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다리 가로지른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이웃 섬 통영 만지도·연대도
출렁다리 가로지른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이웃 섬 통영 만지도·연대도
  • 박선민 기자
  • 승인 2018.09.03 09: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섬으로 가는 배편은 산양읍 남단의 달아항과 연명항에서 출발한다. 달아항에서 출발하는 배는 학림도, 저도 등을 거쳐 연대도와 만지도에 닿는다. 연명항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은 만지도로 바로 연결된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섬의 들고 나는 모습을 가까이 보고 싶다면 달아항에서 출발하기를 권한다. 여객선은 섬사람의 삶터를 슬며시 노크한다. 이른 아침에 포구를 나서는 고기잡이배를 마주칠 때면 ‘뿌’하는 뱃고동과 함께 손 인사를 주고받는다. 뱃길은 20분 남짓, 갑판에 앉아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젖어드는 상념은 섬 여행의 묘미다. 섬과 바다, 하늘이 빚어내는 하모니가 뱃길을 차분하게 단장한다.

고즈넉한 풍경, 명품마을 만지도
섬을 한적하게 즐기려면 아침 일찍 출발하는 첫 배를 이용해보자. 외지인이 닿기 전, 만지도는 고즈넉한 풍경으로 첫 손님을 맞는다. 파도 소리가 더욱 명쾌하게 들리고, 마을 식당에서 커피 한잔하는 섬 할머니들의 담소가 담장 안을 채운다.
유람선이 닿는 선착장에는 마을 도서관과 작은 카페가 들어섰다. 만지도가 명품 마을로 선정되며 골목마다 벽화도 그려졌다. 아담한 마을은 포구를 바라보고, 마을 뒤편으로 올라서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바다와 연화도·욕지도 등 통영의 섬들이 보이는 전망대, 그리고 견우길이 이어진다.
마을 뒷산을 따라 오르는 길 끝자락은 섬에서 가장 높은 만지봉이다. 만지봉 오르는 길은 만지도와 연대도의 해안 절벽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고, 특히 만지도에서 자라난 풍란은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이곳의 별미는 전복해물라면이다. 전복을 비롯한 해물이 들어간 라면은 마라도 짜장면처럼 섬에서 맛보는 대표 음식이 됐다.
만지도에서 출렁다리로 향하는 길은 나무 데크가 이어진다. 데크를 따라가다 자그마한 모래 해변에 내려서거나 푸른 바다에 잠시 발 담글 수도 있다. 만지도와 연대도를 잇는 출렁다리는 파도 위 아슬아슬한 자태로 섬들의 이정표가 됐다. 지난 2015년, 98.1m 길이로 건립된 이 출렁다리 위에 올라서면 바다가 보이는 틈새를 통과한 청아한 파도 소리가 몸을 기분 좋게 감싼다. 

통영의 호흡 담은 커다란 명품섬, 연대도
연대도는 큰 섬마을의 모양새를 갖춘 곳이다. 포구에 마을회관, 경로당, 카페, 민박이 가지런하게 늘어섰다. 명품 섬으로 선정된 이곳은 마을 골목 사이로 수십 가구가 들어앉았다. 옛 돌담과 교회, 개성 넘치는 문패가 골목을 단장한다. 연대도는 수군통제영 시절, 섬 정상에 봉화대를 설치하고 봉화를 올려 연대도(烟臺島)라 불렸다. 인근에 해산물이 지천이라 ‘돈섬’으로 알려졌고, 섬 안에 양조장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마을 남쪽을 넘어서면 고요한 몽돌해변이 자리 잡아 있고, 반대편으로 향하면 에코체험센터가 있다. 어촌계가 운영하는 이 에코체험센터에서는 단체 숙박 또한 가능하다. 섬에는 연대도 패총(사적 335호), 양귀비 꽃밭의 흔적도 있다.
걷기 여행자에게는 연대도의 동쪽 숲을 연결하는 지겟길을 추천한다. 한려해상 바다백리길 4구간 ‘연대도 지겟길’은 예전 마을 주민이 지게를 지고 연대봉까지 오르던 길이다. 호젓한 숲길이 약 2.2km(1시간 30분) 이어지며, 곳곳에 전망대도 있다. 지겟길은 멧돼지가 출몰하는 지역으로, 혼자 걷지 않는 게 좋다. 만지도와 연대도 배편은 들어갈 때 탑승한 배(동일 회사)를 다시 타고 섬을 나서야 한다.
섬에서 나와 버스에 오르면 통영의 동네와 바다가 구불구불 펼쳐진다. 미륵산 자락에 있는 전혁림미술관에는 통영에서 태어난 전혁림 화백의 작품 80여 점과 유품이 전시된다. 생가 터에 조성된 미술관은 타일로 꾸민 외관 자체가 작품이다. 최근 뜨는 봉평동 골목과 함께 둘러보면 좋다.
동피랑벽화마을이 유명세를 타며 서피랑마을도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동피랑과 어깨를 나란히 한 서피랑에서는 호젓한 골목을 산책하며 통영 시내와 강구안을 조망할 수 있다. 서피랑공원으로 이어지는 99계단, 피아노계단 등과 길목의 조각 작품이 아기자기한 볼거리다.
이순신 장군의 흔적이 서린 통영 세병관(국보 305호)에서는 통영 바다가 다른 자태로 감동을 선사한다. 삼도수군통제영의 중심 건물인 세병관은 조선 시대 목조건물 가운데 규모가 몇 손가락에 꼽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