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모델 4000종 돌파, 가파른 고효율화
등급모델 4000종 돌파, 가파른 고효율화
  • 차차웅 기자
  • 승인 2017.08.0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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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가 시행된 지 만 5년이 흘렀다. 그동안 적지 않은 잡음 속에서도 300곳에 달하는 업체가 제도권에 진입해 고등급 제품을 쏟아냈고, 제도 강화에 발맞춘 제품 고효율화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등급제품 활용도 제고, 시뮬레이션 평가법 고도화 등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여전한 것도 사실이다. 지금까지의 5, 그리고 앞으로의 5, 10년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왔고, 또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창호 등급제 참여업체 277, 4375개 모델 등록

5년 새 9배 증가, 1등급 비중 20% 상회

 

창호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이하 창호 등급제)가 지난 71일로 시행 만 5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관련 산업계의 참여 열기가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각종 건축물 에너지 관련 제도가 강화 일로를 걸으면서 해마다 고등급 제품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제도강화 속 1, 2등급 도합 60% 육박

한국에너지공단 자료 분석결과, 지난 6월 현재 총 277개 업체가 4375종의 창호 등급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다. 시행 첫 해에는 주로 고효율에너지기자재 등록 제품이 등급을 부여 받으며 총 490종에 그쳤지만, 2013625, 2014914, 20151037, 2016849종이 추가되며 해마다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460여종의 모델이 등급을 획득했으며, 연말까지 총 5000종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된다.

제도 시행 이후 지난 5년 동안 고등급 비율이 급증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시행 첫 해인 20121등급 비율은 9.8%에 불과했지만, 올해 등급을 획득한 제품 중 1등급 비중은 무려 28.5%까지 증가한 상황이다. 2등급까지 범위를 넓히면 고등급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20121, 2등급을 합한 비중이 31.4%였던 반면, 올해는 69.4%에 달한다.

이처럼 해마다 고등급 제품 비중이 높아지며 현재 4375종의 등급 제품 중 1등급은 947(21.6%), 2등급은 1631(37.3%), 3등급 1432(32.7%)인 것으로 나타나며, 상대적으로 활용도가 떨어지는 4등급은 296(6.8%), 5등급은 69(1.6%)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다.

한 업체 관계자는 등급제 시행 당시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비중인 1등급 5%, 2등급 20%, 3등급 36%, 4등급 29%, 5등급 10%를 크게 웃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제품 고등급화 현상은 지난 5년 간 진행된 창호 관련 에너지 법규 강화에서 기인한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선, 지난 2014년 하반기부터 조달시장 창호 성능 기준이 2등급 이상으로 강화되면서 중소업체들이 고등급 제품 확보에 적극 나서는 단초를 제공했다.

또한, 지난 6월 고시되어 오는 1215일부터 시행되는 에너지절약형 친환경주택의 건설기준에서는 외기와 접한 공동주택 창호 열관류율이 지역별로 최대 0.9W/K까지 강화되기도 했다. 열관류율 0.9W/K1등급 기준인 1.0W/K 보다도 높은 것으로, 향후 전반적인 건축물에너지 기준이 패시브하우스 수준을 넘어 제로에너지수준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등급 이상의 제품의 보편화가 필연적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이 높다.

 

대기업군 업체, 합성수지 소재 강세

소재별로 살펴보면 역시 주거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합성수지제 제품이 열효율성 면에서 타 소재를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알루미늄 소재 제품은 1379종 중 10.9%(151)1등급으로 등록되어 있는 반면, 합성수지제 제품은 전체 2536종 중 28.1%(713)1등급이다.

277곳에 달하는 참여 업체 중 대기업군 업체들은 강력한 시장 지배력과 기술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등급제품 확보를 주도하고 있다. LG하우시스가 476종으로 가장 많은 등급 모델을 확보한 가운데 그 뒤를 한화L&C(341)가 잇는다. 또한, KCC(234)PNS홈즈(294) 역시 200종 이상에 대해 등급을 부여받았으며, 윈체는 158, 성광유니텍은 148종으로, 100종 이상의 등급을 보유한 업체는 총 6, 모델은 1651종이다. 전체 등급 제품의 37.7%를 상위 6개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셈이며, 전체적으로 업체당 평균 15.7종의 등급 모델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 업체 중 성광유니텍을 제외한 5곳은 시험설비 투자를 토대로 KOLAS 인정을 받아 자체적으로 시험성적을 발급할 수 있어 등급 제품 확보가 보다 수월한 것으로 나타난다. 현재 KOLAS 인정을 받은 창호업체는 LG하우시스, KCC, 한화L&C, 금호석유화학, 윈체, 한글라스, 이건창호, PNS홈즈와 올해 새롭게 인정을 획득한 남선알미늄, 원진알미늄 등까지 총 10곳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수많은 업체와 제품이 창호 등급제와 함께 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이 부족하고 건설사들의 분리발주 선호도가 높은 게 현실이라며 보다 진일보한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창호 등급제 고도화 국가 R&D, 3년차 돌입

