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임진각평화누리
파주 임진각평화누리
  • 박선민 기자
  • 승인 2018.10.03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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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임진각평화누리
평화로운 가을날 이곳 파주에서, 길이 남을 셀피 한 장 ‘찰칵’

 

가을이 왔다. 푸른 하늘과 너른 잔디밭, 그림 같은 카페와 여유로이 거닐 수 있는 산책로, 그리고 SNS에 남길 예쁜 사진 한 장까지. 평화로운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좋은 여행지 어디 없을까? 임진각평화누리는 이 모든 것을 아우른다. 과거 한국전쟁의 역사를 기리는 성격이 강했던 임진각 국민관광지에 임진각평화누리가 들어섰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여행 풍경을 들여다보자.
에디터 박선민 기자 (theliving @ theliving.co.kr)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글/사진 박상준(여행작가)

 

 

 

임진각평화누리는 야외공연장을 중심으로 부챗살처럼 펼쳐진 음악의 언덕이 압도한다. 지난 2005년 세계평화축전이 개최된 당시에 조성한 9만9000여㎡(3만평) 잔디 언덕이다. 야외공연장 쪽에서 보면 맑은 하늘과 흰 구름이 없는 게 단점이지만, 가을에는 포근한 햇살이 외려 장점이다. 언덕으로 느긋하게 부는 바람도 걸음을 가볍게 한다.
임진각평화누리의 또 다른 매력은 설치 작품이다. 최평곤 작가의 ‘통일 부르기’는 임진각평화누리의 랜드마크다. 대나무로 엮은 3~11m 인물상이 땅에서 솟으며 차례로 나아간다. 김언경 작가의 ‘바람의 언덕’은 3000여 개 바람개비가 알록달록 무리 지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파드닥 소리를 내며 날갯짓한다. 이곳은 SNS에 가장 자구 등장하는 셀피(Selfie)존이기도 하다. 공원 동남쪽에 있는 이경림 작가의 ‘솟대 집’은 녹슨 철로 만든 작품이다. 작품 안에서 밖을 보면 오려낸 솟대 모양 창이 하늘과 겹쳐 흥미롭다. 그 곁의 소망나무는 이산가족의 애틋한 마음이 바람에 휘날린다. 곳곳에 풍경과 꼭 닮은 평화의 메시지가 있는 셈이다.
임진각평화누리를 모처럼 다시 방문한 경우라면, 카페 ‘디브런치안녕’ 앞에 있는 빨간색 대형 압정이 눈에 띌 것이다. 지난 4월, 배우 이광기가 ‘Pin project_No 1’과 ‘평화의 시작이 이곳에서’라는 부제로 탄생시킨 작품으로, ‘peace pin’이라고도 불린다. 이 작가는 “‘pin project’는 ‘분단에서 통일로, 여기 평화의 핀을 고정한다’는 의미”라며 “모두 꿈꾸고 가보고 싶은 곳에 하나씩 표시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 작품은 연출 방향에 따라 재미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방문객 각자의 장면으로 추억의 핀을, 평화의 바람을 저장하곤 한다.
아울러, 햇빛을 피해 쉬고 싶을 때는 카페 ‘안녕’을 추천한다. 9월 초까지 물가의 노랑어리연꽃이 고와 야외 테이블에 앉아있기 좋고, 실내 2층은 지붕 위에서 자연광이 들어 화사하다. 그늘막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임진각평화누리 지정 구역에서는 4~11월, 일출부터 일몰까지 로프나 팩으로 고정하지 않은 그늘막을 설치할 수 있다(2.5㎡ 이하, 2면 이상 개방). 통일기원돌무지나 생명촛불파빌리온도 그 의미를 되새기며 돌아볼 만하다.
임진각은 임진각평화누리와 주차장 뒤에 있다. 지상3층, 지하1층 건물로 실향민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상징적인 장소다. 전망대 역할을 하는 옥상은 개방되어 있으며, 임진각평화누리와 자유의다리 등 임진각 국민관광지 전체가 내려다보인다.
맞은편은 독개다리 스카이워크 ‘내일의기적소리’ 방면이다. 독개다리는 한국전쟁 당시 파괴된 옛 경의선 상행 철도다. 오랜 시간 남은 5개 교각을 길이 105m, 폭 5m 스카이워크 내일의기적소리로 단장했다. 경의선 증기기관차 객차를 재현한 과거 구간, 철로와 강이 내려다보이는 현재 구간, 2층 스카이워크의 미래 구간으로 이어진다. 스카이워크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총탄 자국이 남은 교각이 보인다. 오가는 길에 들리는 증기기관차의 기적 소리는 ‘내일의기적소리’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내일의기적소리로 들어서기 전에는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등록문화재 78호)를 지나게 됝다. 반세기 넘도록 DMZ에 방치된 것을 임진각국민관광지로 옮겨 왔다. 1020발이 넘는 총탄 자국이 역사를 증언하고, 곁에는 뽕나무 한 그루가 자란다. 기차 화통에서 자란 뽕나무를 옮겨 심었다. 평화의 나무이자 희망의 나무다. 자유의다리도 바로 옆이다. 휴전협정 뒤 국군과 유엔군 포로가 건너오고, 7·4남북공동성명 때 남북회담 대표가 오간 다리다.
임진각국민관광지에서 제3땅굴 견학(평일 09:20~15:00, 주말 09:20~15:30)을 신청할 수 있다. 관광지 내 DMZ 매표소에서 예약한 뒤 지정 셔틀버스를 타고 도라전망대와 제3땅굴, 도라산역, 통일촌(A코스)을 돌아보자. 제3땅굴은 길이 1635m, 폭과 높이 2m로 지하 73m에 위치해 있다. 안전모를 쓰고 방어벽 앞 265m 구간까지 왕복 30분 거리를 도보로 견학한다. 땅굴 내 촬영은 불가하다. 도라전망대는 남쪽 최북단 전망대다. 개성 시내와 송악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제3땅굴 견학은 왕복 3시간 정도 걸리며, 신분증을 필히 지참해야 한다. 견학은 땅굴 내부 견학 방법에 따라 도보와 셔틀승강기(모노레일) 두 가지로 나뉜다. 각각 견학 시간이 다르며, 셔틀승강기는 3000원이 추가된다. 단체가 이용하는 B코스는 통일촌 대신 허준선생묘와 해마루촌이 추가된다.
임진각 여행은 자유로 드라이브가 덤이다. 임진각국민관광지는 주차료를 내야 하는데, 출입 횟수에 상관없이 당일에 계속 이용할 수 있다. 경의선 평화열차 DMZ train이나 경의중앙선 전철 등 대중교통도 편하다. DMZ-train은 도라산역에서 제3땅굴 견학 셔틀버스가 연결되어 좀 더 편리하다. 9월에는 임진각평화누리에서 파주포크페스티벌, 평화누리피크닉페스티벌 등이 열린다.

