 IVP(Integrated Vertical Production) 시스템에 우븐(Woven·직물) 타일을 적용해 세계 최초로 우븐 타일의 모든 재료를 자체 생산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녹수 관계자는 프리미엄 우븐 타일 브랜드인 룸플러스(LOOM+)’ 생산력를 늘리고 우븐 관련 신제품과 신기술 개발에 더욱 주력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카펫·러그·매트 등 우븐 소재의 리빙·인테리어 부문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미래 성장의 발판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녹수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녹수텍스테리어(NOX TEXTERIOR)를 설립하고, 녹수그룹 내 독자 법인으로 운영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점치고, 관련 기업 인수를 통해 리빙·인테리어 사업을 확대하거나, 새롭게 추진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이 같은 방법을 통해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하려는 업체들이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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