의견수렴 과정 거쳐 최종 결과물 1년 후 도출

 

지난 2015년 초부터 시작된 창호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이하 창호 등급제) 고도화를 위한 연구개발 사업이 이번달부터 마지막 단계인 3년차에 돌입하며, 최종 결과물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3년의 기간과 약 15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번 연구개발사업은 비이엘테크놀로지가 주관연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공단, 한국건물에너지기술원, 한국판유리산업협회, 대전대학교 산학협력단, 호서대학교 산학협력단,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등 주요 연구기관, 협회와 LG하우시스, KCC, 한화L&C, 선우시스, 한국유리공업, 솜피, 대산판유리, 이다, PNS홈즈 등 산업계가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 2년간 각각 맡은 분야에 대한 연구와 논의를 이어나가며 마지막 3년차의 성과를 기대케 하고 있다.

 

마지막 1, 시뮬레이션 평가법 등 완성화 작업에 주력

우선, 지난 2015년 하반기부터 진행된 1차년도 연구개발사업에서는 창세트 시뮬레이션 평가법 고도화와 신뢰성 향상을 목적으로 시뮬레이션 평가법 가이드라인()을 도출하는 과정이 진행되었다. 전문 시뮬레이터들과의 협업 하에 주요 항목별 가이드라인 초안이 모습을 드러냈으며, 이와 함께 창호 등급제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전개되었다.

구체적으로 참여기관들은 창세트 관련 산업현황과 제도, 정책 등을 폭 넓게 조사하는 한편, 창세트 시험기준인 KSF 2277, KSF 2278의 보완에 대한 논의도 진행했다. 또한, 창세트 표준 D/B 기반 구축을 위해 한국에너지공단에 등록된 창호 등급 모델 D/B를 분석, KWDB 기반 38종의 창세트 모델을 구축했고 스페이서, 가스켓 등 창세트 부자재 D/B 기반 구축도 병행되었다. 아울러 창호 등급제 기준 개정을 위한 논의도 전개된 것으로 전해진다. 냉난방부하 특성을 고려, 공동주택과 공동주택 외로 건물 용도를 구분해 별도의 등급 기준을 부여하는 방안이 검토되었고, 냉방지표인 태양열취득률(SHGC)항목을 신규로 추가하는 방안도 설득력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2차년도에는 보다 구체적인 창호 등급제 개선방안이 테이블에 올랐다. 시뮬레이션 평가법 고도화를 위한 해석 방법이 정밀하게 수립되었으며, 창세트 표준 D/B 구축과 제도 개선방안도 논의를 넘어 보다 구체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각 지역별 실무자들과 산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폭넓은 의견수렴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8월부터 진행될 예정인 3차년도 연구개발 사업은 그동안 정립한 시뮬레이션 평가법과 플렛폼을 완성화시키는 작업이 주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과정에서 산업계의 의견수렴을 통해 제도의 세부적인 부분을 현실성 있게 가다듬고 참여기관·업체들의 비교실험(RRT)을 통해 검증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후에는 최종적으로 각각의 기관들이 맡고 있는 성능평가 분야, 효율등급 분야, 결과활용 분야를 통합한 창세트 성능평가 플랫폼이 정립될 것으로 전망된다.

참여기관 관계자는 “3차년도 사업 시작과 함께 참여업체들과 워크샵 등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 보다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제도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산업계가 많은 의견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제도 개선 방향에 기대와 우려 공존

업계에서는 이번 창호 등급제 고도화를 위한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보다 업계 현실에 맞는 결과물이 도출되길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물량 몰아주기와 가격에 민감한 건설사들이 여전히 유리와 프레임의 분리발주를 선호하고 있는 시장 상황 속에 등급 제품의 시장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한, 시뮬레이션 평가법 고도화가 중소업체들의 부담을 경감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SHGC 등의 항목 추가가 현실화될 경우 또 다른 부담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결국 치밀한 의견수렴 과정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연구개발사업 참여기관은 최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균형있게 반영해 제도 개정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하고, 여타 산업계는 연구개발 과정에 관심을 갖고 의견을 적극 개진하는 등 상호간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제도가 개정되더라도 기존에 등급을 부여받기 위해 적지 않은 투자를 진행한 업체들의 입장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라며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의 만족을 위해 의견수렴 과정은 많을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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