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양업계, 최저임금 인상·과당경쟁 심화 ‘고심’
차양업계, 최저임금 인상·과당경쟁 심화 ‘고심’
  • 차차웅 기자
  • 승인 2018.04.2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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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창출 자구책 필요성 제기

소규모 차양업체 관계자들이 최저임금 인상, 과당경쟁 심화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 차별화된 제품 개발, 유통구조 변화 등을 추진하며 타개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올해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소규모 영세 사업장이 적지 않은 차양업계가 급격히 늘어난 인건비에 고심하고 있다. 치열해진 가격경쟁 속에 인건비 상승분을 판매가에 반영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 각 업체들의 자구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업체 당 종사자 3.31영세 업체 부담 가중

정부는 지난해 72018년 최저임금액을 2017년보다 무려 16.4%(1060) 오른 시간당 753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인상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이고, 인상률로는 17년 만의 최고치다. 더욱이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정부의 로드맵 속에 내년 역시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이 예상되고 있어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차양업계 관계자들은 차양업종이 여타 업종에 비해 더욱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영세 제조업체 비중이 높고 이들 업체들의 재정상황이 대부분 넉넉지 않기 때문에 인건비 상승분을 감당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차양산업 분야 중 통계청의 통계가 집계되고 있는 섬유제 블라인드·커튼제품 제조업체는 지난 2016년 기준 전국 총 1560, 종사자는 총 5564명으로 업체 당 평균 종사자 수가 고작 3.31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10년 전인 지난 20062.70명 보다는 증가한 수치다. 특히, 생산비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부분이 많은 차양제품 제조업의 특성상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분이 고스란히 제조원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악재다. 자동화 설비를 갖추고 있는 업체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며, 대부분 주요 공정을 수작업에 의존하는 이른바, 노동집약적 형태를 띠고 있는 까닭이다.

대구에 위치한 한 블라인드 제조업체 관계자는 블라인드 제작의 경우 타 제조업에 비해 여전히 수작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기 때문에 인건비 상승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가격경쟁이 치열하고 중국산 제품이 국내에 유입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제조원가 상승분을 판매가에 반영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오히려 제품 가격을 더 낮춰야할지 고민해야 할 정도로 시장이 혼탁하다적지 않은 업체들이 신규 채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영업력을 해외시장에 집중하려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복수의 차양 관련 업체 관계자들은 최저임금 적용 이후 직원별로 10~15%의 임금상승이 진행되었다고 전한다. 또한, 원단 등 주요 원부자재 공급업체들 역시 연초부터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화물운송비, 식자재비, 각종 부품 등 공장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각종 고정비 역시 증가하고 있어, 영세 차양업체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고급화 전략 등 돌파구 마련 분주

이처럼 일선 업계 관계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아직까지는 다소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고, 중장기적으로 산업계에 미칠 긍정적 효과가 적지 않은 만큼 각자의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는 견해가 나온다. 정부가 기대하고 있는 근로자의 소득 증가, 소비 증가, 노동 공급 증가의 순차적인 진행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을 견딜 수 있는 체력과 전략을 갖춰나가는 것이 차양업계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업계에서는 현실적인 시장가격 형성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적정수준의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업계의 고사는 물론이고 품질부분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또한, 차별화된 제품 개발, 유통구조 변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각자의 의지도 중요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최근 들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전동기술접목 제품,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고급화 제품 등이 좋은 예다. 아울러 ()한국차양산업협회가 최근 오픈한 프라이블 공동브랜드 전시장도 주목해 볼만한 움직임이다. 10여개 차양소상공인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전시장을 통해 인건비, 공간 임대료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동 브랜드를 활용해 시장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의 인상의 긍정적 효과에 동의하고 있지만 당장 뚜렷한 대책없이 내년 내후년까지 시간당 1만원 수준으로 급격하게 인상이 진행될 경우 영세업체들은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적정한 시장가격 형성이 필요함은 물론,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을 위한 일자리 안정자금, 사회보험료 지원, 카드수수료 인하, 상가 임대료 경감 등 정부의 지원 대책을 꼼꼼히 살펴보고 챙길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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