파주 ‘핫플’, 벽초지문화수목원과 마장호수흔들다리
벽초지문화수목원과 마장호수흔들다리도 파주 대표 9월 여행지다. 벽초지문화수목원은 ‘2017 경기 유망 관광지 10선’에 든 명소다. 드라마에 단골로 등장할 만큼 화사하고 아름답다. 카페 쉼터가 있는 ‘THE BCJ PLACE’를 기준으로 동쪽 벽초지 구역과 서쪽 중앙분수대 구역 등으로 나뉜다. 벽초지 쪽은 파련정, 연화원 등이 동양적인 정원 풍경을 자아낸다. 버들길은 호젓한 숲길로 연인이 걷기 좋다. 중앙분수대 쪽은 제우스가든, 그린하우스 등이 서구 정원 풍경을 뽐낸다. 채플돔은 인증 사진을 남기기 좋다. 9월에는 국화축제도 열린다.
마장호수흔들다리는 지난 3월 개장한, 파주에서 가장 ‘핫’한 여행지다. 길이 220m, 폭 1.5m로 우리나라 물 위에 난 출렁다리 가운데 가장 길다. 전체 구간 중 18m는 바닥이 보이는 방탄유리라 스릴 있다. 다리 아래 3.3km 둘레길은 호수의 운치를 느끼며 걷기 좋다. 둘레길에서 바라본 흔들다리가 멋지다. 흔들다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한다. 노을도 일품이다. 마장호수 주변은 주차장이 9곳인데, 2주차장이 흔들다리 전망대와 가깝다. 주말에는 주차가 쉽지 않은 대신 1~2시간 간격으로 2층 셔틀버스(7500번)를 운행한다. 경의중앙선 전철 운정역 정류장에서 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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